박찬호 어찌될지 모르는 이때… KIA 내야에 반란이 일어날까, “주전 경쟁? 이기려고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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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지금까지는 프로 생활을 하면서 체력적인 부담을 느낀 적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딱 느꼈다. 수비도, 공격도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KIA 내야수 김규성(28)은 “뭔가 움직임이 둔해지더라”고 인정했다.
마치 실패를 한 것처럼 느껴지기는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런 것을 느꼈다는 것 자체가 많은 경험을 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데뷔 이후 2군 선수, 혹은 백업 선수의 이미지가 강했던 김규성은 올해 KIA 주축 내야수들의 줄부상을 틈타 자신의 존재감을 선보였다. 시즌 144경기 중, 133경기에 나갔다. 주전이든 백업이든 KIA 팬들은 경기가 열리는 날은 거의 매일 김규성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제법 큰 점프였다. 지난해까지 김규성의 한 시즌 최다 출전 기록은 2020년 103경기였다. 이후 100경기를 넘긴 적이 없고, 신예 내야수들이 대거 등장한 2024년에는 1군 27경기 출전에 그치며 경력의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착실하게 준비했고, 김규성의 넓은 수비 활용폭에 주목한 1군 코칭스태프의 눈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경기에 나가면서 자신감도 얻었지만, 부족한 점을 느끼는 계기도 됐다. 사실 마무리캠프에 올 만한 연차나 1군 출전 경기 수는 아니었지만 김규성은 “아직 내가 부족하다고 많이 느끼기 때문에 오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고개를 저으면서 “133경기에 나가면서 체력적인 것 때문인지 뭔가 움직임이 둔해지더라. 수비를 할 때도 그렇고, 방망이를 칠 때도 그렇고 움직임이 느려졌다. 타석에서도 타이밍이 조금씩 늦어지는 부분이 생겼다”고 올해 좋았던 점보다는 부족한 점부터 짚었다.

어쩌면 계속 백업 선수였다면 이런 부족한 점을 느낄 수 없었을지 모른다. 그 자체로도 소득이다. 시야는 넓어졌다. 배운 것도 많았다. 김규성은 “아무래도 시합을 많이 나가면서 경기의 흐름이라든지 타석에서 ‘이때는 뭐가 들어오겠다’는 예측이 조금씩 되더라”면서 “주전으로 나가면 신경 써야 될 게 많다. 투수도 그렇고, 순간 상황도 그렇고, 타석에서의 작전도 그렇고 신경 쓸 게 많다”고 올해를 담담하게 돌아봤다.
다만 정신이 없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주전의 맛을 느끼면서 더 강한 동기부여로 무장하고 있다. 작년 이맘때의 김규성과, 지금의 김규성은 달라졌다고 자신할 정도다. 김규성은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작년까지는 경기에 나가면 그냥 부딪혀보자는 생각이 강했다. 올해는 많은 경기에 나가 보면서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이럴 때는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이럴 때는 뭐가 오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편하게 경기를 한 적도 있었다. 예측이 되니까 그랬던 것 같다”고 했다.
2군 선수에서 1군 백업 선수로, 그리고 올해는 1군 주전 선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KIA는 박찬호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고, 김선빈도 이제 30대 후반을 향해 간다. KIA의 젊은 중앙 내야수들에게는 어쩌면 큰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 김규성에게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는 “내가 할 일에만 충실하자”는 마음을 먹었던 김규성은 이제 꿈을 더 크게 가지기로 했다. 선배들에게는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고, 후배들의 도전은 물리쳐야 한다. 샌드위치 신세가 된 김규성이지만, 2026년을 거대한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뭉쳤다.

김규성은 “내가 찬호 형 다음으로 나이가 많지만 나도 어떻게 보면 어린 선수들이랑 싸워서 주전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다. 동기부여는 당연히 있다. 나도 지지 않으려고 어린 선수들보다도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면서 “누구나 잘하는 선배나 선수가 있으면 그 사람보다 잘해야지 주전이 되는 것이다. 그 선수를 잡으려고 누구나 열심히 다 하기 때문에 나도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마무리캠프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규성은 “나도 나이가 있고, 백업으로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다. 나도 진짜 잘할 때가 됐다고 생각을 한다”면서 “어린 애들은 더 많이 들어오고 경쟁자는 더 많아진다”면서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좋아지기 위해 올해 캠프를 잘 준비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성은 “이기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이상 백업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 멘트 자체가 달라진 김규성을 상징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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