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슬램게임: 한 판 더!] "야, 잠깐 와봐" 구석으로 끌려간 김준영, 그때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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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슬램게임: 한 판 더!]](/data/sportsteam/image_1762570845047_16513152.jpg)
김준영의 선수로서의 시작 과정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이들과는 다르다. 크고 작은 우연들이 맞물리며 만들어진 궤적, 그것이 지금의 김준영을 완성했다. 본편에서는 그 여정의 일부만 담았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깊이, 과거의 장면 속으로 들어가 생생한 시간 여행을 떠나본다.
#우르르 몰려온 농구부 형들
초등학교 시절, 김준영의 장은 친구들 열이면 열이 몰려드는 축구장이 아니었다. 그에게 운동이란 아버지와 농구 골대를 향해 공을 던지는 시간이었다. 그러던 중 농구에 대한 마음이 점점 자라나 자연스럽게 선수의 꿈을 품게 됐다. 그러나 운동선수 출신인 부모님의 단호한 반대 앞에서 그 꿈은 첫걸음조차 떼지 못한 채 멈춰 섰다.
"농구 선수의 길은 아닌가 보다 생각하고 공부를 했죠. 그러다 중학생이 되었는데 학교에 클럽 농구부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직접 들어간 건 아니고, 입학식 첫날 갑자기 농구부 형들이 우르르 찾아온 거예요. 정말 당황스러웠죠. 제가 초등학교 앞에서 자주 농구를 했었는데, 그때 함께 하던 형들이 그 중학교 농구부에 있었던 거예요."
초등학생 시절 늘 운동장에서 보이던 중학생 형들을, 중학교에 올라와 같은 교정에서 다시 마주하게 됐다.
"형들이 제가 농구를 어느 정도 잘하는 걸 보고 입학하자마자 '들어오게 해야겠다'고 한 거죠. 그때 제가 급식을 먹고 있었는데 형들이 우르르 와서 '야! 너는 앞으로 농구부야, 농구부. 알겠지?' 이러는 거예요. 너무 무서웠어요. 입학 첫날이었는데…. 밥 먹다가 ‘예, 알겠습니다’ 하고 클럽 농구부를 하게 됐죠."
#무서운 남성이 다가왔다 "야, 잠깐 와봐"
무서운 형들의 권유에 반강제(?)로 클럽 농구부에 들어간 김준영은 엘리트 농구가 있는 전주남중에서 열린 클럽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강팀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친 그는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짜릿한 기쁨을 온전히 느끼던 순간이었다.
그런데 경기 직후, 정체 모를 한 남성이 김준영을 불러 세우더니 어디론가 이끌고 갔다.
"질 거라 생각했는데 이겼으니 얼마나 기뻤겠어요. 저희끼리 엄청 좋아하고 있는 순간이었죠. 끝나고 상대팀이랑 인사하고 가려는데 갑자기 어떤 모르는 아저씨가 오는 거예요. 진짜 당시 기억으로는 키도 크고 덩치도 엄청 크고, 되게 무서운 아저씨였어요. 갑자기 학교 안에 있는 자그마한 도서관 시설이 있는데, 거기로 저를 끌고 가시는 거예요. 제 손목을 딱 잡고 '야, 너 잠깐 와봐, 잠깐만 와볼래?' 이러시는데…. 진짜 무서웠다니까요."
순간 얼어붙은 김준영의 머릿속엔 수많은 생각이 스쳤다. 잔뜩 겁에 질린 채로 그는 그 짧은 찰나를 끝없이 길게 느꼈다.
"제가 깜짝 놀라서 '나 뭐 잘못했나…'라는 생각도 들었죠. 장소도 되게 구석진 데였거든요. '여기 앉아봐' 이러셔서 저 혼자 꽁꽁 얼어 있었어요. 그때 선생님이 '나는 전주남중 감독 선생님인데, 농구선수 해볼 생각 없니?'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그때 농구에 완전 미쳐 있었고 너무 좋아하는 거잖아요. 하고 싶어도 못 하고 있었던 거니까요. 저는 당연히 하고 싶었는데 부모님 의견이 중요해서 상의해본다고 했죠."
#부모님의 반대 "거짓말 하지 마라"
김준영은 혹시나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부모님께 그날의 일을 전했다. 그 순간이 자신을 진짜 선수의 길로 이끌게 될 줄은 몰랐다.
![[25슬램게임: 한 판 더!]](/data/sportsteam/image_1762570845070_21964836.jpg)
"제가 초등학교, 중학교 때 클럽 농구를 했다고 했잖아요. 그때 농구에 완전 미쳐 있어서 학원도 안 갔거든요(웃음). 학교가 3시에 끝나면 저녁 9시, 10시까지 혼자 개인 운동을 미친 듯이 했어요. 그냥 잘하고 싶어서요. 지금 생각하면 도저히 못 할 일인데, 정말 농구가 좋았거든요. '이렇게 하면 언젠가 선수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우연처럼 스쳐간 순간들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져 지금의 김준영을 만들었다. 다가오는 프로 무대에서 그는 또 어떤 '우연'을 만나 어떤 '필연'으로 바꿔낼까.
#사진_김준영 제공, 점프볼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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