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하러 왔나, 운동하러 왔나”…‘안세영 하녀살이’ 논란에, 배구 김연경 재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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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22)이 7년간 대표팀의 청소와 빨래 등 잡무를 도맡아 해왔다고 밝히면서 ‘배드민턴이 아니라 하녀살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 ‘내가 지금 빨래를 하러 온 건지 운동을 하러 온 건지 모르겠다’며 대표팀 막내로서의 고충을 털어놓은 배구선수 김연경이 재소환되고 있다.
김연경은 지난해 5월31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경 게스트로 출연해 대표팀 막내생활이 어땠는지를 묻는 유재석의 질문에 "선배들은 세탁기를 쓰고 막내들은 손빨래를 했다"며 "당시 선배님들도 많이 있었고 규율이 심할 때여서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막내들만 손빨래를 하는 것과 관련 "이거는 선배들이 시킨 게 아니라 팀 자체에 규율이 있다. 그게 전해져 내려오는 약간 그런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연경은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청소하기도 하고 그때는 빨래를 다 같이 모아서 후배들이 하는 시스템이었는데 빨래도 산더미처럼 많았다"며 "아침 밥 먹기 전에 청소도 해야 해, 늦잠 자면 혼나기도 했고, 늦잠 안 잔 척 뒤에서부터 쓸고 온 척 하다가 걸려서 혼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걸 1~2년 정도 하다가 '내가 지금 빨래를 하러 온 건지, 운동을 하러 온 건지' 모르겠어서 한마디로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배구를 하러 왔는데, 배구 보다 빨래하고 청소하는 시간을 더 많이 쓰니까 연봉 협상 할 때 그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재석이 "연봉협상 때 얘기했더니 사라졌냐?"고 묻자, 김연경은 "들어줬다. 그런 게 많이 개선되면서 선수들이 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들이 많이 만들어졌다"고 답했다.
앞서 안세영은 지난 5일 파리올림픽에서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따낸 뒤 배드민턴협회를 공개 비판했다. 안세영은 "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하고 계속 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안세영은 지난 7년간 대표팀 빨래와 청소를 도맡아왔다고 주장했다. 안세영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7년 처음 대표팀에 발탁됐는데, 이후 선배들의 끊어진 라켓 줄을 교체하거나 방 청소와 빨래 등을 전담하다시피 했다.
이에 안세영의 부모는 지난 2월 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대표팀 선수촌 내 생활개선 등 7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과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런 잡무로 피해를 받아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대표팀 코치진은 오래된 '관습'이기 때문에 당장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고, 점진적으로 고쳐나가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안세영은 이어 16일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통해 "제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부상에 있어서는 모든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기에 저 또한 부상으로부터 잘 회복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바랐다"며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지기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세영은 "(그러나) 현실에서 맞닿은 상황은 전혀 그러지 못해 크게 실망했고 안타까웠다"면서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넌 특혜를 받고 있잖아'의 말로 문제를 회피하기보다 '한번 해보자', '그게 안 되면 다른 방법을 함께 생각해보자'라는 말로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분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안세영은 "앞으로 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고 자칫하면 배드민턴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무섭게 밀려든다"며 "저도 아직 부족한 것 투성이고 모자란 것이 많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에 두렵지만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학균(52)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안세영과의 불화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대한배드민턴협회 자체 진상조사위원회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김 감독은 '안세영 선수와의 불화에 대한 얘기도 많다'는 언급에 "그거는 모르겠다. 저는 사실이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안세영이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직후 협회와 대표팀을 향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지만, 감독과 선수 간에 개인적인 갈등은 아니라는 취지로 보인다.
김 감독은 이후 진상조사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1시간15분 가량 자리를 지켰다. 위원회는 이날 대표팀 내 부상 관리와 훈련 방식, 선후배 관행 등을 다룬 것으로 전해져 어떤 결과가 도출될 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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