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없으니 반값도 안 팔린다” 토트넘, 결국 티켓 인하... ‘손흥민 효과’ 사라진 토트넘 흥행최악

[OSEN=우충원 기자] 손흥민(33·LAFC)이 떠난 뒤 토트넘 홋스퍼가 흔들리고 있다. 상징을 잃은 구단은 경기력뿐 아니라 흥행 면에서도 침체에 빠졌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홈경기조차 매진이 되지 않자, 결국 토트넘은 ‘티켓 인하’라는 초유의 카드를 꺼냈다.

더 스탠다드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티켓 가격을 인하했다”고 전했다. 구단은 오는 1월 열리는 리그 페이즈 마지막 전 경기에서 도르트문트를 홈으로 불러들이는데, 원래 ‘카테고리 A’로 분류됐던 티켓 등급을 ‘카테고리 B’로 낮추며 가격을 조정했다.

기존 남쪽 스탠드 최저 좌석은 77파운드(14만5 000 원), 시즌티켓 보유자는 94파운드(17만 7000 원)의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하지만 관중석이 연일 비어가자 구단은 직접적인 가격 인하로 흥행 부진을 막겠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은 경기 등급을 상대 전력과 인기 정도에 따라 나눈다. ‘카테고리 A’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아스널 등과 같은 ‘빅클럽전’에만 적용되는 최고 등급이다. 그러나 올 시즌 토트넘은 그 어떤 상대를 만나도 관중석을 가득 채우지 못하고 있다. 더 스탠다드는 “토트넘의 UCL 홈경기에서 수천 석의 빈자리가 발생했다. 이번 조정은 팬들의 티켓 구매 부담을 줄여 판매 부진을 완화하려는 조치”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일회성 조정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에서 최저 관중 수가 52000명에 달했지만 이번 시즌 코펜하겐전에서는 5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개막전이었던 비야레알전도 수천 석이 비었고 카라바오컵 돈캐스터전에서는 높은 티켓 가격에 팬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당시 공식 관중 수는 42473명으로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의 수용 인원(62000 석)을 고려하면 절반 가까이 비어 있었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떠난 이후 토트넘은 상징성을 잃었다. 경기장 곳곳을 가득 메웠던 한국 팬들의 모습도 런던 원정길에 나선 아시아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눈에 띄게 줄었다. 클럽의 정체성과 브랜드 가치를 동시에 상징하던 두 슈퍼스타가 빠진 뒤 토트넘은 전 세계 팬층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사커 다이제스트는 “토트넘 공식 스토어 직원이 ‘손흥민이 떠난 뒤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며 “그의 존재가 구단 브랜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손흥민의 유니폼은 5년 연속 구단 내 판매 1위를 기록했고, 아시아 팬 대상 투어 매출에서도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손흥민은 단순한 공격수가 아니었다. 경기장 밖에서도 토트넘의 얼굴이었고, 아시아 시장에서 팀의 브랜드를 끌어올린 상징이었다. 하지만 그의 이적 이후 토트넘은 흥행 동력을 잃었다. 경기력 저하와 흥행 부진이 겹치며 유럽무대에서의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