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은퇴 고민했던 아시안컵 탈락, 입 연 정몽규 회장 "클린스만 못 따라온 선수탓…소신 있었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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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이 프로페셔널해야 한다는 확고한 소신이 있었다. 50명이 넘는 혈기왕성한 젊은 남자들이 짜증도 나고 마음에 안 드는 일도 있겠지만 서로 존중하고 격려하면서 응원해야만 좋은 결과가 따라오게 된다." (정몽규 KFA 회장)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아시안컵 졸전 탈락에 말문을 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리더십을 옹호했고 대표팀이 원 팀으로 나아가지 못했다고 바라봤다. 결국 아시안컵 졸전 탈락은 선수 탓이었다.
정몽규 회장은 에세이 '축구의 시대'를 출간했다. 축구계에 발을 디딘 30년 축구 인생을 돌아보는 회고록인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부터 승부조작 기습사면,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 등 다양한 이슈가 협회를 감싸는 중에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정몽규 회장은 에세이를 통해 다양한 의견과 생각을 알렸는데 이 중에는 카타르에서 열렸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도 있었다. 한국 대표팀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을 보유한 황금세대로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렸지만 '좀비축구' 졸전 끝에 4강에서 탈락했다.
아시안컵을 지휘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정몽규 회장이 '톱-다운' 방식으로 선임한 지도자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부터 아시안컵 우승을 외쳤지만 제대로 팀을 이끌지 못했다. 대표팀에 집중하기보다 핑계를 대며 미국과 유럽으로 날아가기 바빴고, 아시안컵에서도 졸전만 반복한 채 선수단 개인 능력에 꾸역꾸역 4강에 올라갔다.
클린스만 감독의 방만한 운영에 대표팀은 하나로 뭉치지 못했다. 대회 후 영국 매체 '더 선'을 통해 알려졌지만 손흥민과 이강인이 충돌한 '탁구 게이트'까지 있었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은 에세이를 통해 "국내 축구 팬과 국민들은 대표팀 감독에게 아버지나 선생님 같은 리더십을 기대하는 것 같다. 클린스만 감독은 각자 스스로 프로페셔널해야 한다는 확고한 소신이 있었다. 평소 생활이나 숙소에서 활동, 식사 시간 등은 최대한 자유롭게 해주려고 했다. 아시안컵 사태를 통해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창의성과 원팀 정신의 오묘한 관계에 대해서 새삼 깨달았다"라며 클린스만 감독을 옹호했다.
손흥민-이강인이 충돌한 건 어떻게 바라봤을까. 정몽규 회장은 "50명이 넘는 혈기왕성한 젊은 남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감정의 기복도 있고 예민한 일도 발생할 것이다. 짜증도 나고 마음에 안 드는 일도 있겠지만 서로 존중하고 격려하면서 응원해야만 좋은 결과가 따라오게 된다. 옆의 선수가 나의 모자라는 것, 나의 실수를 막아줄 수 있다는 신뢰가 필요하다. 선수뿐만 아니라 스태프 등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되고, 각자의 기분이나 느낌을 그대로 표출하지 않고 절제되고 성숙한 태도를 보여야만 원팀이 될 수 있다"라며 아시안컵 기간엔 팀이 하나로 뭉치지 않았다며 되려 선수들에게 화살을 돌렸다.
이어 "팬들은 아시안컵에서 벌어진 대표팀 내 갈등에 대해 '창의성이 넘치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젊은 선수'가 선배들의 기분을 거슬리게 하고 위계질서를 무너뜨린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하극상이라고 비판했다. 대부분 비난이 이강인에게 쏠렸다. 하지만 이런 해석을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감독과는 자율적 관계를 선호하지만, 선후배 간의 전통적 위계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것도 모순으로 보이는 측면도 있다. 대표팀에는 여전히 위계질서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듯하다"라고 주장했다.
정몽규 회장은 앞으로 A대표팀 뿐만 아니라 각급 대표팀에게 '원팀'을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학년 전국 대회나 연령대 대표팀부터 서로 존중하면서 원팀이 되는 것을 더욱 강조하려고 한다. 원팀 의식이 더 높아지지 않는다면 지금 수준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힘들겠다고 판단했다. 다만 원팀을 강조하기 위해 개인의 창의성이 위축되면 안 된다"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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