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 후계자, 피도 눈물도 없이 버리더니 결국… 다저스가 버린 선수는 다 이유가 있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워커 뷸러(31·보스턴)는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A 다저스의 1라운드(전체 24순위) 지명을 받고 화려하게 입단했다. 당시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 이후 팀 자체 팜에서 키운 선발 유망주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었다. 우완 워커 뷸러, 좌완 훌리오 우리아스는 커쇼의 뒤를 이을 후계자들로 뽑혔다.

마이너리그 레벨을 순탄하게 밟은 워커는 2017년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고, 2018년부터는 팀의 기대대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2018년 24경기(선발 23경기)에서는 8승5패 평균자책점 2.62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커쇼의 내리막 속에 등장한 뷸러와 우리아스는 다저스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큰 경기에서도 제법 강한 모습을 보였다.

뷸러는 2019년 14승을 거두며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됐고, 2021년에는 33경기에서 207⅔이닝을 던지며 16승4패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하며 커쇼 후계자들의 대관식을 치렀다. 하지만 이후 뷸러의 경력은 쭉 내리막을 탔다. 너무 불꽃이 짧은 경향이 있었다. 팔꿈치 수술도 컸고, 이후 구위가 회복되지 않았다.

뷸러는 팔꿈치 부상으로 2023년 전체를 날렸고, 2024년 돌아와 16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하지만 16경기에서 1승6패 평균자책점 5.38에 머물렀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부상에서 살아남은 세 명의 선발 투수(야마모토 요시노부·잭 플래허티·워커 뷸러) 중 하나로 나름 분전했지만, 다저스의 마음은 이미 떠나 있었다.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뷸러에게 퀄리파잉오퍼도 제안하지 않았다.

2024년은 팔꿈치 부상 후 첫 시즌인 만큼 반등의 여지가 있었다. 여기에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클 수 있는 선수였다. 그러나 다저스는 냉정했다. 연장 계약 논의 한 번 없었고, 2024년 시즌 뒤에도 이렇다 할 계약 논의가 없었다. 그래도 다저스에서 7년 동안 131경기에서 47승22패 평균자책점 3.27이라는 혁혁한 성과를 낸 워커로서는 다소 섭섭할 수도 있었던 처사였다.

그런 워커는 보스턴과 1년 2105만 달러의 보장 금액으르 받고, 2026년 상호 옵션이 포함된 계약을 했다. 사실상 FA 재수였다. 워커는 시즌 초반에는 꽤 좋은 투구로 올해도 선발진의 부상 늪에 신음하고 있었던 다저스와 묘하게 오버랩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 다저스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워커는 올해 시즌 13경기에서 63이닝을 던지며 5승5패 평균자책점 6.29로 부진하다. 9이닝당 무려 10개의 피안타를 기록 중일 정도로 난타를 당하고 있다. 5월 중순까지는 그래도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최소한의 선을 지키고 있었지만, 최근 5경기에서 22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치며 평균자책점 10.64를 기록하는 최악의 부진 속에 끝내 성적이 망가졌다.

보스턴 지역 언론에서는 워커가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을지도 회의적인 시선이다. 6월 들어 등판한 네 경기 중 3경기에서 5실점 이상을 기록하는 등 성적이 철저하게 망가졌기 때문이다. 타구에 다소간 운이 없다는 지표도 읽히지만, 2020년 평균 96.8마일, 2021년 평균 95.3마일의 이르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계속 떨어져 올해는 94.1마일에 그치는 등 구위가 버텨주지 못하고 있다.

다저스 선발진도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나우, 사사키 로키의 연이은 부상 이탈로 헐거워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뷸러에 대한 그리움은 별로 크지 않다. 다저스도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선발을 영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현지에서는 놀랍게도 다저스가 뷸러를 다시 데려갈 수도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지만 현재 성적으로는 현실 가능성이 크지 않다. 오히려 이런 시나리오를 더 절실하는 원하는 팀은 보스턴일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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