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km 강속구 유망주를 갑자기 포기? 키움 미스터리, 왜 정우주 대신 정현우 얘기가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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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키움의 선택, 왜 정우주에서 정현우 쪽으로 기운 것일까.
9월11일, KBO리그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미래의 스타들이 첫 선을 보이는 자리다.
신인드래프트. 모두가 떨리고 설레는 자리다. 특히 이날의 최고 스타는 가장 먼저 호명돼 무대에 오르는, 전체 1순위 선수다. 드래프트에 참가한 수많은 선수들 중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할 수 있다. 대단한 영예다. 선수 생활 내내 '드래프트 전체 1순위'라는 영광스러운 닉네임이 따라다닌다. 그리고 입단 계약금에서도 최고 금액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올해 전체 1순위 지명권은 키움 히어로즈가 쥐고 있다. 지난 시즌 꼴찌를 한 아픔이 이날만큼은 기쁨으로 변한다.
키움의 선택에 관심이 쏟아진 건 올해 전체 1순위 후보 선수가 너무 막강해서였다. 전주고 정우주. 미국 메이저리그가 탐내는 자원이다. 150km 중반대 직구를 아무 무리 없이 쉽게 던진다. 그만큼 유연성, 파워 등이 타고났고, 이를 이용하는 선천적 능력까지 갖췄다. 프로에서 다른 선수가 정우주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도 있지만, 뚜껑을 열기 전 가장 매력적인 선수라는 건 부인할 수 없다.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능력, 하늘이 내려준 재능이다. 변화구, 제구 다 좋지만 공이 빠르면 빠를수록 타자가 치기 힘들다는 사실은 불변의 진리다.
정우주는 메이저리그 도전 대신 국내에 남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키움 고형욱 단장도 정우주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 일각에서 정우주의 스타일상 선발이 아닌 마무리로 뛰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고 단장은 "무슨 소리냐. 선발로 활약할 충분한 스태미너를 갖췄다"고 주장했다. 고 단장은 1군 경기는 직접 보지 못해도 고교, 대학 야구는 직접 보러 다니는 엄청난 열정의 소유자다. 누구보다 신인 자원들에 대해 속속 파악하고 있다.
그런데 드래프트일이 점점 다가오며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키움이 정우주 대신 2순위가 유력하다고 여겨지던 덕수고 좌완 정현우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단순 소문이 아니라, 키움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입장 정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공을 들이던,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정우주 대신 정현우? 대체 이유가 뭘까.
일단 정현우도 유망한 자원인 건 분명하다. 좌완인데 150km 초반 강속구를 뿌린다. 여기에 변화구 구사와 경기 운영은 정우주보다 낫다는 평가. 현장 스카우트 사이에서는 투수로서의 능력으로만 두 선수를 비교하면 5대5로 갈리는 분위기다. 정우주의 강속구는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쪽과, 선발투수로 평가하면 정현우가 즉시전력감이라는 쪽으로 팽팽하게 맞선다.
그러니 정현우가 1순위가 된다 해도 크게 이상할 건 없다. 키움이 미래 폭발적인 잠재력보다 즉시 선발 한 자리를 책임져줄 수 있는 자원을 원한다면 생각이 바뀔 수 있다. 좌완 투수의 희소성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장에서는 '우완 155km와 좌완 152km라면, 좌완이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기도 한다. 키움은 정현우가 류현진(한화) 양현종(KIA) 김광현(SSG) 이후 맥이 끊긴 한국을 대표할 좌완 에이스로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100% 설명이 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두 사람을 놓고 50대50 비율로 고민했다면 모를까, 분명 정우주 쪽으로 기울었던 게 사실이다. 정현우의 가치도 가치지만, 키움이 정우주로부터 마음이 떠날 수밖에 없었던 뭔가가 있을 수 있다는 합리적 추측을 해볼 수 있다. 정우주는 한국에 남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지만, 메이저리그 한 구단의 거액 오퍼를 받으며 기존 스탠스가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공을 들이던 키움이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을 수 있다.
그렇다고 정우주가 미국으로 노선을 바꿀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이렇게 되면 2순위 지명권을 가진 한화 이글스행 가능성이 생긴다.
물론, 마지막 결정은 드래프트 당일에 이뤄진다. 그 때까지 또 어떤 돌발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 지금까지 분위기가 그렇다는 것이다.
김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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