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되네… 金 없었던 안세영, 정의선 회장에 金 건넨 임시현[파리 올림픽]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셔틀콕 여제' 안세영(22)이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채 인천국제공항에 나타났다. 취재진들에게 원론적인 답변만 남긴 뒤 도망치듯이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반면 '양궁 여제' 임시현(21)은 정의선 대한양궁협회 회장에게 금메달을 걸어줬다.

안세영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5시55분 프랑스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펼쳐진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 허빙자오(중국)와의 맞대결에서 2-0(21-13 21-16)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금메달의 기쁨보다 이후 터진 안세영의 발언이 더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안세영은 "더이상 대표팀과 함께할 수 없다"며 선수에 대한 불합리한 대우를 하는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불만을 나타냈다. 대표팀을 떠나 개인자격으로 배드민턴을 하고 싶다는 바람까지 드러냈다.

안세영은 자신의 무릎부상 회복에 큰 도움을 준 한수정 트레이너가 지난 6월 협회와 계약만료로 올림픽에 같이 오지 못한 점을 꼬집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협회 임원진들은 7일 오후 선수단과 같이 입국하는 일정을 취소하고 7일 오전 따로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은 "나와 선수, 대한배드민턴협회와 선수는 갈등이 없었다"며 "(안세영은) 제대로 다 선수 생활을 했다"고 안세영의 발언을 부정했다.

이런 과정에서 안세영은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협회와의 갈등 속에 불거진 진실공방 속 안세영은 웃지 못했다. 여자 단식 배드민턴 종목에서 방수현 이후 28년만에 금메달을 따냈지만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채 취재진 앞에 섰다. 이후 원론적인 답변만을 남기고 소속팀 관계자 손에 이끌려 버스에 탔다. 환호를 받아야 마땅할 올림픽 영웅이 초라하게 인천국제공항을 떠났다.

반면 또다른 올림픽 영웅인 양궁 3관왕 임시현은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던 지난 2일 정의선 대한양궁협회 회장에게 금메달을 건넸다. 직접 목에 걸어주며 묵묵히 최고의 지원을 해줬던 정의선 회장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임시현의 이러한 행동은 협회에 대한 신뢰에서 나온다. 양궁협회는 공정한 선발전 시스템을 만들었다.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은 남녀 각각 24명 중 1~3회전 결과로 16명을 뽑는다. 이후 4~6회전을 통해 8명을 선발한다. 최종 평가전에선 국가대표 6명을 선정한다.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을 통해 늘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켰다.

여기에 대표팀 선수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올림픽에서 수많은 관중들로 인한 소음에 대비해 예전부터 야구장에서 활을 쏘는 등 여러 가지 훈련법을 적용했다. 이로 인해 선수와 협회간의 믿음은 견고해졌다. 임시현의 행동은 이러한 신뢰 속에 이뤄진 결과였다.

협회와의 갈등 속에 금메달도 마음 편히 목에 걸지 못한 채 입국한 안세영.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해준 정의선 회장에게 금메달을 건넨 임시현이 부러울 수밖에 없다. 똑같은 금메달을 따고도 정말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준 안세영과 임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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