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G 남았다' 가을야구 최대 변수는 '명장' 사제대결…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광주포커스]

[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지난해 김태형 감독의 부산행, 그리고 올해 6월 김경문 감독의 대전행.

야구계에 큰 화제를 모은 두 거장의 현장 복귀였다.

'사제지간' 두 사령탑의 만남이 외나무다리 벼랑 끝 대결로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는 8월 들어 나란히 상승세를 타며 가을야구 끝자락을 잡고 있는 SSG 랜더스-KT 위즈를 위협중이다.

한화-롯데 두 팀의 맞대결도 무려 8번이나 남았다. 현재까지 상대전적도 4승4패로 팽팽하다. 가을야구에 오르려면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한편으로 맞대결에서 상대를 희생양 삼아 밟고 올라서야 한다. 사제지간인 두 명장의 진검승부가 임박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김경문 한화 감독 이야기가 나오면 손을 모은다.

2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우천취소된 KIA전에 앞서 다음주 한화와의 맞대결에 대해 묻자 "엄청 중요하다. 한화가 요즘 좋더라. 투수진도 괜찮고, 타선도 좋다. 무엇보다 흐름이 좋다"고 칭찬했다.

한화와 롯데는 오는 27~29일, 8월 13~15일 각각 3연전, 8월 21~22일 2연전을 치른다. 5강으로 가는 고비마다 상대가 있다.

한화와 롯데 모두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고 있지만, 젊은 선수들이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144경기 풀시즌을 치러본 경험이 부족한 그들이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남은 정규시즌 성적을 좌우할 전망.

김태형 감독은 "확실히 선수들 몸에 무리가 오는 게 보인다. 이렇게 풀시즌 뛰어본 경험이 없으니까…. 나도 보면 안다. 다들 어리고 피지컬이 좋으니까 버티긴 하는데,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안쓰러움을 드러냈다.

중심타선 한 자리를 꿰찬 손호영은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을 달고 산다. 나승엽도 최근 햄스트링이 좋지 않다. 고승민이나 윤동희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7월 부진을 이겨내고 8월에 불방망이를 뽐내고 있는 황성빈이 그나마 위안이다.

하지만 프로 무대는 냉정하다. 버티고 이겨내야 한다. 사령탑의 생각도 같다. 주전이란 왕관의 무게다.

"정신력 얘기하면 고리타분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런데 그게 맞는 말이다. 백업으로 뛸 때는 주전 나가고 싶지 않나. 막상 주전 해보면 1년 내내 나가니까 피곤하다. 그런데 입에서 '피곤하다' 말이 나오는 순간 폼이 내려간다. 정신력으로 이겨내길 바란다."

광주=김영록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