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김선빈도 30대 중반이다… KIA를 기다리는 고차 방정식, 이범호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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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지명타자 포지션은 보통 공격력이 뛰어나지만 수비 활용성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주로 들어선다. 수비에 나가지 않기에 체력을 관리하기는 용이한 편이지만 대다수 감독들은 ‘고정 지명타자’를 선호하지 않는다. 한 선수가 지명타자 자리를 독식하면, 나머지 선수들의 체력 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형우(41·KIA)는 조금 예외적인 선수다. 보통 고정 지명타자라고 하면 그 단점을 만회하고도 남을 만한 확실한 공격력이 있어야 한다. 최형우는 그걸 갖췄다. 그래서 수비에 나가지 않고도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다. 올해도 여전한 공격 생산력이다. 최형우는 시즌 99경기에서 타율 0.281, 19홈런, 9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67의 좋은 득점 생산력을 선보였다.
타점에서 보듯이 특히 찬스에 강했고, 4번 타자가 해야 할 임무를 너무 잘 안다. 주로 3번을 치는 김도영과 궁합도 찰떡이다. 올해 리그 최고의 선수라는 김도영조차도 최형우의 위대한 타격에 박수를 보낸다. 김도영은 “최형우 선배님은 진짜 대단하시다. 내가 1루에 있으면 무조건 치신다. 어떻게 그렇게 비슷한 타구를 많이 만들어내시는지가 신기하다. 방향도 그렇고, 잘 맞은 타구만 계속 보내신다”고 말할 정도다.
지금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 그러나 KIA 라인업의 2~3년 뒤를 보면 이 지명타자 자리를 놓고 문제가 다소 복잡해질 수 있다. 최형우는 1+1년 계약이 되어 있다. 뒤에 붙은 ‘1년’은 실행될 전망이다. 내년에도 팀에서 활약할 수 있고, 지금 타격이라면 어쩌면 그 뒤에도 남을 수 있다. 그런데 팀 라인업의 뼈대를 이루는 나성범과 김선빈도 1989년생 동기들이고,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해 계약 기간이 남아있다. 이 계약 기간이 끝난다고 해도 매정하게 내치기는 쉽지 않은 선수들이다.
나성범 김선빈의 수비 범위가 좁아지고, 또 수비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두 선수의 나이를 고려하면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30대 중반의 나이까지 매 경기 수비를 보는 선수가 거의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쉽다. 그런데 두 선수의 타격은 녹슬지 않았다. 공격은 어느 정도 유지가 되는데 수비의 하락 곡선이 완만하게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2년 정도 후에는 지명타자를 쳐야 할 선수들이 너무 많아질 수 있다.
이범호 KIA 감독도 이 상황을 알고 있고, 그래서 두 선수가 앞으로도 수비를 봐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나성범은 두 차례 큰 햄스트링 부상 이후 수비에서 부담을 가지고 있다. 첫 발 스타트가 과감하게 되지 않으니 수비 범위가 좁아지는 건 당연하다. 단기간에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인데 이 감독은 이 문제가 조금씩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이 감독은 “지금으로 팀 입장에서 봤을 때 아직까지는 성범이가 수비를 좀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도 아직은 지명타자에 대한 생각보다는 수비를 하면서 경기를 하는 게 자신에게 더 좋다고 생각을 한다”면서 “나도 마지막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뒀지만,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고 1~2년차가 제일 힘들다. 그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몸에 적응이 되기 때문에 내년에는 관리가 잘 된다고 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도 젊은 선수고, 형우 나이까지 가려고 하면 5~6년이 남은 선수다. 그런 부분들은 본인도 관리를 하고자 하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올해 나성범의 수비가 비판을 받고 있지만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최선의 준비를 할 수 있는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이다. 나성범은 강견을 갖추고 있기에 범위만 조금 더 넓어지면 수비에서도 충분히 1인분을 할 수 있는 선수다. 당장 부상 전까지 수비로 큰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는 선수다. 이 감독은 “쉬어줘야 할 타이밍에 나성범을 지명타자로 쓰고, 형우도 수비도 한 번 나가고 하면 내년이나 후년도 같이 공존하면서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KIA의 중심 타자들이 수비력을 얼마나 유지하면서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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