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 뚜벅이가 대낮 음주운전 사고라니…야구계 선행왕이 어쩌다, 스스로 명예 날린 '121승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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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통산 121승 투수로 여러 선행과 미담을 남겼던 장원삼(41)이 음주 운전 사고로 적발됐다. 그것도 대낮에 벌어진 일로 현역 시절 쌓아올린 명예가 한순간에 무너지게 생겼다.
지난 17일 MBC,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장원삼은 이날 오후 1시경 부산 수영구 한 도로의 좌회전 1차로에서 후진을 하다 뒤에 있던 차량을 들이받는 접촉 사고를 냈다.
경찰이 출동해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장원삼은 면회 취소(0.08%) 수준으로 나왔다. 경찰은 장원삼을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장원삼의 음주운전 사고 소식에 많은 야구팬들이 놀랐다. 현역 시절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적인 생활을 했고, 승용차가 없는 선수로 잘 알려졌기 때문이다.
장원삼은 2014년 시즌까지 자신의 명의로 된 승용차를 갖지 않은 ‘뚜벅이’ 생활을 했다. 2010년 삼성에 처음 와선 숙소 생활을 했고, 이후 대구시민야구장 앞 아파트를 얻어 걸어서 출퇴근을 했다. “널린 게 버스, 택시다. 차를 사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걸어다니는 게 편하고, 택시가 익숙하다”고 말하곤 했다. 2013년 11월 FA 계약 후에도 1년간 뚜벅이 생활을 이어갔지만 2014년 시즌을 마치고 승용차를 구입했다. 그로부터 10년 만에 음주 운전 사고를 일으켰다.
장원삼은 투수로서 상당한 업적을 쌓았다. 용마고 출신으로 지난 2002년 2차 11라운드 전체 89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에 지명된 뒤 경성대를 거쳐 2006년 프로에 입문했다. 첫 해부터 12승을 거두며 특급 좌완 탄생을 알렸다. 그해 괴물 류현진이 없었더라면 신인왕으로도 손색없는 성적이었다.
이후 2010년 삼성 라이온즈로 트레이드된 뒤 2019년 LG 트윈스, 2020년 롯데 자이언츠를 거치며 15시즌 통산 367경기(1685⅔이닝) 121승98패1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4.28 탈삼진 1201개를 기록하며 훌륭한 커리어를 보냈다. 불같은 강속구는 없지만 주무기 슬라이더를 앞세운 정교한 제구로 좌우 코너워크와 완급 조절에 능한 기교파 투수였다.
부드러운 투구폼으로 큰 부상이 없었고, 2012~2015년 4년 연속 포함 7번의 두 자릿수 승수로 꾸준함을 보였다. 큰 경기에 강한 빅게임 피처로 2011~2014년 4년 연속 삼성 통합 우승 왕조 시절 주역으로 활약했다. 2012년에는 개인 최다 17승을 거두며 다승왕과 함께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받았다. 2013년 시즌 후 4년 60억원으로 당시 기준 투수 최고액 계약으로 FA 대박도 쳤다.
국가대표로도 화려한 이력을 쌓았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에서도 태극마크를 달았다. 올림픽 금메달, WBC 준우승에 기여한 장원삼은 팬서비스까지 워낙 좋은 선수라 많은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빼어난 실력만큼 팬서비스에도 적극적이었던 장원삼은 여러 선행과 미담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FA 대박을 터뜨린 뒤 자신의 모교들을 찾아 1억7000만원을 기부했고, 매년 겨울마다 불우이웃을 위한 기부 활동을 펼쳤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자신이 소유 중인 건물 임대료를 낮추는 ‘착한 임대인 운동’에도 동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20년을 끝으로 은퇴한 뒤에도 틈틈이 아마추어 팀들을 찾아 재능 기부를 하면서 선행을 이어왔다. 꾸준한 나눔 활동으로 야구계 기부 문화 확산에 앞장선 장원삼은 2022년부터 인기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재치 있는 입담으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며 제2의 야구 인생도 성공적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한순간 실수로 지금까지 잘 쌓아올린 명예와 이미지를 날리게 됐다. 음주 운전에 대한 우리나라의 사회적 인식이 워낙 좋지 않아 이미지 타격이 크다. 당분간 자숙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최강야구 하차는 물론 향후 야구계 활동에도 제약이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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