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렁 훌렁 벗지 좀 마라' 히샬리송, 벗었다 하면 '극장골' 먹히는 토트넘
작성자 정보
- 최고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12 조회
- 목록
본문

[OSEN=정승우 기자] 히샬리송이 상의를 벗고 포효한 순간, 토트넘의 악몽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토트넘은 또 한 번 '세리머니 직후 실점'이라는 최악의 패턴을 반복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2-2로 비겼다.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역전골까지 만들어냈지만, 그 기쁨은 겨우 5분을 버티지 못했다.
경기 초반 흐름은 원정팀 맨유 쪽이었다. 전반 32분 아마드 디알로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브라이언 음뵈모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0-1을 만들었다. 토트넘은 전반 내내 유효슈팅 하나 없이 끌려가며 홈 팬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후반 들어 토트넘이 살아났다. 토마스 프랑크 감독은 랑달 콜로 무아니를 빼고 윌손 오도베르를 투입하며 공격 템포를 끌어올렸다. 로메로의 슈팅, 주앙 팔리냐의 바이시클킥이 연달아 터졌지만 세네 라멘스의 선방에 막혔고, 브레넌 존슨의 골은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취소됐다.

계속 두드리던 토트넘은 후반 39분 마티스 텔의 동점골로 마침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데스티니 우도기가 왼쪽 측면에서 낮게 깔아준 크로스를 텔이 마테이스 더 리흐트를 등진 채 터닝 슈팅으로 꽂아 넣었다. 한 번에 방향을 바꾸는 기술과 마무리가 모두 완벽했다.
극적인 드라마는 그때부터였다.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1분, 박스 바깥에서 오도베르가 감아 찬 슈팅이 수비에 맞고 떠올랐고, 히샬리송이 이를 머리로 살짝 방향만 바꾸며 골문을 열었다. 2-1 역전. 토트넘 스타디움은 그대로 폭발했다.

히샬리송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상의를 벗어 던지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며 눈물을 훔기는 듯한 제스처까지 나왔다. 심판은 규정대로 옐로카드를 꺼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이 정도면 끝났다' 싶었던 장면이었다.
끝날 때 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축구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 그리고, 토트넘은 이 '교과서적인' 문장을 몸으로 다시 배웠다.
후반 추가시간 6분, 맨유의 마지막 코너킥 상황.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올린 볼이 먼 포스트 쪽으로 향했고, 그 지점에서 더 리흐트가 로메로 위로 솟구쳐 강력한 헤더를 꽂았다. 골키퍼 비카리오의 손끝을 스치고 들어간 공. 스코어는 2-2, 토트넘의 역전극은 5분 만에 허물어졌다.

히샬리송이 상의를 다시 주워 입을 즈음, 스코어보드는 이미 '2-2'를 가리키고 있었다. 역전골의 주인공은 한순간에 '옷만 벗고 승리를 지키지 못한 스트라이커'가 됐다. 토트넘 입장에선 '히샬리송이 유니폼만 벗으면 골은 우리가 넣고, 실점은 우리가 당한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올 법한 밤이었다.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토트넘과 맨유는 나란히 승점 18점이 됐고, 토트넘이 득실에서 앞서 5위, 맨유는 8위에 자리했다. 선제골 우위를 지키지 못한 맨유도, 극적인 역전을 끝까지 완성하지 못한 토트넘도 모두 승점 2점을 잃은 경기였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토트넘이 앞으로도 리그 상위권을 노리려면, 히샬리송의 득점력만큼이나 '상의 탈의 이후 5분'을 어떻게 버틸지가 중요해 보인다는 사실이다. 지금 토트넘에게 필요한 건 화려한 세리머니가 아니라,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 스코어보드를 지키는 냉정함이다. /[email protected]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