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원래 전망은 금메달 16개였다, 체육회가 5개로 축소 발표한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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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은 한국 스포츠 저력을 확인했던 자리였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역대 최소 규모로 나선 한국 선수단은 예상을 뒤엎고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로 종합 8위를 차지했다. 2008 베이징, 2012 런던 올림픽과 같은 역대 최다 금메달. 메달 개수(32개)도 1988 서울 올림픽(33개)에 이어 둘째로 많았다.
하지만 대한체육회가 대회에 앞서 전망치로 내세운 금메달은 5개. 빗나가도 너무 많이 빗나갔다. 일본이 금메달 20개를 목표로 내세우고 이를 정확히 달성하며 종합 3위로 대회를 마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체육회는 애초부터 최대 금메달을 16개까지 기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 금메달 규모를 축소 발표한 셈이다.
20일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실이 대한체육회에서 받은 ‘파리하계올림픽 대회 경기력 분석 세부자료’를 보면 체육회는 양궁 5개, 펜싱 3개, 배드민턴 2개, 태권도 1개, 사격 1개<표 참조> 등 금메달을 최대 16개까지 가능하다고 보고 있었다. 시점은 5월. 올림픽 개막 2개월여 전이다.
그런데 정작 올림픽을 앞두고 예상 금메달 규모를 발표할 땐 5개로 축소했다. 금메달은 양궁 3개, 펜싱 2개, 전체 메달은 20개였다. 이조차 세부 현황은 외부에 노출하지 않은 채였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종목별 연맹과 협회가 체육회에 제출한 메달 전망 보고서를 기초로 예상했다”고 말했지만 경기력 분석 자료 내용과 발표 내용이 달랐다.
이를 두고 체육계에선 “목표를 높여 잡았다가 부진했을 경우 화살이 돌아올 것을 두려워한 것으로 보인다. 엘리트 체육 예산 확충을 노린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신동광 체육회 훈련본부장은 “최대한 신중하게 확실한 금메달 후보만 전망했다”면서 “(금메달이 많이 쏟아진 건) 선수 경기 당일 컨디션이나 대진운 등 변수가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금 5개로 발표한 체육회 최종 예상은 허술한 대목이 적지 않다. 수영(경영)에서 황선우(자유형 200m), 김우민(자유형 400m)을 금메달 (가능) 후보로 꼽거나, 양궁 남자 개인전을 아예 메달 후보에서 제외한 건 현실과 동떨어진 판단이란 평가다. 사격 역시 이번에 금 3, 은 3이란 역대 최고 성적을 냈고, 사격연맹도 금 1(양지인), 은 2(반효진, 이은서), 동 1(박하준·반효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체육회는 메달 1개(금 또는 은·여자 25m 권총 양지인 등)만 포함시켰다. 탁구는 아예 메달이 없을 것으로 봤다. 경기력 분석 자료를 제대로 참고한 건지 의문이 드는 지점이다.
장재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장은 “개막 100일 전까지만 해도 양궁·펜싱 등에 국한된 금메달 5개는 객관적 수치였다”면서 “대회가 다가올수록 선수들 사기가 올라가며 긍정적인 생각도 들었지만, 목표를 상향해 공언하기엔 확신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체육회가 종합적이고 면밀한 분석을 등한시한 채 ‘면피성’에 치중했다는 지적이다. 진종오 의원은 “메달 전망이 완벽하게 정확할 순 없겠지만 소극적인 전망으로 일관해 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를 낮췄다”면서 “선수들 후원 계약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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