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면 동메달' 신유빈, 또 운명의 '한일전'...20년 만에 '현정화-김경아' 계보 이을까[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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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삐약이' 신유빈(20, 대한항공)이 만리장성을 넘지 못했다. 그래도 메달 도전은 계속된다. 마지막 상대는 바로 '일본의 에이스' 세계랭킹 5위 하야타 히나(24)다.
세계랭킹 8위 신유빈은 2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천멍(중국·4위)을 상대로 게임 스코어 0-4(7-11 6-11 7-11 7-11)로 패했다.
천멍은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서 단체전과 단식을 석권한 중국의 탁구 레전드다. 중국에서는 당닝 이후 최고의 탁구 선수라는 극찬을 듣기도 한 선수다.
실제로 천멍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회 연속으로 ITTF 그랜드 파이널 단식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아직 세계 선수권은 없지만 상대적으로 노장인 1994년생의 나이에도 쑨잉사, 왕만위 등과 대등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그는 8강서도 세계 랭킹 15위 소피아 폴카노바(오스트리아)를 4-0으로 압살했다. 3게임에서는 11-0으로 한 점도 내주지 않는 극강의 모습을 자랑했다.
신유빈도 천멍을 상대로 1전 1패를 기록 중이었다. 그는 지난 3월 천멍을 만나 1-4로 패배했다. 그리고 올림픽 무대에서 1패를 추가하면서 통산 2패가 됐다.
신유빈은 다시 만난 천멍을 상대로 초반 경기를 잘 끌고 갔다. 하지만 4-4에서 연속 3실점하며 흐름을 내줬고, 7-11로 1게임을 내줬다. 2게임에서는 3-0으로 앞서 나가기도 했으나 4-1에서 연속 4점을 허용하며 리드를 허용했다. 2게임도 천멍이 11-6으로 승리했다.
천멍의 벽은 역시 높았다. 신유빈은 3-10으로 끌려가며 일찌감치 게임 스코어를 허용했다. 그래도 내리 4점을 따내며 천멍을 당황하게 하기도 했지만, 점수 차가 너무나 컸다. 천멍은 타임 아웃 이후 마지막 포인트를 따내면서 11-7로 3게임도 가져갔다.
반전은 없었다. 신유빈은 긴 랠리로 5-5 동점을 만들면서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고, 7-7까지 끌고 가는 등 과감한 공격으로 효과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4점을 내주면서 7-11로 패하고 말았다. 경기는 그렇게 천멍의 4-0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아쉬운 패배지만, 신유빈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직 메달 기회가 남아있다. 신유빈은 준결승에서 세계 최강 쑨잉사(중국)에 0-4로 패한 하야타와 동메달을 걸고 맞붙는다. 운명의 동메달 결정전은 3일 오후 8시 30분 치러진다.
다시 한번 한일전을 펼치는 신유빈이다. 신유빈은 8강전에서 히라노 미우(일본)와 치열한 접전 끝에 4-3으로 승리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그는 초반 3세트를 내리 따냈지만, 히라노가 5분 정도 환복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흐름이 끊겼다.
몸이 식은 신유빈은 연속 3세트를 내주며 3-3 동점을 허용했고, 마지막 7세트에서 10-11로 매치 포인트까지 내몰렸다. 하지만 신유빈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벼랑 끝에서 연속 3점을 올리며 최후의 승자가 됐다. 명승부를 펼친 신유빈과 히라노는 나란히 눈물을 쏟아냈다.
비록 결승 진출은 좌절됐지만, 신유빈은 4강 진출만으로도 한국 탁구 역사에 이름을 새긴 것이나 다름없다. 신유빈 이전까지 한국 대표팀으로 4강에 오른 선수는 현정화(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동메달), 김경아(2004년 아테네 올림픽 동메달)밖에 없었다.
이제 한국 여자 탁구의 올림픽 메달 계보를 잇고자 하는 신유빈. 그는 경기 후 "냉정해야 한다. 마음과 머리를 비우고, 내일 경기를 생각하며 준비해야 한다"라며 "남은 한 경기도 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라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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