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프로야구 43년 역사상 초유의 대기록 나오나, 154㎞ 토종 파이어볼러 '초미의 관심사'→사령탑도 전폭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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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KT 감독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원정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박영현의 10승 20세이브 기록 달성에 "나도 몰랐는데 20년 만에 나왔다고 하더라"고 입을 열었다.
박영현은 28일 잠실 LG전에서 양 팀이 4-4로 팽팽히 맞선 8회말에 구원 등판한 뒤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지며 승리 투수가 됐다. 구원승을 챙긴 박영현은 이미 21세이브를 기록 중인 가운데, 시즌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마무리 투수가 한 시즌에 10승과 20세이브를 달성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분업화 시대에서는 거의 기적이라 할 만하다. 그만큼 중요한 순간 많은 경기에 출장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KBO 리그에서 단일 시즌 10승 20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는 박영현의 기록이 나오기 전까지 총 10명 있었다. 박영현의 기록은 2004년 현대 유니콘스의 조용준(10승 34세이브) 이후 무려 20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박영현은 29일 잠실 LG전에서도 세이브를 추가했다. 위기도 있었다. 팀이 8-5로 앞선 가운데,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박동원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한 뒤 후속 오지환에게 좌중간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았다. 이어 박해민을 2루 땅볼 처리한 뒤 김범석을 상대했다. 김범석은 박영현의 3구째를 공략, 좌중간으로 깊숙한 타구를 날렸으나, 로하스의 슈퍼 캐치에 막히고 말았다. 이 사이 오지환은 태그업하며 홈인했다. 8-7, 한 점 차까지 추격했으나 거기까지였다. 박영현은 홍창기를 2루 땅볼로 유도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이 감독은 "우리 팀은 방망이가 안 터지다 보니 8회 2사 후에 나갈 때가 많았다. (박)영현이가 잘 막고, 뒤에 승리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우리 팀 연장전 승률이 좋은 것 같다. 영현이가 버틴 뒤 9회 끝내기로 이긴 경기가 꽤 됐다"고 되돌아봤다.
박영현과 김민에게 승리와 홀드 및 세이브 기록이 몰린 건 결국 이 감독이 그만큼 중용했기 때문이다. 이유가 있었다. 이 감독은 "올해 팀이 그럴 수밖에 없었다. 선발이 무너지면서 승리해야 할 경기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둘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김)민이의 승리가 많았는데, 나중에 영현이가 따라잡더라. 둘이 다승왕 경쟁을 벌였다"며 웃었다.
김민은 유신고를 졸업한 뒤 2018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했다. 2020시즌 종료 후 상무에 입대한 그는 마무리로 활약했다. 27경기 25⅔이닝 1승 1패 6홀드 9세이브 평균자책점 1.75의 좋은 성적을 올린 뒤 제대했다. 2022시즌 6경기, 2023시즌 16경기에 각각 출전한 김민은 올 시즌 마침내 만개했다. 이 감독은 지난 6월 "김민이 창원(6월 12일)에서 던지는데 154km까지 나오더라. 선발보다 불펜이 맞는 옷이다. 전력으로 던지라 주문하니 계속 150km를 넘긴다. 투심이 있어서 코스만 낮게 잘 들어가면 땅볼로 유도할 확률이 높다"며 치켜세웠다.
김민은 올 시즌 8승 2패 18홀드 평균자책점 3.80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KT는 올 시즌 19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홀드가 공식 기록으로 집계되기 시작한 2000시즌 이후 10승과 20홀드를 한 시즌에 동시에 달성한 투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2023시즌 노경은(SSG)이 9승 30홀드, 2008년 정우람(당시 SK)이 9승 25홀드, 2006년 권오준(삼성)이 9승 32홀드로 각각 1승이 모자라며 아쉽게 대기록 달성을 놓쳤다. 만약 김민이 남은 경기에서 2승과 2홀드씩 추가하면 KBO 리그 43년 역사상 아무도 세우지 못했던 역사를 쓰게 된다. 현재 김민이 계속해서 중요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고 있기에 가능성도 분명 적지 않다.
김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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