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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태 같은 ‘해피 엔딩’ 기대할 수 있을까··· A등급 족쇄가 야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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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태 같은 ‘해피 엔딩’ 기대할 수 있을까··· A등급 족쇄가 야속하다






왜 하필 A등급일까. 어감이야 좋아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올해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A등급은 모두 6명이다. 최대어로 분류되는 KIA 박찬호, KT 강백호를 비롯해 KIA 조상우(31), NC 최원준(28), 두산 최원준(31), 삼성 투수 김태훈(33)이 A등급을 받았다. SSG 서진용(33)도 A등급을 받았지만 권리 행사를 포기했다.

A등급은 생애 첫 FA에 고연봉인 선수들이 받는다. 일반적으로 선수 가치가 높고, 그만큼 영입 구단이 기존 구단에 치러야 할 보상 규모도 크다. 보호선수 20명 외 1명에다가 보상금으로 영입 선수의 연봉 200%를 내줘야 한다. 원소속 구단이 원한다면 연봉 300%로 대신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이 작다.

박찬호, 강백호처럼 탐내는 구단이 많다면 A등급을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다른 선수들이 문제다. 보상 규모는 큰데 올 시즌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KIA 조상우가 대표적이다. 올해 KIA는 ‘예비 FA 효과’까지 기대하며 현금 10억원에 신인 지명권까지 얹어 조상우를 데려왔지만 실패한 트레이드가 되고 말았다. 6차례 구원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도 3.90에 그쳤다. 구속 저하 우려는 더 크다. 한때 시속 150㎞를 웃돌던 직구 평균 구속이 최근 수년째 145㎞를 맴돌고 있다. 물론 여전히 1군 불펜에서 한 축을 맡아줄 수 있는 자원이지만, 보상 규모를 생각하면 영입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조상우를 데려가는 구단은 KIA에 ‘21번째 선수’에다 조상우의 올해 연봉(4억원)의 2배인 8억원을 내줘야 한다.



최원태 같은 ‘해피 엔딩’ 기대할 수 있을까··· A등급 족쇄가 야속하다






시즌 중반 KIA에서 NC로 넘어간 외야수 최원준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발이 빠르고 20대 젊은 나이에 중견수 수비를 볼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지만 올해 성적이 좋지 않다. 타율 0.242, 6홈런에 그쳤다. NC 이적 이후 잠시 반등했지만 9월 타율 0.205로 다시 주저앉았다. 연봉도 조상우와 같은 4억원이다. 구단 안팎에서 최원준의 FA 신청이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FA 등급을 생각하면 외부에서 매력적인 제안을 받기 쉽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다. 두산 최원준, 삼성 김태훈도 등급을 만회할 만한 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그간 사례를 돌아봐도 신통찮은 성적을 남긴 A등급 선수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삼성 최원태(28)는 지난해 FA 시장 개장 한 달이 지나서야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원소속 구단 LG는 협상 기간 내내 최원태에게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원태는 그래도 ‘해피 엔딩’이었다. 4년 총액 70억원이라는 작지 않은 계약을 따냈다. 리그에서 흔치 않은 20대 선발자원 프리미엄을 봤다. 최원태는 올해 정규시즌 부진했지만 포스트시즌 준수한 활약으로 팀에 기여했다.

불운했던 사례가 더 많다. 최악의 경우 ‘FA 미아’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2023시즌 후 FA가 된 KT 주권(30)이 그랬다. 불펜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활약했지만 하필 FA 시즌 평균자책 4.40으로 부진했다. A등급 족쇄까지 묶였던 주권은 이듬해 1월에야 KT와 ‘2+2년’ 최대 16억원 잔류 계약을 맺었다. 전체 FA 선수 중 마지막이었다. 선수로서는 당연히 만족할 수 없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올해도 박찬호, 강백호를 제외한 다른 A등급 선수들은 시장의 큰 관심을 끌기 어려워 보인다. 원소속 구단 협상에서 뒷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조상우의 KIA는 내부 FA만 6명이다. 두산도 옵트 아웃 권리가 있는 홍건희를 포함하면 4명이다. 내심 보상 선수를 기대하는 구단이 있을 수도 있다.

FA 도전이 아니라 ‘재수’를 택하는 게 낫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 지금도 나오지만, 주사위는 일단 던져졌다. 선수 입장에서 FA라는 인생의 기회를 외면하기도 어렵다. 이들이 지난해 최원태처럼 웃을 수 있을지는 더 지켜볼 일이다.



최원태 같은 ‘해피 엔딩’ 기대할 수 있을까··· A등급 족쇄가 야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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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진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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