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박2일 또 롯데야?' 38안타 우중 난타전, 찜찜한 14-11 승리…'푸른 한화' 첫 루징시리즈 안겼다[사직 게임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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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사직, 김민경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우중혈투 끝에 '푸른 한화'에 첫 루징 시리즈를 안겼다. 두 팀 통틀어 38안타가 나온 난타전이었다. 롯데는 장단 20안타로 14점을 뽑고도 마무리투수 김원중까지 쓰는 매우 찜찜한 승리를 챙겼다.
롯데는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팀간 시즌 11차전에서 14-11 진땀승을 거뒀다. 롯데가 5-0으로 앞선 4회초를 앞두고 폭우가 내리면서 오후 7시 50분부터 경기가 중단돼 노게임 우려도 있었지만, 1시간 8분 만에 경기가 재개되면서 위닝시리즈를 챙길 수 있었다. 롯데는 27일 시리즈 첫 경기에서 3-1로 역전승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는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자 구단주가 방문한 28일 0-7로 완패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그리고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다시 승리로 장식하면서 시리즈 2승1패를 기록했다. 8휘 롯데는 시즌 성적 53승62패3무를 기록하면서 다시 한번 가을 희망을 키웠고, 6위 한화는 시즌 성적 57승62패2무를 기록해 7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롯데와 한화의 거리는 다시 2경기차로 좁혀졌다.
한화는 푸른 유니폼을 입고 처음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한화는 지난달 28일 잠실 LG 트윈스전부터 혹서기 원정 경기용으로 올해 처음 특별히 제작한 '서머 블루 원정 유니폼'을 입었는데, 이날을 포함해 푸른 유니폼을 입고 치른 19경기에서 14승5패를 기록했다. 그중 2패를 롯데와 이번 시리즈에서 기록하면서 연속 위닝 행진이 깨졌다.
자정을 넘겨 끝난 이 경기는 KBO 역대 8번째 무박2일 경기로 기록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8월 12일 마산 롯데-NC전 이후 6년 만에 나온 무박2일 경기였다.
한화는 황영묵(2루수)-요나단 페라자(좌익수)-안치홍(지명타자)-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김태연(우익수)-장진혁(중견수)-이재원(포수)-이도윤(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하이메 바리아였다.
롯데는 윤동희(중견수)-고승민(2루수)-손호영(3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좌익수)-나승엽(1루수)-정훈(지명타자)-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으로 맞섰다. 선발투수는 애런 윌커슨이었다.
윌커슨은 1시간 넘게 기다려 다시 투구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5이닝을 책임지는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였다. 5이닝 98구 8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해 시즌 10승째를 챙겼다. KBO리그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다. 이후 김강현(⅔이닝 2실점)-한현희(1이닝 2실점)-임준섭(0이닝 2실점)-박진(0이닝 1실점)-구승민(1⅓이닝)-김원중(1이닝 1실점)이 이어 던지면서 힘겹게 승리를 지켰다.
타선이 그나마 마운드 불안을 상쇄해줬다. 손호영이 5타수 4안타(1홈런) 3타점, 전준우가 4타수 2안타 3타점, 정훈이 4타수 3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윤동희는 5타수 3안타 2타점, 나승엽은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롯데 타선이 1회말 한화 선발투수 바리아를 두들기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윤동희가 좌전 안타로 물꼬를 튼 가운데 고승민과 손호영까지 연속 안타가 터지면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레이예스가 3루수 땅볼로 출루할 때 홈에서 윤동희가 포스아웃되면서 전날 무득점 빈타의 악몽이 반복되나 했는데, 다음 타자 전준우가 우중월 3타점 싹쓸이 적시 3루타를 날리면서 3-0으로 앞서 나갔다. 2사 3루에서는 정훈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 4-0으로 거리를 벌렸다.
윌커슨은 1회초 2사 만루 고비를 넘긴 뒤로는 매우 안정적이었다. 1회초 황영묵의 안타와 페라자, 채은성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위기에 놓였을 때 김태연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급한 불을 잘 껐다. 2회초에는 2사 후 이도윤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으나 다음 타자 황영묵을 유격수 땅볼로 잡았고, 3회초는 1사 후 안치홍에게 우전 안타를 뺏겼으나 노시환을 투수 직선타로 처리한 뒤 1루로 곧장 송구해 베이스에서 떨어져 있던 1루주자 안치홍까지 포스아웃시키면서 병살로 이닝을 끝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1회 무너진 바리아를 조기 강판하고 2회부터 한승주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외국인 2선발 답지 못한 투구를 문책하는 의미도 어느 정도는 담겨 있어 보였다. 한화는 바리아를 일찍 내린 탓에 한승주(2이닝 1실점)-김규연(0이닝 3실점)-이민우(2이닝 3실점)-황준서(1이닝 3실점)-이상규(1⅔이닝)-주현상(⅓이닝)까지 불펜 6명을 소진해야 했다.
한승주는 2회말은 무실점으로 잘 틀어막았지만, 3회말 롯데에 달아나는 점수를 내줬다. 선두타자 레이예스가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전준우와 나승엽이 연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정훈의 안타와 박승욱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로 연결됐다. 손성빈이 유격수 오른쪽 내야안타를 칠 때 유격수 이도윤이 2루에서 1루주자 박승욱의 포스아웃을 시도했지만, 2루심이 세이프를 선언했다. 그사이 3루주자 레이예스가 득점해 5-0이 됐고, 2루주자 정훈까지 홈으로 쇄도했으나 2루수가 곧장 홈으로 송구해 포수 이재원이 태그아웃시켰다.
우천 중단으로 1시간 8분 만에 재개된 경기. 양팀 타선이 동시에 터지기 시작했다. 윌커슨은 1시간 이상 지연돼 컨디션 관리가 어려운데도 4회초 마운드에 오르는 책임감을 보여줬으나 실점했다. 1사 후 김태연과 장진혁의 연속 안타로 1, 2루가 됐고, 이재원이 좌중간 적시타를 때려 5-1로 쫓아왔다. 1사 1, 3루에서는 이도윤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날 때 한화 주자들이 이중도루를 시도했는데, 처음에는 1루주자 이원석이 2루에서 아웃 판정을 받았으나 비디오판독 결과 유격수 박승욱의 발이 2루 베이스를 차단한 게 인정돼 세이프로 번복됐다. 자연히 3루주자 장진혁의 득점 역시 인정되면서 5-2로 좁혀졌다.
롯데는 4회말 다시 4점을 뽑으면서 한화의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전에 진화에 나섰다. 한화 3번째 투수 김규연이 등판한 가운데 윤동희의 안타와 고승민의 우중간 2루타로 무사 2, 3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손호영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 6-2로 거리를 벌렸다.
무사 1, 3루에서 한화는 이민우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레이예스가 3루수 파울플라이, 전준우가 헛스윙 삼진에 그치면서 추가 득점이 어려워지는 듯했지만, 2사 후에 나승엽의 좌익수 왼쪽 적시타와 정훈의 중전 2타점 적시타가 터져 9-2로 도망갔다.
윌커슨은 우천 지연에 컨디션이 100%가 아닌 상황에서도 5이닝을 채웠다. 페라자와 안치홍의 연속안타와 노시환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지만, 채은성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9-3 한 점 추격만 허용했다. 2사 3루에서는 김태연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임무를 마쳤다.
롯데는 5회말 손호영의 홈런으로 8점차까지 더 도망갔다. 2사 후 고승민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손호영이 좌월 투런포를 터트려 11-3이 됐다. 볼카운트 1-0에서 이민우의 시속 141㎞짜리 직구를 받아쳤다.
궂은 날씨에 경기를 이어 가다 보니 난타전이 펼쳐졌다. 한화는 6회초 2사 후 하주석이 좌익수 왼쪽 2루타를 날리고, 문현빈이 좌중간 적시타를 때려 11-4로 쫓아왔다. 페라자가 볼넷을 얻자 롯데는 김강현에서 한현희로 투수를 교체했는데, 안치홍이 우전 적시타를 때려 11-5가 됐다.
롯데는 6회말 3점을 더 도망갔다. 한화는 올해 전체 1순위 신인 좌완 황준서를 올렸는데 롯데의 방망이를 견디지 못했다. 선두타자 전준우가 좌익수 왼쪽 2루타로 물꼬를 트고, 나승엽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12-5가 됐다. 정훈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 2루에서는 윤동희가 좌익수 왼쪽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려 14-5로 도망갔다.
그런데 또 7회초 롯데 불펜이 말썽이었다. 한현희가 2사 후에 장진혁과 최재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자 임준섭이 공을 이어 받았는데, 첫 타자 하주석을 사구로 내보내 만루 위기에 놓였다. 이어 문현빈에게 우중간 3타점 싹쓸이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아 14-8로 쫓겼다. 급히 바뀐 투수 박진은 페라자에게 우익수 오른쪽 적시타를 맞고 14-9로 좁혀진 가운데 구승민에게 공을 넘겼다. 구승민도 깔끔하게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2사 1루에서 안치홍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노시환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허용해 14-10까지 좁혀졌다.
8회초 한번더 구승민이 등판해 1이닝을 책임졌다. 선두타자 유로결을 유격수 오른쪽 내야안타로 내보내고 다음 타자 장진혁에게 초구 볼을 던지자 김태형 롯데 감독이 직접 마운드를 방문해 공격적 승부를 주문했다. 구승민은 장진혁을 1루수 직선타로 처리했고, 이때 1루주자 유로결까지 1루수가 태그아웃시키면서 병살로 연결했다. 이어 최재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모처럼 실점없이 이닝을 넘겼다.
9회초에는 마무리투수 김원중이 등판했다. 김원중은 선두타자 하주석에게 안타를 내주고, 1사 후에는 페라자와 안치홍에게 연달아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에 놓였다. 김원중은 노시환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14-11까지 쫓겼지만, 김인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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