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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예스 내년에 보내자” 안타 1위 외인 타자에 방출 얘기가 나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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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레이예스 보내고 다른 타자를 데려와야 하는 거 아닌가요?”

최근 프로야구 롯데 팬들 사이에서 ‘레이예스 방출론’이 적지 않게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롯데에 입단해 프로야구 단일 리그 최다 안타 신기록을 수립했고 올해도 리그에서 안타 1위(143개), 타율 3위(0.327), 득점권 타율 3위(0.385)에 올라있는 리그 정상급 타자 레이예스다.

대체 왜 리그 정상급 타자를 내보내자는 주장이 불거지는 걸까. 타 구단 팬이 보기엔 ‘배부른 소리’ 같지만, 롯데의 사정을 들여다보면 마냥 황당무개하다고 보긴 어려운 측면도 있다.



“레이예스 내년에 보내자” 안타 1위 외인 타자에 방출 얘기가 나오는 이유




◇압도적 컨택에 안타, 타점 많지만...홈런이 너무 적다

일단 롯데에서 레이예스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지난 시즌부터 롯데에 입단해 막강한 컨택 능력으로 팀의 중심 타자이자 해결사 역할을 도맡아왔다. 롯데 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국내 야구계에서의 평가도 높다. 올해 올스타전이 열릴 당시 모처럼 모인 감독들이 레이예스를 보며 “너무 잘친다”며 극찬을 하는 장면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레이예스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갑자기 불거진 건 아니다. 사실 작년부터 롯데 타선이 부진에 빠질 때면 종종 레이예스에 대한 얘기가 거론됐다. 지금 상황도 비슷하다.

롯데는 지난 12일 한화전에 패하면서 올 시즌 첫 4연패를 당했다. 4연패의 요인은 극심한 타격 부진이다. 롯데는 현재 팀 타율 0.273 리그 1위로 공격력이 좋은 팀으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지난 7일 KIA전에서 6회 5점을 뽑아낸 이후 21이닝 동안 단 1점밖에 내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타격 난조를 보이고 있다.

레이예스는 지난 4경기에서 12타수 3안타 타율 0.250도 다소 부진했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서는 모두 무안타를 기록했고 12일 한화의 경기에선 2사 만루 찬스를 놓치며 부진한 타격감을 보였다.

하지만 레이예스 방출론이 나오는 건 이런 단기적인 부진만을 이유로 한 게 아니다. 작년에 이어 롯데가 고질적인 장타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현재 롯데는 팀 타율 1위에 출루율 2위(0.349)지만 팀 득점은 520점으로 4위에 밀려 있다. 특히 장타율은 0.377로 리그 7위 하위권이고 특히 팀 홈런은 55개로 리그 최하위다. 9위 KT와도 무려 20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롯데는 올해 장타와 홈런을 늘리기 위해 성민규 전 단장이 만들었던 이른바 ‘성담장’을 낮췄다. 그런데 도리어 홈런 수는 더 줄어들었다. 올해 20홈런 정도를 기대했던 나승엽이 시즌 초중반부터 부진에 빠졌고, 팀의 중장거리 타자인 윤동희, 고승민, 손호영 등도 부상과 싸우면서 컨디션이 일정하지 않은 영향이 크다.



“레이예스 내년에 보내자” 안타 1위 외인 타자에 방출 얘기가 나오는 이유




◇단타 많은 롯데 타선, 장타력 없이 고군분투

팀 타율은 최상위권인데 장타율이 낮다는 건 롯데가 득점을 내는 데 단타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결국 ‘소총 군단’으로 비유되는 롯데의 타선이 최근처럼 부진한 페이스에 빠지게 되면 경기 운영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져든다.

여기서 홈런을 잘 치지 못하는 레이예스의 스타일이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게 방출론자들의 주장이다. 레이예스는 홀로 홈런을 때려내며 팀 분위기를 바꾸는 장타 유형의 타자가 아니다. 선행 주자가 있을 때 이들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적시타를 때리는 유형이다.

달리 보면 다른 선수들이 타격감이 부진해 출루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레이예스의 장점도 발휘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레이예스는 올해 10홈런으로 리그 공동 24위에 올라 있고 작년에는 15홈런으로 리그 34위에 그쳤다. 장타율은 현재 0.476으로 리그 11위다. 홈런보다 리그 1위인 2루타(33개)에 의존한 수치이고, 타율과 안타 순위를 감안하면 장타율이 저조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즉 컨택 능력은 최상급이지만 장타가 부족한 레이예스의 타격 스타일은 단타는 많지만 장타가 절실한 롯데 타선의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해주긴 어려운 측면이 크다. 특히 LG 오스틴, KIA 위즈덤, 두산 케이브, NC 데이비슨처럼 타 구단들이 파워와 홈런 생산 능력을 갖춘 외인 타자로 국내 타자들의 부족한 장타를 메우고 있다는 점에서 ‘소총 군단’ 롯데에 레이예스의 약점은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 한화가 장타 대신 컨택과 주루, 수비 능력을 평가해 데려온 플로리얼을 방출하고 결국 장타형 타자인 리베라토를 택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올해처럼 리그에 ‘투고타저’의 흐름이 지속되고 각 구단의 외인 에이스들이 좋은 투구를 펼치게 되면 단타만으로는 승부를 내는 것이 쉽지 않다. 호투를 펼치는 상대 에이스를 상대로 일발 홈런으로 득점을 뽑아내며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것이 ‘장타의 힘’인데, 레이예스에게서 이런 부분을 기대하긴 어려운 것도 회의론이 불거지는 근거 중의 하나다.

롯데의 상황도 급변했다. 팬들의 기대치가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7위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올해 롯데는 상위권을 달리고 있고 가을 야구 진출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래서 장타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포스트시즌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구단은 외인 선발 2명에 국내 선발 1~2명을 섞는 3선발 또는 3.5선발로 로테이션을 운영하게 된다. 강한 상대팀 에이스 선발을 뚫어내려면 장타가 더 절실한데, 레이예스로는 이런 갈증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게 다시 부각된다.

“안타와 타점으로 이를 보완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종합적인 지표로 보면 레이에스의 득점 생산력은 타율과 타점 같은 전통적인 지표에 비해서도 다소 떨어지는 모습이다. 입단첫해인인 작년 타율 0.352(리그 2위)에 202안타 2루타 40개(리그 1위) 타점도 111타점(6위)을올렸지만,만 안타와 장타, 볼넷, 사구와 아웃 등 타석의 모든 결과를 반영해 한 타자의 득점 생산력을 보여주는 조정득점창출력(wRC+)는 133.3으로 리그 10위였다.

올해도 최다 안타 등을 기록 중이지만 wRC+는 122.2로 이날 현재 리그 19위다. 공격과 수비를 종합해 팀 승리에 기여한 지표를 보여주는 WAR도 올해 2.89승으로 타자 중에서 리그 17위다. 올해 부상으로 여러 번 결장한 NC 데이비슨(3.01승)보다도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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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썰’이 아닌 현실이 될 롯데의 ‘레이예스 딜레마’

물론 당장 레이예스 방출론은 ‘썰’일 뿐이다. 롯데는 이미 올 시즌 외인 교체권 2장을 모두 소진했고, 당장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활약하는 레이예스를 내보낼 이유도 명분도 없다.

다만 문제는 다음 시즌이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올해 롯데는 가을 야구 진출이 유력해지는 상황이고, 내년에는 구단과 팬 모두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김태형 감독이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한 ‘부임3년 차’’ 시즌이기도 하다. 그럴려면 롯데의 부실한 장타력은 반드시 보완해야 할 과제가 된다.

하지만 당장 중장거리형과 단타형이 많은 롯데 타선이 레이예스의 부족한 장타를 채워주길 기대하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물론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24홈런에 타율 0.399를 기록 중인 한동희가 돌아오면 새로운 거포 역할을 기대해볼 수 있고, 아직 젊은 나승엽이 한 단계 성장해주길 바랄 수도 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아직 젊고 완전히 검증된 장타형 타자로 보긴 어렵다. 가장 손쉽게 장타를 보완할 수 있는 건 타 구단처럼 검증된 장타력을 가진 외인 타자를 데려오는 것이다.

결국 롯데가 레이예스와 계속 동행한다면 국내 선수 중 장타력이 검증된 선수를 트레이드나 FA로 영입하는 방법을 검토하는 수밖에 없다. 올해 성적과 무관하게 내년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하는 롯데로선 ‘안타왕’ 레이예스와의 재계약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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