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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삼진 잡고 방심?' 냅다 뛴 광주의 아들, 위기의 한화 구했다…"귀루해도 아웃, 승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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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삼진 잡고 방심?' 냅다 뛴 광주의 아들, 위기의 한화 구했다…




[스포티비 뉴스=광주, 김민경 기자] "내 리드가 커서 귀루를 하더라도 아웃이 될 것 같아 홈 승부를 해보자는 판단에서 이뤄졌다."

한화 이글스 외야수 장진혁(31)이 팀의 5강 운명이 걸린 결정적 순간 기지로 일을 냈다. 한화는 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5-4로 승리했다. 4-1로 앞선 9회말 셋업맨 박상원이 나성범에게 추격의 적시타를 얻어맞고, 마무리투수 주현상이 2사 후에 김선빈에게 동점 투런포를 얻어맞으면서 KIA로 완전히 분위기가 기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한화가 이 경기를 역전패한다면 1패 이상의 타격을 입을 뻔했는데, 연장 10회초 장진혁이 기민한 플레이로 결승 득점을 기록하면서 팀을 구했다.

장진혁은 10회초 1사 후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치면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볼카운트 1-2로 몰려 있었지만, KIA 투수 장현식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장타로 연결했다. 다음 유로결 타석 때는 장현식의 폭투에 힘입어 3루까지 갔다. 희생플라이 하나면 다시 리드를 뺏을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유로결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유로결은 좌절하고 KIA 홈팬들은 장현식의 삼진에 열광하던 순간. KIA 포수 한승택이 별안간 3루로 공을 던졌다. 3루주자 장진혁이 홈으로 냅다 뛰고 있었다. 유로결이 헛스윙할 때 장진혁은 3루에서 꽤 떨어져 홈으로 파고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승택이 3루수 김도영에게 송구했을 때 만약 장진혁이 귀루를 선택했다면 아웃될 확률이 높았다.

장진혁은 그래서 과감히 홈으로 뛰었다. 이때 한승택의 3루 송구가 원바운드로 가면서 김도영이 한번에 포구하기 어려웠고, 김도영이 공을 한번 더듬은 찰나의 순간은 장진혁이 홈에서 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벌어줬다. 원심은 세이프. KIA는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으나 원심이 유지됐다. KIA로선 황당하게 헌납한 이 한 점이 두 팀의 승패를 결정했다. 9회말 대거 3점을 뽑으며 대역전 드라마를 꿈꿨던 KIA에 찬물을 제대로 끼얹은 장진혁의 플레이었다. 주현상이 10회말은 무실점으로 잘 틀어막으면서 한화는 힘겹게 웃을 수 있었다.

장진혁은 광주화정초-충장중-광주제일고를 졸업한 광주의 아들이다. 단국대를 졸업하고 2016년 한화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장진혁은 이날 고향 광주에서 팀 승리를 이끄는 결정적인 플레이를 해내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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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혁은 "마지막 타석에서 상대 투수(장현식)의 구위가 좋아서 빠른 볼로 승부를 보자고 생각했다. 불리한 카운트에서 실투가 들어와 운 좋게 잘 대응한 것 같다"고 먼저 2루타 상황을 되돌아봤다.

이어 "홈 대시는 승부라고 생각하고 콘택트가 되면 홈에 들어가겠다는 생각이었다. 삼진 이후 내 리드가 커서 귀루를 하더라도 아웃이 될 것 같아 홈에서 승부를 해보자는 판단에서 이뤄졌다. 결과가 좋은 만큼 이 플레이로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KBO리그 데뷔 후 최고의 투구를 펼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라이언 와이스를 언급했다. 와이스는 이날 7⅔이닝 92구 3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KIA 강타선을 꽁꽁 묶었으나 불펜 방화로 시즌 7승 수확은 무산됐다.

장진혁은 "와이스가 호투하며 고생했는데, 아쉽게 승리투수는 안 됐지만 팀이 이겨서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6위 한화는 값진 승리로 2연승을 달리면서 시즌 성적 59승63패2무를 기록했다. 5위 kt 위즈와 4위 두산 베어스가 전날 나란히 패하면서 각각 1경기차, 1.5경기차로 좁혀졌다. 한화가 연승 가도를 이어 간다면, 5위는 물론이고 4위까지도 넘볼 수 있는 판이 깔렸다.

장진혁은 "많은 팬분들이 원정까지 오셔서 응원해 주셨는데,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더 많은 승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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