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MRI 필름에 몇 백억이 왔다 갔다 한다… 운명의 검진, 신의 가호가 함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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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하성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고, 샌디에이고와 4년 보장 2800만 달러에 계약하며 화려하게 발을 내딛었다. 2021년 첫 시즌 시련의 적응기를 보내기도 했으나 2022년 팀의 주전 유격수였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 및 약물 복용 징계를 틈타 자신이 메이저리그에서도 풀타임 주전 유격수로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2023년 시즌을 앞두고 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팀에 입단한 잰더 보가츠에 유격수를 내주고 2루수로 자리를 옮겼으나 따지고 보면 전체적인 그림에서 나쁘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김하성은 지난해 팀의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며 유격수와 2루수를 모두 능수능란하게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수비 부담을 덜며 더 나은 공격 생산력을 선보였고, 2루수·유격수·3루수를 오가며 폭넓은 수비 활용도를 보여준 끝에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분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전성기를 열었다.
그런 김하성의 2024년은 무지개 환상이 가득했다. 우선 샌디에이고와 계약이 2024년으로 끝날 예정이었다. 2025년 상호 옵션이 있기는 하지만 이미 거물급 내야수로 큰 김하성이 이를 받아들일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당장 FA 시장에서는 유격수 부문에서 최대어 중 하나로 뽑혔다. 밀워키의 윌리 아다메스와 더불어 유격수 최대어로 뽑혔는데, 각종 매체에서는 아다메스보다는 김하성을 조금 더 높게 쳤다. 여기에 샌디에이고가 스프링트레이닝을 코앞에 두고 김하성과 보가츠의 수비 위치를 맞바꾸기로 하면서 대박의 판이 만들어졌다. 지난해 보여준 공격력을 올해 유격수에서 보여줄 수 있다면 말 그대로 1억 달러 유격수가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올해 행보가 그렇게 순탄하지는 않았다. 김하성은 19일(한국시간) 현재 시즌 121경기에 부지런히 나섰으나 타율 0.233, 11홈런, 47타점, 출루율 0.330, 장타율 0.370, OPS(출루율+장타율) 0.700을 기록했다. 통계전문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집계에 따르면 김하성의 2021년 조정 OPS(OPS+)는 73에 불과했으나 2022년 105를 기록하며 리그 평균 이상으로 올라섰다. 그리고 2023년 108을 기록하며 개인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하지만 올해 김하성의 OPS+는 99로 비교군 평균 대비보다 살짝 떨어진다.
그런 김하성은 최근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공격력을 향상시키던 중이었다. 좀처럼 홈런이 나오지 않았지만 17일 콜로라도와 경기에서 40경기 만에 홈런을 치며 기분을 냈다. 이어 18일 콜로라도와 경기에서는 행운의 2루타를 포함해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 갔다. 그리고 19일 미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와 경기에서도 선발 8번 유격수로 출전해 첫 타석부터 잘 맞은 좌전 안타를 쳤다. 기분이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김하성은 콜로라도 선발 블레이락을 상대로 6구째 94.9마일(약 153㎞)짜리 패스트볼이 가운데 몰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쳐 타구 속도 105.2마일(약 169㎞)의 좌전 안타를 날렸다. 단타이기는 했지만 기분을 낼 만한 안타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차라리 없었으면 했던 안타였다. 이후 주루 플레이 도중 베이스 위에서 사고가 났다. 김하성은 1사 1루에서 블레이록의 초구와 2구에 모두 스타트를 끊었다. 김하성이 뛰는 것을 본 루이스 아라에스가 타격에 나섰으나 모두 파울에 그치면서 김하성의 스타트는 무위로 돌아갔다. 두 번 연속 전력 질주를 한 김하성이 가뿐숨을 몰아쉬며 1루로 돌아왔다. 여기서 4구를 던지기 전 견제가 들어오자 정석대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베이스를 향해 뻗은 오른 어깨에 문제가 생겼다.
김하성은 어깨에 통증을 느껴 그라운드에 엎드려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고, 이어 오른손을 들어 더그아웃에 호출 신호를 보냈다. 표정이 일그러진 김하성은 왼손으로 어깨를 부여잡으며 고통을 호소했다. 마이크 실트 감독과 트레이너가 급하게 뛰어 나왔으나 김하성은 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직감한 듯했다. 김하성은 결국 경기를 포기했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헬멧을 내동댕이치며 깊은 좌절감을 드러냈다. 스스로 느끼기에 부상 정도가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면 그런 액션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김하성 스스로 불길한 느낌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샌디에이고는 이날 주전 유격수인 김하성도 부상으로 잃고, 경기도 2-3으로 져 연승이 끊긴 채 무거운 발걸음을 홈인 샌디에이고로 돌렸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김하성의 부상에 대해 "오른 어깨를 다쳤다"고 공식 발표했다.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 또한 경기 후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내일 해야 할 일들이 있다.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의료진이 살펴보면 이 부상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다"면서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로 돌아가 날이 밝는 대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받을 계획이다. 김하성은 경기 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내일(20일) MRI 검진을 통해 얼마나 심각한지 확인을 해봐야 한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최대한 빨리 돌아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의연하게 밝혔다. 그러나 최상의 시나리오는 물론, 최악의 시나리오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가장 좋은 건 큰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고 하루 이틀 정도만 쉬고 라인업에 들어가는 것이다.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는 시나리오다. 염증 등이 발견되면 부상자 명단에 올라가는 건 어쩔 수 없어도 장기 결장은 면할 수 있다. 9월 일정에는 복귀가 가능하다. 마지막 팀의 스퍼트에 힘을 보탤 수 있고, 유력해진 포스트시즌 출전도 가능하다.
반대로 올 시즌 복귀가 어려울 정도의 진단이 나온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올 시즌이 아웃되는 것도 문제지만, 앞으로 김하성을 바라볼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시선도 곤란해진다. 김하성이 이번에 다친 부위는 던지는 어깨다. 큰 문제가 발견된다면 송구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 FA를 앞둔 상황에서 김하성의 어깨가 불안한 채로 시즌이 마감된다면 값어치에도 영향을 준다. 어깨 부상 후 김하성의 상태를 검증받을 수 있는 장이 사라진다. 이 경우 FA 시장에서 각 구단들이 김하성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고, 때로는 가격을 후려치는 분위기가 나올 수도 있다. 총액 기준으로 몇 백억 원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하필 FA 행사를 코앞에 두고 이런 부상이 있었다는 게 긴장될 뿐이다.
일단 김하성은 경기 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아주 큰 부상이 아닐 가능성을 시사했다. 부상 직후 느끼는 감정과, 통증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뒤 느끼는 감정은 조금 다를 수 있다. MRI 검진에서 좋은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김하성 개인적으로나, 샌디에이고 구단으로나 모두 그렇다. 설사 부상이 있다 하더라도 경미한 수준이라면 FA 가치와 큰 연관이 없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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