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은 왜 20억 상금·억대 연봉에도 폭발했나? 13위가 100억 버는데…[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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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에서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따고 폭탄 발언을 터뜨린 안세영(22·삼성생명). 부상 관리와 대회 출전 등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 운영에 대해 작심한 듯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까지 보고가 들어갈 정도로 한국 스포츠계가 발칵 뒤집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진상 조사에 나섰고, 사격 황제 진종오는 물론 그동안 스포츠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국회의원들까지 10명이 넘게 협회에 자료 제출을 닦달하는 등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사태의 핵심 중 하나는 선수에 대한 보상 체계다. 안세영은 개인 스폰서 제한을 풀어달라는 의사를 나타냈는데 현재 협회는 요넥스와 공식 후원 계약 외에 개인 스폰서에 대해서는 일부만 허용하고 있다. 갈등의 지점이다.
협회의 국가대표 운영 지침 중 개인 후원 계약에 대해선 "그 위치는 우측 카라(넥)로 지정하며 수량은 1개로 지정한다. 단 배드민턴 용품사 및 본 협회 후원사와 동종 업종에 대한 개인 후원 계약은 제한된다"고 돼 있다. 안세영을 비롯한 대표팀과 상비군, 주니어 대표팀까지 300명에 이르는 선수들의 훈련과 국제 대회 출전을 지원하기 위한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는 게 협회의 입장이다.
때문에 안세영은 대표팀 탈퇴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개인 자격으로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에 나설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안세영은 지난해 세계선수권과 전영 오픈 등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주관 8개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거액의 상금을 받았다. BWF에 따르면 상금 총액은 62만8020달러(8억1579만 원)이다.
여기에 아시안게임 2관왕 등에 따른 포상금까지 총액은 1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대회 상금 중 10%는 함께 고생한 코칭스태프에게 주어지지만 안세영은 한국 배드민턴 선수 중 최다 수입을 올렸다.
지금까지 안세영의 BWF 누적 상금도 20억 원에 육박한다. 안세영은 소속팀에서도 지난해까진 규정에 따라 3년차 연봉 6100만 원을 받았지만 올해부터는 자유 계약으로 풀려 억대 연봉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소속팀 광고까지 2억 원에 육박하거나 넘을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다른 국가 배드민턴 스타들과 비교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인도 여자 단식 스타 푸살라 신두는 지난해 안세영과 비교도 되지 않는 부진한 성적에도 무려 100억 원 가까이 벌었다.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3위인 신두는 지난해 BWF 상금 5만 달러를 간신히 넘겨 상금 랭킹은 99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2019년 세계선수권 금메달과 2021년 도쿄올림픽 동메달 등을 따내며 인도에서는 국민 영웅으로 꼽혀 각종 광고와 후원이 쇄도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신두는 지난해 710만 달러(약 92억 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 단식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빅토르 악셀센(덴마크) 역시 상당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안세영을 넘어 지난해 BWF 상금 1위 64만5095달러(약 8억4000만 원)를 벌었던 악셀센은 덴마크를 떠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로 이주해 따로 훈련하면서 각종 후원으로 수백만 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악셀센은 최근 안세영의 발언에 대해 지지한다는 입장을 SNS에 남겼다. 각종 국제 대회에서 신두는 물론 악셀센 등 해외 선수들과 교류하고 있는 세계 1위 안세영으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안세영 측에 거대 기업이 후원 계약을 제의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협회는 다른 선수들과 형평성 차원에서 개인 스폰서에 대한 제한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여기에 개인 스폰서를 광범위하게 풀어줄 경우 협회 공식 후원 규모가 크게 줄어 유망주 육성 등의 사업이 축소될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이런 갈등이 지속돼 오다 급기야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계기로 폭발한 셈이다. 물론 안세영이 올림픽이 한창일 때 돌출 발언을 내놓아 다른 배드민턴 대표팀이나 다른 종목 선수들에 대한 관심을 뺏은 측면은 있다. 때문에 안세영도 이후 SNS를 통해 사과하면서 충분히 다른 선수들이 축하를 받은 뒤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계적인 추세에 맞지 않는 현재 보상 체계에 대한 불만은 이해할 만한 여지가 있다. 더불어 종목 전체를 생각해야 하는 협회 입장도 난처한 게 사실이다. 과연 문체부와 체육회, 정계에서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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