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로 "사랑해요"+손하트까지...한국에 진심인 ML 투수, 생애 첫 태극마크 달고 '무실점' 쾌투→韓 17년 만의 꿈도 이룰까
작성자 정보
- 최고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5 조회
- 목록
본문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투수가 마침내 '어머니의 나라'를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빅 리그 7년 차이자 한국계 투수, 데인 더닝(시애틀 매리너스)은 오는 5일 처음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를 밟는다. 더닝은 지난 2023년 대회 당시에도 KBO 전력강화위원회로부터 소집 제안을 받았다. 본인도 소집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고관절 부상이 원인이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어머니의 나라를 위해 뛸 수 있게 됐다.
더닝은 지난 2일 KBO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한국 대표팀으로 합류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먼저 "나는 미국 플로리다 잭슨빌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어머니는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라셨다"며 자신의 뿌리를 소개했다.
한국 대표팀을 택한 이유로는 '어머니의 나라'라는 점을 짚었다. 그는 "어머니와 외가 식구들을 대표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영광이자 특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실 더닝의 태극마크를 향한 열망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그는 최근 미국 'MLB 네트워크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도 "지난 몇 년 동안 WBC에서 한국 대표팀으로 뛰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고 털어놨다. 또 이번 대표팀 합류에 대해서는 "이 팀의 일원이 될 수 있어 매우 기대되고, 동시에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더닝의 가족들은 이번 대표팀 합류 소식에 뜨거운 축하와 응원을 보냈다고한다. 다만 그의 어머니는 걱정의 마음이 컸다고.
더닝은 "다들 정말 기뻐해 줬다. 사실 어머니는 기쁜 마음보다 걱정이 더 크셨던 것 같다. 제가 잘하기를 바라시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응원해 주신다. 남동생과 여동생은 (대표팀 합류를) 정말 좋아해 줬고, 아버지 역시 엄청나게 기뻐하셨다. 다들 제가 경기하는 모습을 무척 보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점만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마운드에서 제 능력을 다 발휘해 최대한 많은 경기에서 이기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끝으로 국내 팬들을 향해 한국어로 "사랑해요"라는 진심 어린 인사도 남겼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의 각오는 첫 등판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더닝은 지난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2026 WBC 공식 평가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더닝은 1회 말 선두타자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으나 후속 타자 3명을 각각 우익수 뜬공, 헛스윙 삼진, 2루수 땅볼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2회에는 1사에서 2루타를 허용하며 주자를 내보냈으나, 이후 상대한 오릭스 타자들을 각각 유격수 땅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넘겼다.
3회에는 한국 수비진의 실책으로 위기를 맞았다. 선두 타자 후쿠나가 쇼의 3루수 방향 타구를 잡은 유격수 김주원(NC 다이노스)의 송구가 1루수 키를 넘어가면서 공이 빠졌다. 그 사이 후쿠나가는 2루까지 내달렸다. 이어진 무사 2루에서는 김혜성(LA 다저스)이 땅볼 타구 포구에 실패하면서 순식간에 무사 1, 3루 위기로 번졌다.
더닝은 흔들리지 않았다. 니시카와 료마와 구레바야시 고타로를 연거푸 뜬공으로 막아냈다. 계속된 2사 1, 3루에서는 오타 료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총 37개를 던진 더닝은 4회를 앞두고 좌완 송승기(LG 트윈스)와 교체됐다. 이날 직구 구속은 시속 140㎞ 초중반으로 빠르진 않았지만, 다양한 변화구를 적재적소에 섞어 던지면서 오릭스 타자들을 묶었다.

WBC 개막을 이틀 앞두고 치른 마지막 평가전에서 더닝의 존재감은 빛났다. 무엇보다 현재 대표팀 마운드 사정을 감안하면 그의 합류는 가뭄 속 단비와도 같다.
당초 원투펀치로 기대를 모았던 원태인(삼성 라이온즈)과 문동주(한화 이글스)가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했고, 전날(2일) 선발로 나선 곽빈(두산 베어스) 역시 2이닝 3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더닝은 제 몫을 해내며 선발진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더닝은 17년 만의 WBC 본선 진출을 꿈꾸는 대표팀은 물론, 그의 어머니에게도 누구보다 든든한 '한국의 아들'이 됐다.


사진=데인 더닝 SNS, 게티이미지코리아, 'KBO' 캡처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