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은 박해민 대안이 없다… LG가 다시 잡고 본다? 4년 60억→이번에는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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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염경엽 LG 감독은 순간적으로 머리가 복잡해졌다. 대비는 하고 있었지만 꺼내드는 것은 싫었던 플랜B 카드가 눈앞으로 다가온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8회에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
주전 중견수인 박해민(35)이 쓰러졌다. 7-0으로 앞서 승리를 예감하고 있었던 8회 오윤석의 타구를 쫓은 박해민은 마지막 착지 과정에서 왼 발목을 다쳤다. 정상적으로 착지가 되지 않으면서 순간적으로 충격이 컸다. 박해민은 결국 트레이닝 코치의 등에 업혀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이겨도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게 이런 경기였다.
박해민은 12일까지 시즌 110경기에서 타율 0.276, 3홈런, 32타점, 42도루를 기록하는 동시에 건재한 수비력을 뽐내며 잠실의 드넓은 중원을 지키고 있었다. 타율이 특별하지는 않고, 장타는 잘 없는 선수라고 해도 출루율(.380)이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 팀 공격에 기여하는 비중도 제법 컸다. 무엇보다 박해민을 대체할 수비수가 없었다. 박해민은 1년에도 수비로 몇 점을 막아내는 선수였다. 이는 계량하기 어려워 그렇지 팀에 어마어마한 플러스라는 것은 모두가 체감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박해민이 다치는 순간 ‘신민재 중견수’ 카드를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1~2경기, 혹은 열흘 정도 결장이라면 백업 외야수인 최원영을 써 그 기간만 버티는 방법이 있었다. 그러나 발목 부상 상태가 심각해 장기 결장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최원영 카드로는 약하다는 게 염 감독의 생각이었다. 염 감독은 캠프 때부터 이런 상황에 대비해 신민재 중견수 카드를 준비했었다. 그 카드가 현실화되는 것 같았다.
염 감독은 “만약 박해민이 한 달이다 그러면, 신민재를 썼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중견수 수비는 생각보다 비중이 크기 때문에 모험을 걸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오히려 신민재를 중견수로 쓰고, 2루는 구본혁이나 천성호로 메우는 데 더 안전한 선택이라고 여겼다. 박해민이 쓰러진 사이, 이처럼 염 감독의 머릿속에는 온갖 플랜들이 바쁘게 오갔다.
다만 이 카드를 뽑아 쓸 일은 없었다. 검진 결과 장기 결장을 요구하는 수준의 부상은 아니었다. 내측삼각인대에 미세 손상 진단을 받기는 했지만 며칠 쉬면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염 감독은 “다음 주(8월 18일 주간)부터 출전을 생각했는데 주말부터 뛸 수 있다고 한다”면서 현재 박해민이 이어 가고 있는 연속 경기 출전 기록도 배려할 생각이라고 했다. 주말에는 대타로 뛰고, 다음 주부터는 다시 주전으로 나갈 전망이다.
박해민은 올해 35세의 선수다. 30대 중·후반, 심지어 마흔을 넘어서도 선수 생활을 하는 선수들도 많지만 어쨌든 적지는 않은 나이다. LG는 중견수 자리에 확실한 자원이 없었고, 그래서 2022년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4년 총액 60억 원에 박해민을 영입했다. 박해민의 4년간 그 다음 선수를 준비시킨다는 계획이었지만 아직은 윤곽이 진하게 드러난 것은 아니다.
염 감독은 최원영이 장기적으로 박해민의 뒤를 이을 선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수비 레인지로 보면 원영이가 수비에서는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공·수·주 전반적인 영향력에서 당장 박해민을 완벽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도 말했다. 염 감독은 “1년, 1년이 쌓이다 보면 될 것”이라고 했다. 아직은 박해민이라는 우산 속에 최원영, 혹은 다른 중견수 자원이 더 성장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것이다.
염 감독은 이런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당장은 “박해민을 커버할 수 있는 자원이 우리한테는 없다. 백업들은 아직 너무 어리고 차이가 많이 난다”고 종합했다. 오히려 코너 외야수보다 대안을 찾기가 더 쉽지 않다는 생각이다. 주전 중견수라면 수비력이 뛰어나야 하고, 그러면서도 팀 타선에 ‘민폐’를 끼치지 않을 정도의 공격력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 지금 LG에서 이 두 조건을 충족시키는, 어쩌면 최소 요건을 훌쩍 넘겨 충족할 수 있는 선수는 박해민이 유일하다.
박해민은 2022년 맺은 4년 계약이 올해로 끝난다.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 박해민의 보상 등급은 B등급. 30대 중반의 나이에 보상 장벽도 만만치 않아(박해민 2025년 연봉 6억 원) 타 팀은 머뭇거릴 수 있다.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모르지만 아무래도 LG가 협상에서는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것 자체는 틀리지 않다. 일단 LG가 못해도 1~2년은 더 박해민을 필요로 한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구단과 선수의 바라보는 지점이 달라 세부 조건은 이견이 있을 수도 있다. 협상 테이블 자체는 마련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두 번째 FA 협상은 어떻게 이뤄질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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