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양궁장 민폐’ 파리 올림픽 참관단... 수협조합장·병원 행정원장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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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소셜미디어를 달군 게시물이 있었다. 작성자는 “파리 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경기에서 ‘팀 코리아’라고 써 있는 옷을 입은 어르신들이 앞줄부터 서너 줄을 꽉 채우고 앉아 상대 선수가 활 시위를 당길 때 큰 소리로 방해했다”면서 “이들의 정체는 전국 지역자치단체 산하 회장, 부회장, 사무처장이다. 세금으로 숙식과 경기 티켓을 제공받았다”라고 썼다. 이는 ‘올림픽 나라 망신’이라는 제목으로 확산했다. 대한체육회는 “지방체육회 임원들이 국제대회 개최 노하우를 습득하기 위해 운영한 파리 올림픽 참관단”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지방 체육단체와 국제대회 운영이 무슨 상관이느냐”는 지적이 많았다.
그런데 세부 내용을 살펴보니 참관단 중엔 지방체육단체 임원마저도 아닌 참가자가 더러 있었다. 22일 대한체육회가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참관단은 총 98명으로 7월 27일~8월 11일까지 6일씩 3회차(32명·40명·26명)로 나눠서 파리 올림픽을 관람했다. 이 중에는 조계종 전국 신도회 사무총장이나 사찰 행정 직원, 수산물 협동조합장, 민간 병원 행정원장 등 비(非)체육계 인사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었다. 조모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도 참관단을 따라 파리로 갔다. 스포츠안전재단 직원 3명도 파리행 비행기를 탔다. 올림픽과는 관련이 없는 단체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다. 이 회장은 과거 조계종 신도회장을 지낸 바 있다.
이번 파리올림픽 참관단 전체 규모는 98명. 7월 27일부터 8월 11일까지 6일씩 3회 차(32명·40명·26명)로 나눠서 파리 올림픽을 구경했다. 항공비는 개인 부담으로 하고 숙소와 식비, 차량, 통역 등 체류비를 지원했다. 이를 위해 6억6355만원이 들어갔다. 이들은 올림픽 경기 관람 외에도 파리 시내와 인근 지역 관광, 박물관과 전시회 등을 둘러보는 데 돈을 썼다. 주프랑스한국문화원에서 ‘한국의 놀이’ 전시도 관람했다. 박물관 등 관광지 입장료만 820만원 정도였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체육회 직원 9명이 따로 파리로 갔고, 여기에도 3710만원이 소요됐다. 체육계 안팎에선 “지방체육회와 국제대회 운영은 핑계일 뿐, 각계각층의 민심을 사로잡기 위한 외유성 출장”이라며 “배경에는 내년에 있을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있다. 이기흥 체육회장의 3연임에 어떻게든 힘을 보태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한체육회는 자체 예산이 아닌 기부금 6억원 가량으로 참관단을 운영했다고 해명했다. 회원 단체나 관련 기업으로부터 받은 것이고, 세금을 사용한 게 아니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해당 기부금 명목에는 참관단 뿐 아니라 선수단과 지원단 운영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목적과는 관계없이 기부금이 사용된 것이다. 김승수 의원은 “참관단 지원 외에 파리올림픽 선수단과 지원단 지원을 명목으로 받은 기부금을 모두 참관단 운영에 쓰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더욱이 참관단 운영 목적과 맞지 않는 인원들이나 관광지 방문에도 지원된 사항은 국민 눈높이에 맞게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참관단 중 지방체육회 임원이 아닌 분들은 진천선수촌을 설립하고 관리하는데 도움을 줬다. 올림픽 등 국제대회를 개최하고 운영하는데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해명했다. 관광지 탐방에 대해서는 “스포츠 대회는 경기만이 아니라 시내 문화 탐방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했다. 기부금 관련 문의에는 “기부금 명목을 다시 확실히 분류하는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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