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하지마! 죽여버릴거야" 손흥민, 판더벤 50M 질주→시즌 2호골 털어놨던 솔직한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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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프리미어리그 홈 개막전에서 시즌 1호골·2호골을 연달아 터트리며 레스터 시티 원정길 혹평 설움을 털어냈다. 하지만 미키 판 더 벤이 50m 가량을 질주하며 전진할 때 "패스하지마"라고 생각했던 웃픈 심정을 털어놔 축구 팬들을 폭소하게 했다.
손흥민은 25일(한국시간) 토트넘 구단 공식 채널과 인터뷰에서 "판 더 벤이 볼을 몰고 계속 질주할 때 어떤 생각이 들었냐"는 질문에 "볼을 뺏자마자 나한테 패스하면 죽여버릴거야(I wanna kill you)"라고 대답해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토트넘은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에서 에버턴을 4-0으로 대파했다. 레스터 시티 원정길이었던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개막전)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1-1로 비겼던 아쉬움을 안방에서 털어내고 무실점·다득점으로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경기 전 영국 공영방송 'BBC'와 인터뷰를 통해 지난 시즌 톱으로 뛰었던 소감을 말한 적이 있다. "팀이 때때로 다른 시스템을 써야 할 때가 있다"라고 답변했던 그였지만 "나보다 훨씬 큰 중앙 수비수들을 상대로 등을 지고 골을 넣는다는 건 정말 어려웠다. 좁은 공간에서 방향을 바꾸고 슈팅 할 수 있는 각이 나오지 않을때는 더 힘들었다. 사실 난 왼쪽에서 상대 수비수와 1대1 상황을 즐기며, 측면에서 무언가 만드는 걸 선호한다"라고 털어놨다.
프리시즌부터 레스터 시티와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까지 왼쪽 측면에서 뛰었지만 에버턴전에서 톱으로 활약해야 했다. 토트넘이 올해 여름 팀 역대 최고액을 들여 영입했던 도미닉 솔랑케가 레스터 시티전 발목 부상으로 뛸 수 없었고, 히샤를리송까지 90분 풀핏 컨디션이 아니었기에 불가피한 결정했다.
윌슨 오도베르, 제임스 매디슨, 쿨루세브스키, 브레넌 존슨이 손흥민 뒤에서 화력을 지원했고 손흥민은 톱 자리에서 에버턴 골망을 조준했다. 토트넘은 레스터 시티전 부진을 털어내려는 듯 초반부터 강하게 에버턴을 압박했고 '웃음 가스' 사건으로 토트넘 팬 인상을 찌푸리게 했던 이브 비수마의 속죄포로 먼저 리드를 잡았다.
이후 손흥민의 발끝이 달아올랐다. 에버턴이 스로인 상황 이후 후방 빌드업을 하고 있었는데 손흥민의 예측 플레이가 성공했다. 측면부터 골키퍼 진영까지 쉴새없이 압박했고 조던 픽포드 골키퍼 실책을 유발했다. 압박으로 볼을 따낸 손흥민은 빈 골대에 정확하게 툭 밀어차 올시즌 첫 골을 신고했다.
레스터 시티전에서 왼쪽 측면에서 이타적인 플레이와 위협적인 개인 드리블을 보였지만, 후반전 팀 컨디션이 떨어져 유효슈팅 0개를 기록했다. 경기 후 현지에서 낮은 평점에 "보이지 않았다"는 혹평과 일각에선 "이날은 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레스터 시티를 압도해 곧 추가골이 터질 거라는 오만함이 느껴졌다"라는 어이없는 비판까지 들어야 했다.
한 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앞선 비판을 모두 잠재웠다. 달아오른 손흥민은 톱에서 프리롤로 토트넘 공격을 이끌었고 토트넘 추가골에 기틀을 마련했다. 후반전에 시즌 2호골(멀티골)까지 만들면서 모든 논란에 마침표를 찍고 자신이 톱 클래스 공격수라는 걸 다시 한번 입증했다.
손흥민의 두 번째 골은 중앙 수비수 미키 판 더 벤의 과감한 선택이 90%를 차지했다. 판 더 벤은 토트넘 진영 후방에서 볼을 끊은 뒤 '번리전 푸스카스상 손흥민'처럼 볼을 몰고 에버턴 진영까지 질주했다.
손흥민은 판 더 벤 속도에 맞춰 왼쪽 측면을 달렸다. 판 더 벤은 에버턴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에 도달하자 손흥민에게 볼을 툭 밀어줬다. 순식간에 에버턴 수비가 무너져 골키퍼와 1대1 상황이 됐지만 손흥민이 왼발로 볼을 컨트롤해 슈팅 각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픽포드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볼을 밀어 차 두 번째 골을 완성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볼을 뺏자마자 나한테 패스하면 죽여버릴거야(I wanna kill you)"라고 웃으면서 당시 상황을 말했다. 짧은 농담을 한 뒤에는 "하지만 판 더 벤이 완벽한 타이밍에 패스해 줄 거라는 걸 알았다. 판 더 벤의 질주를 볼 수 있어서 기뻤다. 내 골은 판 더 벤의 골"이라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이어 "엄청난 결과였다"라면서 프리미어리그 홈 개막전에서 열렬한 응원을 했던 홈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손흥민에게 에버턴전은 여러모로 의미가 컸다. "손흥민은 과거형이다. 이제 상승 곡선에 있는 선수가 아니다. 선발로 뛸 자격이 없다. 올해 여름 토트넘이 팔아야 할 선수에 손흥민이 있어야 한다"라던 무지성 혹평을 한 번에 날려버렸고, 멀티골로 프리미어리그 통산 122골을 기록했다. 로멜루 루카쿠(121골), 스티븐 제라드(120골)를 단숨에 넘고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골 단독 2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공식 맨오브더매치(MOM)과 축구통계업체들에 평점 9점을 받으며 최고 평가를 받았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에버턴전이 끝난 뒤 손흥민 질문에 "난 손흥민이 여전히 더 많은 걸 열망하고픈 의욕을 칭찬한다. 토트넘 전설이 되는 것에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손흥민이 모든 걸 다 끝내고 난 뒤에는 분명 토트넘에서 존경받는 선수로 남을 것"이라며 아낌없는 칭찬을 했다.
에버턴전에서 손흥민 톱을 결정한 배경도 설명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우리 팀에서 가장 전방 압박이 뛰어난 선수다. 오늘 손흥민을 9번 자리에 배치했던 건 에버턴 골키퍼 픽포드가 후방 빌드업 핵심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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