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PS 진출했는데…다년 계약 거절하고 떠난 뷰캐넌, 고난의 1년 끝 '트리플A 10승' 유종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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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출신 우완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35)이 트리플A 시즌 최종전에서 8이닝 구원승이라는 진기록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신시내티 산하 트리플A 루이빌 배츠 소속 뷰캐넌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루이빌슬러거필드에서 열린 오마하 스톰체이서스(캔자스시티 로열스 산하)와의 경기에 2회 두 번째 투수로 구원등판, 8이닝 1피안타 2볼넷 2사구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팔뚝 부상에서 회복된 이안 지보가 재활 등판으로 선발 1이닝만 던진 뒤 2회부터 뷰캐넌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7회 2사 후 타일러 톨버트에게 허용한 중전 안타로 유일한 피안타로 9회 경기 끝까지 뷰캐넌이 8이닝 105개의 공으로 끝냈다.
커터(39개), 포심 패스트볼(32개), 커브(17개), 체인지업(15개), 싱커(2개) 등 5가지 구종을 구사한 뷰캐넌의 이날 최고 구속은 시속 92마일(148.1km)로.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90.5마일(145.6km). 빠른 공은 아니지만 맞혀 잡는 투구로 8이닝 구원승을 따냈다.
이날 경기는 루이빌의 시즌 최종전이었다. 루이빌은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고, 뷰캐넌에게도 사실상 올해 마지막 등판이었다. 신시내티가 잔여 시즌 5경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뷰캐넌을 콜업할지는 않을 듯하다. 이날 105개의 공을 던진 만큼 콜업 시그널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0~2023년 4년간 KBO리그 삼성 에이스로 활약한 뷰캐넌은 지난겨울 그러나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삼성이 2년 다년 계약을 제시했지만 뷰캐넌은 미국으로 돌아갔다. 지난 1일 ‘신시내티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뷰캐넌은 한국을 떠난 이유로 “가족 상황과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 때문이다”고 밝혔다.
가족을 먼저 언급했지만 금전적인 조건도 맞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장된 계약을 뒤로한 뷰캐넌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시범경기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해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했다. 선발투수들이 막강한 필라델피아에선 좀처럼 콜업 기회가 오지 않았고, 지난달 28일 신시내티로 현금 트레이드됐다.
신시내티에서 기다렸던 빅리그 콜업을 받았다. 지난 1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을 앞두고 콜업된 뷰캐넌은 이날 4회 구원등판, 3⅓이닝 2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9년 만의 메이저리그 복귀 감격을 이뤘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양도 지명(DFA)으로 방출 대기 신세에 처했다. 딱 하루짜리 선수라는 냉혹한 현실을 마주했다.
DFA 기간 원하는 팀이 없어 다시 트리플A로 내려간 뷰캐넌은 루이빌에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트레이드 전 필라델피아 산하 트리플A 르하이밸리 아이언피그스에서 9승을 올렸던 뷰캐넌은 이날 루이빌에서 거둔 첫 승을 더해 트리플A 10승을 채우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해 뷰캐넌의 트리플A 시즌 전체 성적은 25경기(18선발·117이닝) 10승3패 평균자책점 5.15 탈삼진 88개. 10승을 거두긴 했지만 평균자책점이 5점대로 높다. 뷰캐넌은 “난 야구를 사랑한다. 아직 내게 힘이 남아있고, 야구를 계속 할 것이다”고 현역 연장 의지를 보였지만 올해 성적이 아쉽고, 내년이면 36세가 된다는 점에서 좋은 조건의 계약을 받기는 어렵다.
뷰캐넌이 떠났지만 삼성은 올해 KBO리그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토종 에이스 원태인이 리그 최다 15승을 거둔 가운데 코너 시볼드(28경기 160이닝 11승6패 평균자책점 3.43), 데니 레예스(25경기 138이닝 10승4패 평균자책점 3.78) 외국인 원투펀치가 초반 적응기를 거쳐 모두 두 자릿수 승수로 뷰캐넌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KBO리그에서 뷰캐넌에 대한 보류권은 삼성이 갖고 있다. 한국에 돌아갈 팀은 삼성밖에 없는데 코너와 레예스 둘 다 1996년생 28세로 한창이다. 삼성에서 둘 다 재계약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뷰캐넌으로선 갈 곳이 마땅치 않다. 9년 만에 빅리그 마운드에 올랐지만 감격은 딱 하루로 끝났고, 삼성의 다년 계약을 뿌리친 게 두고두고 아쉽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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