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가 전하는 전북 선수단 분위기…“다들 굶주리고 있어, 저 역시 건강한 경쟁 위해 기회 기다리는 중”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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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슬파크의 왕이었던 이승우(전북현대)가 적으로 돌아와 친정팀 수원FC에 비수를 꽂았다. 데뷔골과 함께 2도움을 올리며 팀의 대승을 이끄는데 큰 힘을 보탰다.
전북현대는 14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0라운드 수원FC 원정경기에서 6-0 대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 2승 1무로 나란히 무패를 달리고 있던 두 팀은 초반 팽팽하게 맞서다가 전반 17분 이영재의 선제골로 전북이 분위기를 잡았다. 이후 후반전 들어서 완벽하게 흐름을 가져온 전북은 계속해서 몰아쳤고 송민규의 페널티킥 골과 안드리고의 추가골이 터지며 격차를 확 벌리기 시작했다. 전북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전진우, 이승우, 에르난데스까지 골 맛을 보며 오랜만에 대승을 거뒀다.
수원FC전 모든 관심은 이승우에게 쏠렸다. 이번 시즌 상반기까지 수원FC에서 활약했던 이승우는 지난 7월말 전북 이적을 확정했다. 김은중 감독 체제에서 정승원, 안데르손과 함꼐 공격 삼격편대로 활약하며 팀의 돌풍을 일으켰던 ‘캐슬파크의 왕’이 적이 되어 돌아온 순간이었다.
이승우는 벤치에서 먼저 경기를 시작했다. 김두현 감독은 최전방 투톱 자리에 이영재, 송민규에게 먼저 기회를 주고 후반전 공격적인 카드를 꺼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승우를 두고는 “점차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후반전 교체 투입을 예고했다.
그리고 팀이 2-0으로 앞선 후반 19분 이승우는 이영재를 대신해 경기장에 투입됐다. 최전방 투톱의 한 자리를 대체하며 부지런히 뛰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후반 추가시간 4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에르난데스에게 패스를 밀어주며 두 번째 도움까지 기록하며 1골 2도움으로 친정팀에 제대로 비수를 꽂으며 전북의 대승에 큰 힘을 보태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 이승우는 “하위권에 있는 팀들이 대다수 승리했다. 우리 또한 이번 경기 중요함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 쉽지 않은 원정 경기에서 승리해 기쁘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 다음은 이승우와의 일문일답
“처음 경기장에 들어설 때부터 어색했다. 처음으로 수원종합운동장 원정석을 가봤다. K리그에 와서 수원FC에서만 뛰었다. 원정팀으로 오다 보니 어색했다. 홈에 있을 때가 생각이 많이 났다. 원정팀 쪽에서 몸을 풀고 옷을 갈아입으니 확실히 어색했다”
- 잔류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한데
“여전히 모르겠다. 우선 다른 팀을 생각하기보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나 우리가 결과를 내는 것이 먼저다. 그 이후 다른 팀 결과나 순위를 보고 있다. 최우선적으로 우리가 남은 경기 다 이겨서 더 유리한 위치에 서있고 싶다”
- 경기 후 수원FC 서포터스석 가까이 가서 대화를 나눴는데,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수원FC를 떠나 전북으로 이적했을 당시 마지막 경기가 원정이었다. 홈 팬들께 인사하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오랜만에 인사드리고 싶어서 이야기를 나눴다. 팬들께서 즐겁게 맞이해주셔서 감사하다. 팬들께 ‘수원FC 많이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 김두현 감독이 ‘선수들이 점점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이해하고 있다. 다음 경기들이 기대된다’라고 했는데, 선수들이 느끼기에는 어떤가
“전북이라는 팀은 한 시즌을 치르면서 많아야 3~5번 정도 지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위치로 인해 자존심 상하는 선수, 기분이 안 좋은 선수들이 있다. 우리 선수들이 더 분발해서 감독님이 원하시는 축구를 조금 더 따라가고자 한다. 그러다 보면 좋은 결과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전북에는 새로 온 선수들이 많다. 새로 호흡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서는 선수단 보강으로 인해 팀에 활력이 돌고 있는데
“저 역시 새로 왔다. 팀에 잘 적응하고 저를 제외하고 많은 선수들이 새로와서 서로 알아가고 있는 그런 단계다. 그 중심에는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가 쉬지 않고 전술을 알려주는 부분들이 있었다. 훈련을 통해 준비하는 것들이 보상받는 기분이라 저도 기분이 좋고,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저도 다 뛰고 싶다. 많은 시간을 소화하고 싶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지금 우리 팀의 위치가 누가 뛰고, 안 뛰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일단 승리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런 위치에 놓여있기 때문에 선수들 간에 서로 존중하고 건강한 경쟁을 하면서 좋은 팀이 되고자 하는 마음들이 크다. 저 또한 당연히 경기를 못 뛰면 한편으로 속상하고, 짜증도 나지만 훈련을 할 때나 시합을 하기 전에도 선수들끼리 장난으로 한 마디씩 한다. 다들 ‘이번 경기 잘해야 계속 선발로 뛸 수 있으니까 잘해라’라는 식이다. 또, ‘벤치에 있는 선수들이 다 굶주려 있으니 최선을 다해달라’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선발로 나서는 선수들이 정말 최선을 다해주고 있고, 벤치에 있는 선수들도 각자의 기회를 기다리면서 준비하고 있다. 누가 뛰든 지금 전북이라는 팀은 정말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그런 스쿼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저 또한 벤치에서만 기다리고 있다. 선발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기 위해 잘 준비하고 있고, 저뿐만 아니라 벤치에 있는 선수들, 벤치에 있지 않은 선수들 모두 한 마음이다. 정말 건강한 경쟁을 하면서 좋은 팀이 되고 싶다”
- 에르난데스의 득점 당시 사실 본인이 더 좋은 위치에 있었다. 그럼에도 다시 에르난데스에게 패스를 넣었는데 어떤 상황이었나
“일단 제가 골 넣을 수 있게 에르난데스가 패스를 줬다고 알고 있다. 에르난데스가 드리블하고 저에게 주고 들어갈 때부터 저는 다시 패스를 내주고 싶었다. 에르난데스가 저에게 도움을 줬고, 저도 도움을 주고 싶었다”
“사실 전북에 오기 전 전북 경기를 많이 보면서 선수들이 이기적인 플레이를 했던 부분이 있다고 느꼈다. 내가 직접 득점하는 대신에 조금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에게 내줘서 득점하고 이기면 그게 또 좋은 시너지가 난다고 생각한다. 감독님도 그걸 또 원하시기도 한다. 제가 처음 왔을 때 감독님께서 주문하셨던 부분도 항상 골을 넣지 않아도 이런 식으로 도우면서 서로 좋은 시너지를 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오늘 에르난데스와 좋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어 저도 기분이 좋다”
- 경기 후 전 동료였던 수원FC 선수들과 대화를 나눴다. 오늘 활약으로 원망하는 선수들은 없었는지
“경기 전부터 수원FC 라커룸에 있긴 했었다. 인사도 나누고 그랬다. 그래서 경기 끝나고는 가볍게 인사만 했다. 다들 원망보다는 같은 축구선수로서 축하해 줬다”
[수원=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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