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이 감독 '내부 총질'…얼룩진 배드민턴계, 차기 사령탑 선출도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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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이른바 '안세영 사태'로 쑥대밭이 된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여전히 바람 잘 날 없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김택규 협회장이 언론을 통해 김학균 대표팀 감독을 비판하는 '내부 총질' 모습까지 나오면서 분위기는 극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5일 안세영(22·삼성생명)이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자마자 배드민턴협회의 불합리함을 폭로한 이후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배드민턴 종목을 넘어 체육계 전체를 크게 뒤흔들어 놓았으나 아직 명확히 해결된 것은 없다.
배드민턴협회가 주도한 진상조사위는 출범 일주일도 안 돼 문화체육관광부의 제동으로 해산했고, 안세영은 여전히 협회 측과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대신 국회, 문체부와 손을 잡고 대응하는 모양새다.
미디어의 관심이 모두 안세영과 협회 간 갈등으로 쏠리면서 올림픽 직후 열린 국제 대회 일본 오픈과 코리아 오픈에 출전한 '다른 배드민턴 선수'들의 행보는 대중의 관심 밖이다.
뚜렷한 해결 방안 없이 시간만 흘러가는 답답한 상황에서 협회 내부 파열음도 나왔다.
대표팀의 모든 활동을 관장하고 관리하는 김택규 협회장이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김학균 감독에게 책임을 전가하듯 비난의 목소리를 높인 것.
해당 보도에 따르면 김 회장은 김 감독을 향해 '개인적인 성향이 많다', '선수들과 소통이 부족했다', '지나치게 올림픽 출전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운영했다' 등 날을 세웠다.
앞서 김학균 감독은 안세영의 작심 발언이 나온 뒤 "선수와 협회 간의 문제일 뿐 나와는 별개"라는 뉘앙스로 해명했는데, 김 회장이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가뜩이나 판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회장과 감독이 서로 '네 탓 공방'을 하자, 배드민턴협회를 향한 비난 여론은 더 커지고 있다.
배드민턴협회는 이외에도 '셔틀콕 이면 계약', '기념품 리베이트' 등 여러 문제점을 지적받고 있다. 협회 측은 대부분 규정에 따른 판단이라며 떳떳하다는 입장이지만, 내부 분위기는 이미 초토화됐다.
사실상 김택규 회장 체제의 협회는 제 기능을 잃었다고 봐도 과언 아니다. 실제로 최근 협회 내 행정 직원들은 국회의 방대한 자료 요구에 대응하는 것 외에 다른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대표팀 감독을 새로 뽑는 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현재 코리아 오픈에서 대표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 김 감독은 오는 10월 말이면 2년 임기를 마치고 협회를 떠난다.
신임 감독을 뽑기 위한 절차를 감안하면 적어도 9월 초에는 협회가 모집 공고를 낸 뒤 이후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현재 이에 대한 준비가 정상적으로 되지 않고 있다.
만약 새 감독 선임 절차가 제대로 이뤄진다 해도 적임자를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미 대표팀 내 지도 체계가 흐트러진 데다가 현장과 프런트 간 파열음까지 나고 있으니 선뜻 감독 자리에 앉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한 배드민턴계 인사는 "협회가 지금쯤 새 감독 선임 절차를 주도적으로 논의해야 하는데 지금 분위기로는 감독을 뽑는 것도, 지원하는 것도 모두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사태가 언젠가는 수습되겠지만 그사이 진통을 겪는 과정에서 대표 선수들의 경기력도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한국 배드민턴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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