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만 해라, 뭐든 다 해줄게… KIA 역대급 지원 스타우트 영입, 3일 만에 네일 대체자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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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2017년 이후 첫 정규시즌 우승에 가까워진 KIA가 마지막으로 찾아온 악재에 기민하게 움직였다. 올해 12승을 거두며 팀 외국인 에이스 몫을 했던 제임스 네일(31)이 부상으로 쓰러지자 3일 만에 대체 선수를 찾아 현장에 힘을 실어줬다. 성공 여부를 떠나 구단으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을 다 한 가운데, 선발 로테이션 구축에 고민하던 이범호 KIA 감독 또한 한숨을 돌리고 남은 일정에 임할 수 있게 됐다.
KIA는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KIA 타이거즈가 대체 외국인 선수 에릭 스타우트(31세)를 영입했다. KIA는 28일 대체 외국인 선수로 투수 에릭 스타우트(Eric Stout, 좌투좌타, 1993년생)와 연봉 4만5천 달러(약 6000만 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스타우트는 최근 부상을 당해 정규시즌 출장이 어려워진 제임스 네일의 부상 공백을 메울 선수다. 올해 KBO리그에 도입된 단기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했다. KIA는 윌 크로우의 부상 당시에도 이 제도를 활용해 캠 알드레드(28)를 영입한 전력이 있다.
KIA는 “미국 일리노이주 글렌 엘린 출신인 에릭 스타우트는 좌완 투수로 신장 188cm, 체중 98kg의 체격을 지니고 있으며, 메이저리그에서 2시즌, 마이너리그(이하 트리플A)에서 6시즌, 대만 프로야구 리그(이하 CPBL)에서 2시즌 동안 뛰었다”면서 “올 시즌에는 CPBL 중신 브라더스 소속으로 20경기에 등판(선발 등판 19경기), 113.2이닝을 투구하며 10승 5패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KIA는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23경기에 출전해 24.2이닝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30을 기록했으며, 마이너리그에서는 158경기(선발 21경기)에 나서 16승 12패 14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했다”면서 “에릭 스타우트는 140km 중후반의 패스트볼과 스위퍼, 커터,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또한 트리플A 통산 9이닝 당 8.4개, CPBL 통산 9이닝 당 9.3개의 높은 삼진율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KIA 구단과 어느 정도 교감을 나누고 있었던 에릭 스타우트는 27일 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곧바로 선수단에 합류해 메디컬 테스트, 취업 비자 발급 등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자 문제가 빨리 해결된다면 빠르면 다음 주에는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IA는 일단 이번 주 로테이션 자체는 문제가 없다. 28일 광주 SSG전에는 김도현이 선발로 예고됐고, 29일 광주 SSG전에는 에릭 라우어가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30일 경기가 없기 때문에 31일 대구 삼성전에 황동하가 나서고, 9월 1일 경기에는 27일 등판했던 양현종이 나흘을 쉬고 다시 들어갈 수 있는 구조다. 스타우트는 다음 주 일정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KIA가 다시 외국인 선수를 찾은 배경은 네일의 부상이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KIA와 계약한 네일은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KIA의 외국인 에이스로 팀 로테이션을 지탱했다. 네일은 시즌 26경기에서 149⅓이닝을 던지며 12승5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다. 여름에 찾아온 한 차례 고비를 넘기고 최근 다시 평균자책점을 깎으며 정상 궤도로 올라오는 중이었다.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경기에서도 5회까지 몇 차례 고비를 넘기면서 무실점으로 순항 중이었다. 그런데 팀이 1-0으로 앞선 6회 선두 타자 맷 데이비슨 타석 때 데이비슨이 친 타구에 안면을 맞는 아찔한 상황에 처했다.
타구는 네일의 턱 부위를 강타했고, 네일은 부상 부위를 가린 채 곧바로 더그아웃으로 뛰어 들어갔다. 가리기는 했지만 흘러나오는 출혈은 숨기지 못했다. 네일은 인근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았으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턱관절 골절이 보여 곧바로 수술을 해야 할 상황이라는 소견을 받았다. 창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기가 어려웠고, 구단은 수소문 끝에 서울 아산병원에서 수술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네일을 구급차에 태워 후송했다. 네일은 25일 오전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27일 광주 SSG전을 앞두고 “네일은 아직까지 판단하기 이른데 생각보다는 수술이 잘 됐다. 오늘(27일) 퇴원해서 광주로 넘어온다. 회복 기간을 체크해봐야 할 것 같고, 제임스의 의지도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우선 아직까지는 날짜를 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일단 2~3주 정도 회복 기간을 거친 뒤 상태와 선수 의사를 보고 그 다음 스텝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턱이 문제라 1~2주 정도는 정상적인 식사가 불가능하다. 몸이 축 처질 수밖에 없다. 심리적인 트라우마도 문제다. 일단 정규시즌은 아웃된 가운데,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을지도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그래서 더 정규시즌 우승이 간절해졌다. 일단 정규시즌 우승을 하면 한국시리즈에 직행한다. 한국시리즈 일정은 10월 중순에서 말로 넘어가는 사이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해야 네일의 회복 시간을 벌 수 있다. 2위 삼성에 5.5경기 앞서 정규시즌 우승이 유력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다고 판단한 KIA는 스타우트를 영입해 3~5경기 정도를 맡길 예정이다. 스타우트의 성공 가능성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외국인 선수고 경력이 있는 만큼 국내 대체 선수보다는 낫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가능하다.
KIA로서는 빛의 속도로 움직인 셈이 됐다. 네일이 수술을 받은 건 25일이다. KIA는 네일의 부상 직후 대체 외국인 선수 리스트를 뒤졌다. 가장 빠르게 올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속도전이었다. 미국에서 데려온다고 하면 준비 시간에만 열흘 가까이가 걸린다. 이 때문에 올해 대만에서 선발로 뛰고 있었던 스타우트가 눈에 들어왔다. 시차 적응도 문제 없고, 이동거리도 짧았다. 곧바로 선발로 투입할 수 있었다.
KIA는 스타우트와 개인적인 협상은 어느 정도 마무리했고, 27일 들어 중신 브라더스와의 협상도 급물살을 타며 타결을 눈앞에 뒀다. 그 시점에 대만 매체 '자유시보'가 "CPBL 중신 브라더스는 이적료 협상을 통해 외인 투수 스타우트의 한국행을 허가했으며, 숀 모리만도를 새로 등록했다. 스타우트의 행선지는 KBO리그 KIA 타이거즈가 될 것이며 스타우트는 이날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보도하면서 KIA행 가능성이 제기됐다.
구단은 협상 자체를 부인하지 않으면서 아직 행정적 절차가 끝나지 않아 공식 발표는 어렵다는 이야기였다. 다만 28일 공식 발표가 나면서 이제 스타우트는 KIA의 마지막 우승 퍼즐로 확인됐다.
190㎝의 신장을 지닌 좌완 투수인 스타우트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무대에 서 본 경험이 있다. 2014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캔자스시티의 13라운드 지명을 받았고, 마이너리그 단계를 거쳐 2018년 캔자스시티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데뷔 시즌에는 3경기에 불펜으로 나가 평균자책점 23.14를 기록했다. 이후 메이저리그와는 인연이 없었으나 몇몇 팀을 옮기다 2022년 시카고 컵스와 피츠버그에서 다시 빅리그 마운드에 올랐다. 2022년 두 팀 합계 성적은 모두 불펜에서 나가 20경기를 던지며 평균자책점 5.64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통산 23경기 24⅔이닝에서 평균자책점 7.30이다.
올해는 대만 리그에서 뛰며 재기를 노렸다. 올해 대만 리그에서는 20경기 중 19경기 선발 등판해 113⅔이닝을 던지며 10승5패 평균자책점 2.77로 비교적 잘 던졌다. 볼넷 비율이 낮은 게 눈에 들어온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스타우트는 평균 92.1마일(약 148.2㎞) 수준의 포심패스트볼(34.9%)을 비롯, 평균 80.1마일(약 128.9㎞) 수준의 스위퍼(47.3%), 평균 87.4마일(약 140.7㎞)의 체인지업(12.2%), 그리고 평균 77.8마일(약 125.2㎞)의 커브(5.6%)를 던졌다. 당시는 불펜 성적이라 선발로 뛰는 올해는 구속이 다소간 내려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다만 기본적으로 포심 구속이 나쁘지 않고 스위퍼 등 던질 수 있는 변화구도 있는 편이다. KIA로서는 스타우트에 큰 기대를 하기보다는, 그래도 경기당 5~6이닝을 던지며 불펜 소모를 아끼는 카드로 볼 만하다. 4~5경기에서 2승 정도만 해줘도 결정적인 몫을 할 수 있다.
스타우트는 규정상 포스트시즌에는 나갈 수 없다. KBO리그에서 포스트시즌에 나가기 위해서는 8월 15일 이전에 정식 선수로 등록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스타우트로서도 동기부여가 있다. 올해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내년에는 대만보다 더 대우가 좋은 KBO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시즌 막판 전격 한국행을 추진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한편 KIA는 27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임스 네일을 ‘외국인 선수 고용규정 제 10조’에 의거 재활선수 명단 등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네일의 재활 과정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KIA는 네일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마지막 레이스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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