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너 뭐 돼?' 포스테코글루 편애가 만든 괴물. 임대생 금쪽이, 간판선수 해트트릭 찬스+토트넘 팀워크 다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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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아니, 그러니까. 너 뭐 돼?'
거의 맹목적이다시피 했던 칭찬 세례와 공개적인 애정의 표현이 계속 이어진 결과는 참담했다. 토트넘 홋스퍼가 지난 1월 거액을 주고 임대영입한 마티스 텔(20)이 팀의 체계조차 무시하는 이기적인 본성을 드러냈다.
원래부터 이런 '고집쟁이 금쪽이'였는지, 아니면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맹목적인 편애 때문에 안하무인이 됐는 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텔의 막무가내 행동으로 인해 팀의 위계질서에 상당한 문제점이 노출된 건 확실하다. 더불어 토트넘의 차세대 간판스타로 평가받으며 착실히 성장해 온 브레넌 존슨(24)이 언제 다시 찾아올 지 모르는 해트트릭 기회를 날린 것 또한 팩트다.
텔의 막무가내 행동이 도를 넘어섰다. 사건은 6일 밤 10시(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홈경기에서 발생했다.
이날 토트넘은 리그 최하위팀인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전반에만 2골을 넣으며 여유 있게 앞서나갔다. 2골 모두 존슨이 넣었다. 이어 후반에 1골씩 주고 받은 끝에 3대1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토트넘은 리그 4경기 무승(1무3패)의 고리를 끊고 오랜만에 승점 3점을 추가하며 16위에서 13위로 점프했다. 사우샘프턴은 이 패배로 챔피언십(2부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캡틴' 손흥민까지 선발로 나온 경기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리그 최약체와의 경기였지만, 베스트 멤버를 출전시켰다. 확실한 승리로 침체된 팀 분위기와 선수들의 경기감각을 동시에 끌어올리려는 의도. 이를 통해 1주일 뒤로 예정된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8강 1차전에서 승리할 수 잇는 흐름을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덕분에 토트넘은 오랜 만에 안정적인 경기력을 펼쳐보였다. 하지만 경기 막판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모처럼만의 승리가 퇴색되고 말았다.
경기 종료 직전이었다. 2-1로 앞선 토트넘은 계속 공세를 퍼부었다. 전반 13분과 42분에 선제골과 추가골을 넣은 존슨은 이날 그 누구보다도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골을 노렸다. 윌손 오도베르의 패스를 받아 단독 드리블로 페널티지역을 돌파하던 순간 수비의 깊은 태클에 쓰러졌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누가 봐도 존슨이 페널티킥을 차야 하는 상황. 그러나 정작 키커로 나선 것은 후반 42분 교체 투입된 텔이었다. 텔은 심지어 존슨이 "해트트릭!"이라고 외치는 것까지 무시했다. 방송 중계화면에 고스란히 나왔다. 존슨은 진심으로 자기가 차고 싶어했다. 그러나 교통정리를 해야 할 손흥민은 이미 교체돼 나가 있었다.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텔에게 기회를 줬다.
존슨의 낙담한 표정과 페널티킥으로 토트넘 합류 약 3개월 만에 간신히 EPL 데뷔골을 넣고 환호하는 텔의 표정이 엇갈렸다.
이런 상황에 대해 현지 매체도 의아해하고 있다. TBR풋볼은 '토트넘 팬들은 왜 존슨이 해트트릭을 완성할 수 있는 페널티킥을 차지 않았는 지 어이없어 하고 있다. 심지어 존슨이 만든 페널티킥이었다. 이 기회를 놓쳐 존슨은 토트넘에서 첫 해트트릭 찬스를 박달당했다'면서 '(부주장)로메로는 존슨보다 텔에게 골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텔에게 페널티킥 찬스를 준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선수 본인이나 로메로, 포스테코글루 감독까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텔의 영입에서부터 계속 무한 애정을 쏟아온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런 분위기를 조장했을 가능성이 있다. 텔이 토트넘에서 계속 골을 넣지 못하며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심지어 임대 종료 후 무려 5000만파운드에 텔을 완전영입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의도적으로 텔을 팀의 중심으로 만드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로메로가 당연히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텔에게 이렇게라도 골맛을 보여줘 기를 살려주려는 의도다.
해트트릭 기회를 놓친 존슨은 담담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누구나 페널티킥을 차고 싶어하는 건 당연하다"면서 "누군가를 불안하게 만들거나 의견 충돌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결정이 내려진 대로 따랐다"고 말했다. 팀을 위해 분란을 만들지 않으려 참았다는 뜻이다.
텔의 안하무인 행동이 분쟁의 원인이 될 수 있었지만, 존슨의 양보 덕분에 일이 커지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이원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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