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국회구나' 카리스마 사라진 홍명보, 여야 통합 융단 폭격에 '땀 뻘뻘'→"말 바꾸지 마세요!" 호되게 혼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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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우리가 알던 카리스마는 사라졌다. 여야 통합 속에서 융단 폭격을 받으며 쩔쩔맬 뿐이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4일 국회에서 현안 질의를 열고 국가대표 선임 과정과 정몽규 회장의 4선 연임, 홍명보 감독 선임 불공정 의혹 등 여러 부정적인 이슈를 낳은 대한축구협회의 운영 실태를 직접 파헤쳤다. 이를 위해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등이 증인으로 채택되어 자리에 참석했다.
자리가 자리인 만큼, 이날 국회에 참석한 주요 인물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선수 시절부터 엄청난 카리스마로 많은 화제를 모았던 홍명보 감독은 현안 질의 내내 당황한 기색을 수차례 선보였다.
홍명보 감독은 정몽규 회장과 함께 국회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임 감독을 경질한 뒤, 무려 5개월 동안 새로운 사령탑을 찾아 나섰다. 그 결과 홍명보 감독을 낙점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에게 감독 선임에 대한 전권을 맡겼고, 이임생 이사는 돌연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덕분에 이 과정에서 홍명보 감독을 향한 불공정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의 내부 폭로 등이 이어지며 사태가 심각해졌다. 그 결과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은 국회에서 열린 현안 질의에 참석했다.
먼저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은 홍명보 감독에게 “본인이 감독으로 선임된 이번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했느냐”라는 질문에 “한 번도 대표팀 감독을 한다고 한 적이 없었다. (과거 전무이사로서 감독 선임 작업을) 경험했기 때문에 말씀드리면,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어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나를 1순위로 올려놓았기 때문에 감독직을 받았다. 2순위나 3순위가 아닌, 1순위라고 들었기 때문에 감독직을 수락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이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로부터 본인이 1순위라는 통보를 받았느냐”라는 질문에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답했다. 그런데 여기서 조계원 의원이 “아까 본인이 1위로 통보를 받았다고 직접 이야기했다”라며 정곡을 찔렀다. 이에 홍명보 감독은 당황하며 “처음에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들은 뒤, 전체적인 이야기를 마치고 난 뒤 1순위라는 말을 들었다”라며 말을 황급히 정리했다.
다음으로 그는 문제가 된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록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홍명보 감독은 회의록에 대한 생각을 말하기에 앞서 현안 질의 내내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불공정 특혜는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계원 위원의 질문을 받자 “국회에서 회의록을 제대로 봤다. 개인적으로 10차까지는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낙점받은 11차 회의록에 대해서는 “이것에는 행정적인 착오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곧바로 “감독직에서 사임할 생각이 없냐”라는 질문에는 “이 문제로 사임할 생각은 없다. 감독은 성적이 좋지 않다면 언젠가 경질이 된다. 내 역할을 남은 기간 동안 대표팀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여기서 홍명보 감독은 추가적으로 “앞서 말씀드린 내용에 보태자면, 11차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행정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말은 아니다. 문제가 아닌, 행정적인 ‘오차’ 혹은 ‘오류’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조계원 위원은 짜증을 내며 “문제랑 오차랑 무슨 차이가 있느냐, 계속 말 바꿀 것이냐”라 반문했고, 홍명보 감독은 당황한 표정을 내비쳤다.
이처럼 어려운 시간을 보낸 홍명보 감독이지만, 현안 질의 내내 사임은 없을 것이라는 뜻을 굳건히 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은 "대한민국 축구 스타가 참으로 부끄럽다"라며 한탄했다. 다음으로 전재수 위원장은 “국회의원 3선째인데 10년 동안 오늘처럼 여야가 모두 한목소리로 체육계를 질타하는 장면을 처음 봤다”라는 비판과 함께 현안 질의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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