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발굴한 KIA 스타 과부하 조짐… 아웃카운트 하나의 소중함, KIA 운명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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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KIA는 14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서 2-2로 맞선 6회 터진 패트릭 위즈덤의 만루홈런에 힘입어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승리까지 가는 길이 손쉬웠던 것은 아니다. 6회 삼성의 반격이 꽤 매서웠다.
5회까지 잘 던지던 선발 양현종이 2사 후 김영웅에게 투수 앞 빗맞은 내야 안타를 맞았고, 이어 강민호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2사 1,2루에서 구자욱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내주자 KIA 벤치는 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우타자 김헌곤 타석에서 양현종을 빼고 우완 성영탁(21)이 넣었다.
이범호 KIA 감독도 내심 아쉬워했던 대목이다. 양현종이 2사 후 3안타를 맞고 실점했다. 그것도 3안타가 불운의 안타로 시작됐다. 투구 수에 여유가 있었기에 양현종이 6회까지 차분하게 막아주면 7회부터 필승조를 동원할 계획이었는데 아웃카운트 하나 차이로 투입 시점이 빨라진 것이다. 성영탁이 7회에 등판했다면 1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넘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예정보다 더 빨리 등판하는 바람에 경기에 긴장해야 할 시간이 그만큼 길어졌다.
이 감독은 15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2아웃이 된 뒤 빗맞은 안타가 나오고 안 좋은 상황이 벌어졌다. 주자가 모이게 되면 아무래도 개수(투구 수) 자체가 많아진 상황에서 장타를 허용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도 많이 계속 던졌던 투수보다 새로 올라가는 투수의 구위가 더 좋을 확률이 있다. 지금 우리에게 1패는 굉장히 큰 상황으로 발생할 수 있다”면서 “그런 것(2사 후 상황)에 있어서 딱딱 끊어주면 제일 깔끔하게 좋기는 하다”고 했다.
양현종을 탓한 것은 아니다. KIA 투수들의 2사 후 피출루율이 타 팀에 비해 높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올해 불펜이 전체적으로 고전하는 양상에서 되도록 멀티이닝은 자제하는 것이 맞는다. 서로가 서로를 도와야 시즌 막판까지 체력이 이어질 수 있다. 특히나 올해 KIA 불펜 최고의 발견으로 뽑히는 성영탁의 이닝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다. 과부하 신호가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
성영탁은 15일까지 시즌 32경기에서 37⅔이닝을 던지며 2승2패5홀드 평균자책점 2.15라는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구속이 빠른 선수는 아니지만 공에 힘이 좋고 ABS존 모서리를 공략할 수 있는 제구력에 커맨드까지 갖추고 있어 공략하기가 까다롭다. 이제 시즌이 40경기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 이닝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성영탁이 1군에 올라오기 전 2군에서 다양한 보직으로 25⅓이닝을 던진 것을 간과하면 안 된다. 올해 1·2군 합쳐 53이닝을 던졌다. 이는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성영탁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40이닝을 던졌고 이미 지난해 투구 이닝은 넘어섰다. 지난해는 모두 2군에서 던졌지만, 올해는 1·2군 기록이 섞여 있다. 1군에서는 선수도 모르게 더 전력으로 던지는 경향이 있어 체력 부담은 더 심하다고 봐야 한다. 이 페이스라면 1·2군 합계 60이닝에서 70이닝 사이를 던질 전망인데 2년 차 투수에게는 제법 많은 수치다.
여기에 멀티이닝 소화가 잦다. 전체 32경기 중 아웃카운트 네 개 이상을 책임진 경기가 14경기다. 전체 경기 대비 멀티이닝 비중만 따지면 리그 불펜 투수 중 가장 높은 축이다. 여기에 14일 경기처럼 1·2사 주자 있는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다음 이닝 아웃카운트 1~2개까지 책임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똑같은 아웃카운트 세 개라고 해도 한 이닝을 쭉 가는 것과 두 이닝에 걸쳐 잡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이닝 중간 사이의 대기 시간 때문이다. 더그아웃에 앉아 계속 경기에 대기하고 집중하고 있어야 한다.
1군 콜업 초기 멀티이닝 경기는 큰 점수차에서 누군가가 2이닝 이상을 소화해야 할 때였다. 크게 부담도 없었고, 휴식일도 꽤 넉넉했다. 이것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근래에는 필승조로 멀티이닝이 늘어나고 있다. 시즌 끝까지 구위가 생생하기 위해서는 관리를 해줄 때가 됐고, 결국 다른 불펜 투수들이 같이 힘을 내야 한다.
성영탁 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닝 중간에 투수가 바뀌는 것은 전체 불펜의 과부하를 안긴다. 아웃카운트 하나 승부에 실패함에 따라 불펜 4명을 쓸 경기가 5명을 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경기는 모르겠지만 시즌 전체로 모아놓고 보면 크다. KIA는 올해 불펜 투수들의 투입도 리그 평균 이상이고, 연투와 멀티이닝 비율 또한 리그 평균 이상이다. 경기력을 극대화하는 불펜 운영과 함께 과부하도 방지하는 솔로몬의 지혜가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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