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은 "여권 뺏어라" 외치지만...2023 페디보다 압도적인 폰세, MLB 역수출은 예정된 미래?[스춘 폰세 집중분석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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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한화 이글스 팬들은 "여권을 뺏어야 한다"고 외친다 하지만 점점 다가오는 현실은 어쩔 수 없다. 코디 폰세의 메이저리그(MLB) 복귀는 이미 예정된 미래처럼 보인다. 올 시즌 폰세가 보여주고 있는 경이로운 활약 때문이다.
폰세는 16일 현재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15승 무패, 평균자책 1.61이라는 환상적 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 12일 대전에서 롯데를 7이닝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KBO리그 최초 '개막 15연승'을 달성했다. 종전 기록인 2003년 정민태(당시 현대)와 2017년 헥터 노에시(당시 KIA)의 개막 14연승을 뛰어넘은 것이다.
기록 행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폰세는 23경기 만에 200탈삼진을 기록해 2021년 아리엘 미란다(당시 두산)의 25경기 기록도 2경기나 단축했다. 시즌이 막판을 향해 가는데 패배라는 단어는 아직 폰세 사전에 없다. 다승, 승률, 탈삼진,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86) 등 투수 관련 주요 지표를 모조리 독식하며 '4관왕'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국 진출 얘기가 나온다. MLB 스카우트들이 폰세의 투구를 보러 경기장을 찾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몇몇 구단은 이미 폰세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본부에 전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MLB 구단 스카우트는 "KIA 제임스 네일과 함께 가장 '핫한' 선수가 바로 폰세"라고 귀띔했다. 단순 관심 단계를 넘어 실제 영입 준비 단계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좋은 투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귀하다. 투수들의 부상 도미노가 이어지고 선발투수의 이닝 소화능력이 갈수록 줄면서 메이저리그 투수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한국 시장에서 투수를 찾는 미국 구단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KBO리그 출신 투수들이 빅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미국 스카우트들이 한국야구 경기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폰세의 미국 진출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앞서 한국을 거쳐 MLB로 진출한 투수들과 비교해보면 가늠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비교대상은 에릭 페디다. 페디는 2023년 NC에서 30경기 20승 6패, 180.1이닝 209탈삼진, 평균자책 2.00, WAR 8.47승(스탯티즈 기준)을 기록한 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210억원) 계약을 맺었다.
다른 사례도 있다. 드류 루친스키는 2022년 NC에서 31경기 10승 12패, 193.2이닝 194탈삼진, 평균자책 2.97, WAR 5.69승으로 오클랜드와 1+1년 총액 800만 달러(112억원)에 합의했다. 메릴 켈리는 2018년 SK에서 28경기 12승 7패, 158.1이닝 161탈삼진, 평균자책 4.09, WAR 4.90승을 남긴 뒤 애리조나와 최소 2년 550만 달러에서 최대 4년 1450만 달러(203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최고 투수였던 NC의 카일 하트도 26경기 13승 3패, 157이닝 182탈삼진, 평균자책 2.69, WAR 6.93승으로 1+1년 최대 600만 달러(84억원) 조건으로 MLB 복귀를 확정지었다.
문제는 한화가 폰세를 잡을 현실적 방안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2년 차 이후 외국인 선수 대상 다년 계약이 가능하긴 하지만,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3명 총액 400만 달러, 재계약 시 10만 달러씩 증액)한도 안에서 미국 구단을 돈싸움으로 이긴 쉽지 않다. 폰세도 내년 33세로 사실상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마지막 기회인 만큼 놓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팬들로서는 "여권 뺏으라"고 외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마땅찮다. 폰세의 미국행은 이미 예정된 수순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때를 미리 걱정하기보단 현재를 즐기는 게 어떨까. 마운드에서 150km 후반 광속구를 뿌려대며 타자들을 농락하는 폰세의 투구와 한화의 승리. 어쩌면 폰세도 떠나기 전에 한화 팬들에게 특별한 선물 하나 정도는 남기고 떠나지 않을까. 26년 만의 우승 트로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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