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세워주신 한화, 감사합니다" 1순위와 동급 대우에 감격…계약금 5억원, 책임감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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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한 우완 투수 정우주(18·전주고)의 기를 제대로 살려줬다. 계약금 5억원으로 1순위와 동급 대우를 받은 정우주도 더 큰 책임감을 느꼈다.
한화는 지난 28일 정우주를 비롯해 2025년 신인 선수 11명과 입단 계약을 완료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정우주가 무려 5억원을 받았다. 지난 17일 키움과 5억원에 계약한 전체 1순위 덕수고 좌완 투수 정현우와 같은 계약금이다. 즉시 전력감 선발이 필요하고, 좌완 투수가 부족한 키움이 정현우를 지명하며 1순위 영광을 놓친 정우주이지만 한화가 계약금 5억원으로 최고 대우를 하며 자존심을 세워줬다.
정우주는 이날 한화에 지명된 후 처음으로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도 찾았다.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에 인사를 했고, 동기들과 함께 합동 시구를 한 뒤 5회 클리닝타임 때 단상에 올라 한화 팬들에게도 첫인사를 했다. 2022년 전국 1차 지명 문동주, 2023년 전면 드래프트 전체 1순위 김서현에 이어 또 한 명의 우완 파이어볼러 정우주가 들어오면서 한화 팬들의 기대감도 커졌다. 정우주가 응원 단상에 오르자 한화 팬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29일 NC전을 끝으로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내년부터 바로 옆에 지어지고 있는 새 야구장에서 데뷔할 정우주는 “지금 구장은 주말리그를 할 때 한 번 마운드를 밟아본 적 있다. 서운한 마음보다 더 좋은 구장에서 야구를 할 수 있게 돼 굉장히 설렌다”며 “감독님과 사장님, 여러 구단 직원 분들께서 ‘축하한다. 선배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라’고 말씀하셨다. 10~11월에 대전에서 훈련을 할 것 같은데 신인답게 악착같이, 간절한 모습을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계약금 5억원도 큰 동기 부여가 됐다. 1순위 정현우는 물론 팀 선배 문동주, 김서현과 같은 계약금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정우주는 “내심 기대를 하긴 했는데 막상 이렇게 받으니 기분이 좋더라”며 웃은 뒤 “구단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계약금을 똑같이 주시는 게 쉽지 않은데 자존심을 세워주셨다. 신경을 써주셔서 정말 영광이다. 높은 계약금을 받은 만큼 더 책임감을 갖고 하겠다”고 말했다.
185cm 88kg 건장한 체격을 갖춘 우완 정통파 투수 정우주는 올해 고교 16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1.57로 호투했다. 45⅔이닝 동안 삼진 80개를 잡아 9이닝당 탈삼진이 15.8개에 달한다. 쥐어 짜내는 폼이 아닌데도 150km대 강속구를 쉽게 뿌린다. 부드러운 투구 동작에서 최고 시속 156km까지 던졌다. 향후 문동주와 김서현처럼 160km 이상 광속구를 던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는다. 김경문 감독은 “잘 다듬어서 좋은 트리오로 만들어야 한다”고 기대했다.
손혁 한화 단장은 지난 11일 드래프트 현장에서 정우주를 지명한 뒤 “선발과 불펜, 어느 곳을 가더라도 완벽한 투구 내용을 보여줄 투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직 이르긴 하지만 벌써부터 정우주가 어느 보직에 들어갈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그는 “제 로망은 선발이지만 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라면 어디든 맡아서 할 수 있다”며 “경기 운영 능력과 함께 변화구를 보완하는 게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둘 중 그날 좋은 거를 선택해서 던지곤 했다. 느린 변화구가 없어 고생했는데 류현진 선배님과 변화구를 잘 던지시는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류현진은 올해 느린 커브로 큰 재미를 봤고, 정우주도 이 공을 배우고 싶어 하는 모습이다.
마침 이날 합동 시구 때 정우주의 공을 류현진이 포수로 앉아서 직접 받아줬다. 이후 류현진이 건네준 모자를 쓴 정우주는 “선배님이 포수처럼 앉으셔서 제 공을 받아주실 줄은 꿈에도 몰랐다. 뒤로 넘길 것 같았는데 선배님이 (포구 위치를) 잘 잡아주셔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류현진은 정우주에게 “세게 던지지 말라”는 말만 했다고.
프로에서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로는 올해 MVP 1순위로 활약 중인 김도영(KIA)을 꼽았다. 정우주는 “김도영 선수를 상대하고 싶다. 앞으로 레전드로 기억될 선수이시기 때문에 제가 가장 자신 있는 공으로 승부하고 싶다”며 초구 직구 승부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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