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이 점점 더 확신을 갖는다… 한화 첫 대업 선수, 더 체계적으로 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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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북일고를 졸업하고 2023년 2라운드(전체 11순위) 지명을 받고 한화 유니폼을 입은 문현빈(20)은 한화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젊은 야수다. 기본적인 타격 재질을 가지고 있는데다 운동 능력도 좋고, 악바리 같은 근성도 가지고 있다.
지난해 공격에서는 확실한 잠재력을 보여줬다. 고졸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137경기에 나가 타율 0.266, 114안타를 기록했다. 한화 구단 역사상 고졸 신인으로 첫 시즌에 100안타 이상을 친 선수는 문현빈이 유일하다. 아직 투박한 부분은 있어도 콘택트 능력과 강한 타구를 날려 보낼 수 있는 능력을 두루 갖추고 있어 공격에서는 더 성장할 것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주루도 괜찮다. 툴이 많은 선수다.
하지만 수비 쪽에서는 고민의 시간이 꽤 길었다. 문현빈은 아마추어 시절 주로 중앙 내야(2루수·유격수)에 서 있었다. 아마추어 때는 여러 포지션을 소화한 경험이 있지만 프로에서 3~4가지 포지션에 다 서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그런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가치는 굉장히 중요하다.
지난해에는 팀의 빈자리에 들어가는 경향이 강했다. 그 결과 중견수로도 뛰었다가, 2루수로도 나섰다가, 가끔은 유격수로도 들어갔다. 선수의 포지션을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교통정리가 쉽지 않다. 올해는 내야 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들어가 주로 2루에서 뛰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 부임 이후 안치홍의 2루 출전 비중이 높아지면서 문현빈이 들어갈 자리가 애매해졌다.
팀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반드시 라인업 어딘가에는 자리가 있어야 하는 선수지만, 또 한화의 내야 선수층이 그렇게 약하지 않다 보니 출전 시간이 제약되는 딜레마가 있었다. 수비적인 부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준 경우가 없다 말할 수도 없었다. 그렇다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팀 색깔을 바꿔나갈 김경문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일단 내야수 쪽에서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김 감독은 문현빈의 수비 포지션을 어느 하나에 명확하게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교통정리에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장기적으로는 안치홍의 노쇠화에 대비해 2루가 맞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오지만 올해는 노시환이 지명타자로 나갈 때 3루로도 10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다만 내야수로서 우려했던 부분들이 계속 발전해나가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게 인정했다.
김 감독은 28일 대전 SSG전을 앞두고 “처음 나갈 때는 감독 입장에서는 송구가 조금 불안했다. 하지만 경기를 뛰면서 본인이 자신감을 가졌다”면서 “송구 실책을 해서 시합을 지는 것을 걱정하는 게 아니다. 한 번 공이 다른 데로 날아가는 경우가 1~2번 있었는데 그러고 난 다음에 선수들에게 입스가 올 수 있다. 포수도 그런 적이 많고 야수들 중에도 있다. 그게 오면 그 다음에는 계산이 안 되는 송구가 나올 수 있다. 그걸 걱정하는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그 단계는 넘어서고 있다는 것 같다는 게 김 감독의 안도와 칭찬이다. 김 감독은 “다행히 내가 볼 때는 이제 충분히 써도 되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올해 캠프에서 두루 실험을 거치고 수비에 안정감을 찾는다면 내년에는 조금 더 체계적인 출전 계획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노시환도 풀타임 3루보다는 가끔 지명타자를 치면서 체력을 안배하는 게 좋고, 이는 안치홍도 마찬가지다. 문현빈이 들어갈 자리는 생각보다 많을 수 있다.
올해 102경기에서 타율 0.276, 5홈런, 4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54를 기록하며 지난해 OPS(0.686)보다는 확실히 좋아졌다. 올 시즌 리그의 타고 성향을 고려해도 OPS가 제법 올랐다. 특히 8월 이후 31경기에서 타율 0.342, OPS 0.883으로 뛰어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작은 체구지만 힘 있고 멀리 칠 수 있는 능력은 여전히 번뜩인다. 물론 확실한 주전 자리를 차지하려면 스스로의 기량 향상이 더 필요하겠지만, 내년부터는 뭔가 조금 더 체계 속에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기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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