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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한국이 올라올 줄 알았다"…일본 선수 고백, 한일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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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일본 국가대표팀 미드필더 이토 준야가 16강에서 한국과 대결을 준비했다고 털어놓았다.

26일 훈련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모두가 경기(한국과 말레이시아)를 보고 있었다"며 "한국이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한국의 경기를 보고 다음에 최대한 활용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일본이 이라크에 1-2로 예상 밖 패배를 당하자 한국과 일본 언론들은 "16강에서 한국과 일본이 만날 가능성이 생겼다"

이번 아시안컵 조 추첨에서 한국과 일본은 각각 E조와 D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요르단·바레인·말레이시아와, 일본은 이라크·베트남·인도네시아와 한 조에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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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너먼트에서 D조 1위는 E조 2위와, D조 2위는 E조 1위와 대결한다. 대진표 상 D조 1위와 E조 1위는 결승전에서야 만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과 일본이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하고 토너먼트를 거쳐 결승전에서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맞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양국은 나란히 조별리그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예상을 현실로 만들어 갔다. 먼저 일본이 베트남을 4-2로, 이어 한국이 바레인을 3-1로 가볍게 눌렀다.

선수들도 같은 분위기를 감지했다. 일본 핵심 미드필더 쿠보 다케후사는 대회 전 '절친' 이강인에 대해 언급하며 "서로 만나자고 이야기는 했지만, 일본과 한국 모두 휴식일이 없다"며 "결승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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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국과 일본이 결승전에서 만날 것이라는 이 시나리오는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 만에 꼬였다. 19일 카타르 도하 에드케이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일본이 이라크에 1-2로 무릎을 꿇었다.

일본은 이날 경기 패배로 D조 1위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 이라크가 일본을 상대로 승점 3점을 쌓아 승점 6점으로 D조 1위로 올라섰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순위 산정 방식은 득실 차보다 승자승이 우선이다. 이라크가 일본을 이겼기 때문에 일본은 이라크를 넘을 수 없게 됐다. 일본은 마지막 경기에서 인도네시아를 3-1로 잡았지만 이라크를 넘지 못했다. 같은 날 이라크는 베트남을 3-2로 꺾고 승점 9점으로 D조 1위를 확정했다.

D조 2위가 된 일본은 E조 1위를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공교롭게도 조별리그 2경기를 치렀을 때 E조 1위는 한국이 될 가능성이 있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요르단과 2-2로 비기면서 득실 차에서 밀란 E조 2위였다. 다만 마지막 경기에서 요르단이 전력상 호각세이자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이 있는 바레인과 경기하는 반면 한국은 E조 최약체이자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말레이시아와 경기한다는 점에서 한국이 요르단을 제치고 E조 1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컸다. 한국과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16강에서 한일전이 펼쳐질 수 있다는 기사를 쏟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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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요르단이 E조 1위가 되는 길은 쉽지 않았다. 25일 열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요르단은 바레인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그 바람에 승점 4점으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했다.

같은 시간 열린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 한국은 전반 21분 만에 정우영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그런데 후반 51분과 62분 연속 실점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후반 83분 이강인의 프리킥 골로 다시 2-2 균형을 맞추면서 2위로 올라섰다.

순위는 다시 바뀌었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한국이 승점 6점을 만들었고, 바레인을 승자승으로 따돌리며 1위가 됐다. 16강 한일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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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9분 뒤 말레이시아가 동점골을 넣었다. 경기는 3-3으로 마무리됐다. 바레인이 승점 6점으로 E조 1위가 됐고 한국이 승점 5점으로 E조 2위, 요르단이 승점 4점으로 E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했다.

일본은 16강 상대가 한국에서 바레인으로 바뀐 것을 다행으로 여기는 분위기. 일본은 바레인을 상대로 역대 상재 전적 9승 1무 2패를 기록하고 있다. 2009년 마지막 패배 이후 2연승 중이다. 이토는 "바레인이 올라왔기 때문에 잘 준비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수비수 와나타베 츠요시는 16강전에서 한국이 유력했다는 말에 "결승전에서 이기든 16강에서 이기든 상관없다"며 "누구를 상대하느냐보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194cm. 바레인 공격수 유수프와 맞대결에 대해 "다음 경기에선 큰 선수를 상대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나름 포함해 팀으로서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큰 상대에게 지지 않고 기회가 있을 때 내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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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훈련엔 핵심 전력인 미토마 카오루가 아시안컵 합류 이후 처음으로 완전한 훈련을 소화하며 복귀를 알렸다. 미토마는 왼쪽 발목에 부상이 있는 채로 대표팀에 합류해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출전하지 않았다. 미토마는 "토너먼트는 한 경기면 끝이기 때문에 당연히 뛸 준비가 되어 있다.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좋아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후안 안토니오 피치 바레인 감독은 "요르단을 이겨 기쁘다. 계획한대로 이긴 경기력에 만족한다"며 "이제 잘 회복해서 다음 경기를 생각하겠다"라고 말했다.

피치 감독은 일본이 낯설지 않다. 스페인 출신으로 과거 발렌시아를 이끌기도 했던 피치 감독은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사령탑으로 아시안컵에 참가했었다. 당시 16강에서 일본을 만나 0-1로 패해 탈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바레인으로 달라졌지만 피치 감독으로선 4년 만에 일본에 설욕할 장이 마련된 셈이다.

피치 감독은 "일본의 수준은 아주 높다. 선수 개인마다 경험도 많고 잠재력도 뛰어나다"며 "바레인도 지지를 받고 있다. 팀 사기가 아주 좋고 희망으로 가득하다. 집중력을 다해 노력하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승리 열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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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E조 2위로 16강에 오른 한국은 F조 1위인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말레이시아와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다. 양 팀 총 6득점이 나왔다. 경기 직전 말레이시아가 득점했다. 하지만 화나고 불만스런 부분이 있다. 3실점 중 2실점은 판정이 아쉬웠다. 상대 페널티 킥과 황인범 파울이다. 80대15로 볼 점유율이 있었다. 주도한 경기에서 두 골을 앞서도 다음 골이 나오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오늘 경기를 통해 잘 배웠다. 역습 수비에서 선수들과 진지하게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조별리그는 끝났다. 16강을 잘 준비해 좋은 경기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말레이시아전 결과엔 외신도 관심이 컸다. 한 외신 기자가 클린스만 감독에게 '한일전을 피하게 됐는데 전략이었나'라고 물자 클린스만 감독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일본을 피할 생각은 없었다. 3실점 중에 2실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우리는 조 1위를 원했다. 선수들은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한 순간도 포기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대표팀도 칭찬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경기 양상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하지만 아시안컵에 쉬운 팀은 없다. 오늘 경기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안타깝게 2실점을 해 흐름이 바뀌었지만 긍정적인 부분이 많았다. 고무적인 부분은 황희찬, 김진수 부상 복귀다. 대회를 우승하기 위해선 모든 팀을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조별리그에서 많은 실점을 하는 등 전술적으로 미흡했다는 비판을 묻는 말엔 "전술적인 부분은 선수들과 진중하게 대화를 해야 한다. 역습에서 수비를 하는 장면을 보완해야 한다. 진지하게 분석을 하고 이야기하겠다. 고무적인 부분은 경고 누적이 생기지 않았다. 최종전까지 7장 경고를 안았다. 하나하나 분석을 하면 경고가 아닌 장면이 있었을 것이다. 토너먼트를 경고 누적 없이 진출했다는 건 긍정적이다. 경고 누적이 있었다면 16강에서 어려웠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승을 할 수 있느냐'는 물음엔 "당연하다. 길게 말 할 것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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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은 "우리가 말레이시아에 승점 2점을 잃을 줄은 몰랐다"며 "조별리그에서 좋은 경기를 했다. 하지만 승점 1점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 다음 경기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난 우리 팀이 더 잘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과 16강에서 붙는 것보다 사우디아바리아와 만나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 않았나'라는 한 외신 기자의 물음엔 "조별리그 최종전을 할 때 16강 대진을 생각하지 않았다. 다른 팀 상황을 신경 쓰지 않았고 경기에만 집중했다. 우리는 아시안컵에 참가한 모든 팀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가 정말 좋은 팀이라는 걸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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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아시안컵 16강 진출 팀

A조: 카타르, 타지키스탄

B조: 호주, 우즈베키스탄, 시리아

C조: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팔레스타인

D조: 이라크, 일본

E조: 바레인, 대한민국, 요르단

F조: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 2023 아시안컵 16강전 대진

타지키스탄 vs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vs 요르단

호주 vs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vs 대한민국

바레인 vs 일본

이란 vs 시리아

카타르 vs 팔레스타인

우즈베키스탄 vs 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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