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클린스만에게 엄지 척…만치니 "한국은 세계 최고 팀" 극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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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아시안컵 여정을 16강에서 마무리한 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아라비아 감독이 패배를 인정하고 한국을 치켜세웠다.
만치니 감독은 3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안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이 끝나고 현지 중계 방송사 비인스포츠와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은 세계 최고 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만치니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세계 최고 팀 중 하나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며 선수들을 비판하지 않고 감쌌다.
1956년, 1960년 이후 6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가 역대 가장 강하다는 평가다. 이번 시즌 12골로 프리미어리그 득점 3위에 올라 있는 손흥민을 필두로 프리미어리그에서 10골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황희찬, 그리고 파리생제르맹에서 주전으로 자리잡은 이강인이 공격을 이끈다. 수비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세계 최고 중앙 수비수로 자리잡은 김민재가 맡는다. 이밖에 이재성, 황희찬 등 파울루 벤투 전임 감독 체제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었던 선수들이 클린스만호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FIFA 랭킹 56위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에 열세로 평가받았다. 도박사 대부분이 이 경기에서 한국이 이길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나 만치니 감독은 한국을 탈락 직전까지 몰고 갔다. 손흥민이나 김민재 같은 스타 플레이어는 없었지만 단단한 조직력으로 한국을 괴롭혔다. 후반 시작과 함께 한국의 스리백을 깨고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 추가시간까지 1골 차 리드를 지켜가면서 8강을 눈앞에 뒀다.
그런데 후반 추가시간 10분 중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했다. 추가 시간 9분이 흘렀을 때 조규성이 헤딩슛으로 굳게 닫혀 있던 사우디아라비아 골문을 열었다.
연장전에서도 골키퍼 아메드 알카사르의 선방쇼에 힘입어 한국의 공격을 막아 내면서 경기를 승부차기로 끌고 갔다. 하지만 한국 골키퍼 조현우가 사우디아라비아 3번 키커와 4번 키커가 찬 슈팅을 연달아 막아 내면서 승부차기 점수 2-4로 무릎을 꿇었다.
이탈리아 출신 만치니 감독은 SS라치오를 시작으로 인테르밀란, 맨체스터시티 등을 이끌었던 세계적인 명장 중 한 명이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이탈리아 대표팀을 맡았다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지휘봉을 잡았다. 만치니 감독이 사우디아라비아 감독으로 받는 연봉은 2500만 유로(약 360억 원)로 아시안컵 본선에 출전하는 감독 중 가장 많다. 2위인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 220만 달러(약 30억 원)보다 무려 12배나 많다.
이번 대회에선 조별리그 F조에서 경쟁했고 지난 26일 태국과 0-0 무승부를 거두고 2승1무(승점 7)로 조 1위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E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한국과 16강에서 만나게 됐다.
만치니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우리도 한국을 어렵게 할 수 있다"며 "(다음 단계로) 통과하려면 어느 시점에서 상위 팀과 대결해야 한다. 우승하기 위해선 언젠가 그들을 이겨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매우 좋은 팀이다. 유럽에서 뛰는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은 우리와 다르다"며 "하지만 이것은 축구의 한 경기다. 90분이라면 어떤 일이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계속해서 "그들이 매우 훌륭하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우리도 그들에게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이날 만치니 감독의 선전에 클린스만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9월에 뉴캐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친선경기를 했다. 그 때 만치니가 부임했다. 짦은 기간에 얼마나 팀을 발전시켰는지 놀랐다. 강팀으로 달라졌다.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다. 어렵고 경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다고 예상했다. 전반에는 원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전반에는 사우디가 나았다. 후반전에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했다. 후반전에 더 좋은 부분들이 많았다. 득점 찬스는 많았다. 사우디도 많았다. 얼마나 어려운 경기였는지를 보여주었다. 승부차기까지 가는 하루였다. 우리는 모든 것을 다 준비했다. 조현우가 좋은 선방을 보여주었다. 오늘 경기 대비했다. 다음 라운드에 진출해서 기쁘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 가져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안컵 여정을 마친 사우디아라바이아의 다음 목표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차 예선 G조(타지키스탄·요르단·파키스탄) 2경기에서 2승으로 조 1위에 올라 있다. 오는 3월 타지키스탄을 상대로 조별리그 3번째 경기에 나선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8년 대회와 2022년 대회에 이어 2026년 북중미 대회까지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린다. 2034년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를 앞두고 축구 강국으로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만치니 감독을 거액을 조건으로 선임해 전력을 꾸려가고 있다.
만치니 감독은 "우린 쉬어야 한다. 한 달 가량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월드컵 예선을 준비할 것"이라고 다음 계획을 이야기했다.
극적으로 16강을 통과한 한국은 8강에서 호주와 4강 진출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호주는 16강전에서 인도네시아에 4-0 대승을 거두고 8강에 올랐다.
클린스만 감독은 "약속은 하지 않는다. 축구에서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당연한 것은 없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대회에 나서겠다. 수준높은 팀들과 상대한다. 그들 상대로 우승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국이 우승을 한 지 너무 오래됐다. 팀의 자질, 선수들을 보면 충분히 우승 가능하다.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대회를 통해 많이 배우고 있다. 얼마나 힘든지 잘 느끼고 있다. 중동팀들의 장-단점, 동남아 팀들의 장단점을 알게 됐다. 쉽지 않겠지만 목표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8강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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