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먹었다고 퇴장?' 이라크 후세인 왜 레드카드 받았나, 진짜 이유 있었다 [카타르 NOW]
작성자 정보
- 최고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3 조회
- 목록
본문
이라크는 29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2-3 역전패를 당했다. 반면 요르단은 대역전극을 썼다. 8강에 진출했다.
이라크 에이스이자 핵심 공격수 아이만 후세인(알 자지라)의 퇴장이 결정적이었다. 그런데 레드카드가 황당한 시점에서 나왔다. 후세인은 후반 31분 팀에 2-1 리드를 안기는 역전골을 뽑아냈다. 이후 경기장 주변을 도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또 후세인은 그라운드에 앉아 왼손으로 잔디를 먹는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그러자 이란 국적의 알리레자 파가니 주심은 후세인을 향해 옐로카드를 꺼내 보였다. 이미 경고 한 장이 있었던 후세인은 경고 누적 퇴장을 당했다.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요르단은 후반 추가시간에만 두 골을 몰아쳐 3-2, 승부를 뒤집었다. 이라크는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조별리그에서 일본을 꺾는 등 매서운 경기력을 자랑했으나 16강에서 탈락했다.
후세인의 갑작스러운 퇴장. 그 이유를 두고 많은 축구팬들이 궁금증을 나타냈다. 중동 유명매체 알자지라 방송도 "믿을 수 없다. 후세인이 퇴장을 당했다.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았는데, 아마 후세인의 세리머니 때문인 것 같다. 후세인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주심은 주저하지 않고 카드를 꺼냈다"고 설명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두 가지다. 그중 결정적인 이유는 후세인의 세리머니가 지나치게 길어 경기 시간을 지연했기 때문이다. 후세인은 잔디를 먹는 세리머니에 앞서 이라크 팬들 앞에서 달리며 한 차례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잔디를 먹는 세리머니까지 펼쳤다. 후세인의 세리머니는 1분 넘게 이어졌다. 과한 세리머니로 시간을 심하게 낭비하는 경우 주심이 카드를 꺼낼 수 있다.
스포츠전문 켈나우도 "후세인은 허용 한도를 넘어선 세리머니를 펼쳐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는 후세인의 두 번째 경고였고 결국 퇴장당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은 과도한 세리머니를 금지하고 있다. 후세인은 오랫동안 세리머니로 시간을 낭비했고 이는 규칙에 위반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후세인의 세리머니의 경우 시간을 끄는 행동인 동시에, 상대를 자극하거나 조롱하는 의미가 담긴 퍼포먼스로 해석할 수 있다. 요르단은 선제골을 넣었을 때 5명 정도의 선수가 그라운드에 앉아 잔디를 먹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후세인이 골을 넣고 이와 똑같은 세리머니를 펼친 것이다. 요르단 선수들을 자극하고 조롱하는 의미로 보일 수 있었다.
켈나우 역시 "골 세리머니는 기쁨을 표현하면서도 과도한 행동을 피해야 하는 균형을 강조한다. 합리적인 세리머니는 허용된다. 하지만 도발적이거나 자극적인 제스처가 있을 경우 심판이 이를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식사를 하는 듯한 후세인의 독특한 세리머니는 두 번째 옐로카드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팬들과 선수들 사이에서도 논란과 혼란을 불러 일으켰다"고 전했다.
미국 CNN에 따르면 제수스 카사스 이라크 감독은 경기 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카사스 감독은 "주심은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선수에게 레드카드를 주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요르단이 득점에 성공한 뒤 세리머니하는 모습을 봤다. 후세인과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그들은 카드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후세인은 퇴장 당했다. 교체카드를 모든 쓴 뒤여서 퇴장은 큰 문제를 일으켰다. 선수를 교체할 수 없었다. 요르단전 패배의 책임은 나에게도 있지만, 나보다 더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이 있다"고 주심 판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이라크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 23분 코너킥 상황에서 사드 나티크 나지(아브하)가 헤더골을 터뜨렸다. 스코어 1-1이 됐다. 분위기를 이어간 이라크는 후반 31분 후세인이 발리슛으로 역전골을 기록했다. 이 골로 후세인은 6골로 대회 득점 1위를 굳게 지켰다. 2위 카타르 공격수 아크람 아피프와 2골차다. 하지만 '잔디 먹방' 퇴장에 이라크도, 후세인도 웃을 수 없었다.
그래도 이라크는 수비에 집중해 경기 종료 직전까지 리드를 유지했고 승리를 눈앞에 뒀다.
이로써 요르단은 8강에서 타지키스탄과 맞대결을 펼친다.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무대에 오른 타지키스탄은 돌풍의 팀으로 주목받고 있다. 16강에서는 파울루 벤투 전 한국 감독의 아랍에미리트(UAE)를 무너뜨렸다. 요르단은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경쟁하기도 했다. 당시 2-2로 비겼다. E조에서는 바레인이 2승1패(승점 6)로 조 1위, 한국은 1승2무(승점 5)로 조 2위를 가져갔다. 요르단은 1승1무1패(승점 4) 조 3위로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라크는 D조 1위를 차지한 팀이다. 3전 전승(승점 9)을 거두고 1위를 따냈다. 같은 조 상대이자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 일본도 뒤져 조 2위(2승1패)로 밀려났다. 조별리그에서 이라크 공격수 후세인은 골폭풍으로 몰아쳐 영웅으로 떠올랐다. 16강에서도 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세리머니 퇴장에 고개를 숙였다. 이라크도 16강에서 대회를 마쳤다.
도하(카타르)=이원희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자료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