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말레이와 일부러 비겨" 아랍 언론 '충격 주장'→日 네티즌은 "무슨 소리, 전력 다해 3-3"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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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일본 축구 팬들이 말레이시아전서 보여준 클린스만호의 '진심 모드'를 조롱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에 위치한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서 졸전 끝에 3-3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은 앞서 지난 15일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힘겨운 3-1 승리를 거뒀다. 이어진 20일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은 후반 추가시간까지 1-2로 끌려가는 굴욕을 당했다. 경기 종료 직전 행운의 자책골로 겨우 패배를 모면했다.
그래도 말레이시아전은 낙승이 예상됐다. 말레이시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0위로 23위의 한국과는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팀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전반 21분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을 때는 쉬운 경기가 예상됐다. 그러나 대회 첫 승을 위해 전력을 쏟은 말레이시아는 순식간에 승부를 뒤집었다.
말레이시아의 집중력은 무서웠다. 후반 6분 대표팀 수비 라인의 어설픈 볼 처리를 틈타 파이살 할림이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후반 17분에는 아리프 아이만의 페널티킥 역전골까지 나오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같은 시간 바레인이 요르단에 1-0으로 앞서면서 조 1위로 올라간 상황. 대표팀은 조 3위까지 떨어졌다. 64년 만의 우승 도전에 나섰던 팀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처참한 성적이었다.
후반 38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왼발 프리킥이 골대와 골키퍼 손에 차례로 맞고 들어가면서 2-2 동점이 됐고,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페널티킥 역전골로 다시 3-2 리드를 되찾아 승리하는 듯 했다.
이때 대표팀은 조 1위에 오르면서 16강 한일전을 앞뒀던 상황. 결승에서 성사될 것으로 전망됐던 한일전이 16강에서 펼쳐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경기 종료 직전 말레이시아의 로멜 모랄레스가 그림 같은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결국 경기는 3-3으로 종료됐고, 대표팀은 이 골로 다시 조 2위로 내려갔다. 대신 1위에 오른 바레인이 16강에서 일본과 만나게 됐다.
실리와 결과 모두 챙기지 못한 졸전이었다. 카드 트러블에도 불구하고 로테이션 없이 주전들을 총출동 시킨 대표팀은 경기 내내 전력을 다해 뛰어야 했다. 경고를 받은 선수도 7명에서 이재성이 추가돼 8명으로 늘어났다. 전력을 쏟은 것에 비해 승리도 따내지 못했다. 결과는 무승부였지만 사실상 말레이시아의 승리로 봐도 무방한 경기였다.
다만 조 1위에 올라 일본을 만나게 된 바레인은 한국이 고의로 2위를 차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본 사커다이제스트는 "일본과 대전하는 바레인. 현지 미디어의 한숨. 한국의 2위 통과에 '누구의 눈으로 봐도 의도적인 것이었다. 바레인은 매우 어려운 대결에 직면했다'라고 반응했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아랍계 스포츠 미디어 '스포츠 알샤크'는 "바레인은 요르단을 물리치고 미친 조별리그를 통과했는데 일본과 격돌한다. 16강전에서 대회 최고이 팀인 일본과 매우 어려운 대결에 직면했다"라면서 "한국이 말레이시아와 3-3 무승부를 거뒀다. 마치 우리를 3위에서 1위로 만들기 위한 것처럼 보였다"라고 대표팀이 의도적으로 무승부를 거둔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일본 팬들은 조롱섞인 반응을 보였다.
야후 재팬에 따르면 일본 팬들은 "경기 못 봤나? 한국은 말레이시아를 이기는 데 진심이었다. 무승부를 목표로 했다면 페널티킥을 넣지 않았을 것", "결코 한국이 2위를 노리는 경기가 아니었다. 말레이시아의 투지가 만든 무승부였다", "경기를 보지 못한 사람은 '한국이 일본을 피해 일부러 비겼을 것'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한국은 이기는 것 밖에 생각할 수 없는 경기였다"라고 반응했다.
물론 일부 팬들은 "동남아시아 팀들의 기세가 대단했다. 동아시아 팀들과의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재밌는 경기였다. 말레이시아의 투지가 돋보였다. 양 팀 선수들 모두 수고했다"라면서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한편, 조 2위로 16강에 오른 대표팀은 태국과 0-0 무승부를 거둔 사우디아라비아와 만나게 됐다. 일본을 피하긴 했지만 조별리그 내내 보여준 경기력이 이어진다면 사우디를 상대로도 절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64년 만의 우승은커녕 지난 대회 성적 8강보다 더 일찍 탈락하게 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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