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슛 5개-골 0' 조규성, 지금은 허세나 당당할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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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N뉴스] 이상완 기자 = '말레이시아 쇼크' 사태 이후 주장 손흥민(31·토트넘)은 이례적으로 "선수들을 흔들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제 막 조별리그가 끝났을 뿐 토너먼트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지금의 비난 비판 여론이 성급하고 아쉽다는 취지다.
더해 비난의 화살이 일부 선수에게 집중되는 것에 주장으로서 후배 선수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뜻도 담겼다.
지난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조규성(26·미트윌란)은 극심한 부진과 맞물려 외모나 방송 출연 등의 이유로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축구 커뮤니티나 악성 댓글을 통해 일어난 '마녀사냥'식 비난 여론을 여과없이, 생중계 하듯 그대로 포털 미디어에 옮긴 언론도 반성해야 할 지점이다.
하지만 사적인 영역을 떼어 놓고 경기력 측면만 놓고 봤을 때 팬들의 '억까(억지스럽게 비판 의도)'인지, 아닌지는 곱씹어 볼 필요는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제공하는 매치 리포트에 따르면, 조규성은 조별리그 3경기 203분을 뛰면서 총 슈팅은 5개가 전부였다. 이 중 정확하게 골문으로 향한 것은 전날(25일) 말레이시아전에서 때린 단 1개에 불과하다.
한국은 1차전 바레인과 2차전 요르단전에서 각각 3골, 2골을 넣었는데 조규성의 지분은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한 결과치다.
객관적인 전력상 상대가 떨어질 경우 극단적 수비로 나올 수밖에 없는데 이를 끌어내 2선 자원에게 기회를 열어줘야 했으나 이마저도 현저히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조규성은 그라운드 볼 경합에서 성공한 것보다 뺏긴 것이 더 많았다. 각 경기당 2번 성공한 반면에 바레인전 4번, 요르단전 5번, 말레이시아전 4번 등 총 13번이나 밀린 것이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보여준 패기 넘치는 헤더도 보이지 않았다. 공중볼 경합에서도 성공(3개)보다 실패(6개)가 많았다.
특히 요르단전에서는 성공은 단 한번도 없었고 뺏긴 것만 4번이다. 패스 정확도에서도 요르단전을 제외하고는 바레인전 69.2%, 말레이시아전 80%로 부정확했다.
조규성이 공을 터치한 위치를 통계적으로 보여주는 히트맵에서도 최전방 페널티박스 보다는 2선으로 밀려난 위치에 평균적으로 많이 있었다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조규성은 말레이시아전을 마치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비난 여론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골도 계속 안 들어가고 많이 아쉽다. 그냥 내가 못 넣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공격수가 골을 넣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그런 걸 따지면서 경기하진 않는다. 부담감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특히 부진한 경기력 비판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죄 지은 듯 고개를 숙이거나 위축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전 국민적 응원을 받는 국가대표 선수인 만큼 어설픈 허세나 당당함으로 정면 충돌하기 보다는 잠시 속마음은 감추고 경기장에서 실력으로, 골로 잠재우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수도 있다.
한국은 오는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을 치른다.
STN뉴스=이상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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