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한국서 메이저리그 진출할 타자 없다. 당분간 전혀 없다" 단언

(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메이저리그 은퇴 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야구 아카데미를 경영하고 있는 강정호(38)가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에서 "당분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만한 한국타자가 없다.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강정호는 10일 업로드한 방송에서 함께 출연한 전 프로야구선수 이택근이 "김도영은 작년에 너무 독보적인 성적을 냈던 선수이기 때문에 그를 제외하고, 지금 리그에서 그래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을 것 같은 타자는 누구냐"는 질문을 받았다.

강정호는 잠시 상념에 잠기더니 "잠시 생각해 보겠다. 팀별로 생각을 해보겠다"는 말과 함께 고민을 시작했다. 이윽고 생각을 정리한 그는 "생각해 봤는데 없다"는 답을 내놓았다.

강정호는 이어 "나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우선 KBO(한국프로야구리그)를 씹어먹고, 그 다음에 (메이저리그에)가서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서 많이 바뀐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택근은 "(김)하성이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이 누가 있냐"고 물었다. 이에 강정호는 "어릴 때는 그랬지만 성장하면서 포텐이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이택근 "그렇게 발전 가능성이 있는 선수가 없다는 거냐"고 재차 물었고, 강정호는 "지금 당장은 없다. 내가 봤을 때는 없다"고 확신했다.

강정호는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이유로 '툴(tool)'을 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무조건 툴"이라며 "그 틀은 콘택, 장타, 어깨, 송구, 도루, 뛸 수 있는 능력, 수비 등 전체적인 툴을 말한다"며 "(김)하성이가 만약 미국에 가지 않았더라면 한국 유격수 골드글러브를 다른 선수들이 받을 수 있었을까"라며 김하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자 이택근도 고개를 끄덕이며 "(김)하성이가 독보적이었겠지"라며 강정호 의견에 동의했다.

강정호는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로 '유격수'라는 포지션도 언급했다. 내야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이고, 그 자리에서 잘했기 때문에 한국은 물론 미국에 진출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 계속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는 뜻이다.

강정호는 지난 2015년 피츠버그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한국프로야구 야수 출신 중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최초의 선수였다. 그는 빅리그 첫 해 총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의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0.816으로 좋았다.

그는 빅리그 2년 차였던 2016년에도 타율 0.255, 21홈런 62타점의 한층 업그레이드 된 기록을 남겼다. OPS도 0.867로 더 좋아졌다. 게다가 포지션도 내야의 핵심인 유격수였다. 장미빛 미래가 손에 잡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해 시즌이 끝난 뒤 한국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내는 바람에 결국 빅리그 커리어가 꼬이기 시작했다. 1년을 쉰 뒤 2018년 메이저리그에 복귀하긴 했지만 더 이상 예전의 강정호가 아니었다. 결국 2019년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끝낸 그는 통산 타율 0.254, 46홈런 144타점 OPS 0.796의 성적을 남기고 은퇴했다.

사진=강정호©MHN스포츠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