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김동문, '안세영과 소통 NO' 김택규와 다른 모습 보일까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셔틀콕 레전드' 김동문 현 원광대 스포츠과학부 교수가 제32대 대한배드민턴협회장에 당선됐다. 낙선한 김택규 현 대한배드민턴협회장과 달리, '셔틀콕 여제' 안세영과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을 받고 있다.

23일 대전 선샤인호텔 2층 루비홀에서 제32대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선거가 실시됐다.

이번 선거에는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을 포함해 최승탁 전 대구배드민턴협회장(태성산업 대표), 전경훈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회장(열정코리아 대표이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김동문 원광대 스포츠과학부 교수가 후보로 나섰다.

김택규 회장은 지난 8일 배드민턴협회 선거운영위원회로부터 후보 결격자 통보를 받았지만 얼마 뒤 법원에 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 무효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후보 4번으로 출마할 수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선거가 진행됐다. 결과는 김동문 교수의 승리였다. 유효표 154표 중 64표를 받은 김동문 교수는 43표의 김택규 현 회장을 제치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024년 큰 내홍을 겪었다. 지난 8월 안세영이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후 "더 이상 대표팀과 함께할 수 없다"며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불만을 드러냈다. 대표팀을 떠나 개인 자격으로 배드민턴을 하고 싶다는 바람까지 나타냈다.

폭탄발언 이후, 안세영과 협회의 불화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안세영은 협회와의 소통 부재를 호소했으나 김택규 현 회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안세영의 인사 태도를 지적했다. 대다수의 국민이 김택규 회장에게 실망감을 나타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강도 높은 25개의 개선 요구사항을 배드민턴협회에게 제시했다. 협회는 국가대표 유니폼에 선수의 후원사 로고를 노출할 수 있게 변경하는 등 16건을 이행했다. 6건은 개선 중이었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한 3건은 이의 신청을 했다.

이처럼 배드민턴협회가 개선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김택규 현 회장과 안세영 간의 갈등은 봉합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런데 김동문 교수가 당선되면서 모든 게 바뀌었다. 이제 김동규 당선인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협회와 안세영의 갈등이 봉합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김동문 당선인은 안세영처럼 세계 최고의 배드민턴 선수였다. 김 당선인은 1996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 2000 시드니 올림픽 남자복식 동메달, 2003년 세계선수권 혼합복식 1위, 2004 아테네 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을 차지했다. 특히 혼합복식에서 라경민과 조를 이뤄 한 시대를 풍문했다. 압도적인 세계 1위 혼합복식 조였다.

이런 경험을 갖춘 김동문 당선인은 현재 세계 최정상에 서 있는 안세영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안세영과 협회의 화해 분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

제32대 대한배드민턴협회장으로 당선된 김동문. 이제 4년간 배드민턴협회를 이끈다. 가장 급선무인 과제는 안세영과의 대화이다. 김동문 당선인이 김택규 현 회장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