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나 비운 위즈덤을 못 넘더니···사라진 주전들, ‘부상타령’ KIA에게 중요한 건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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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지난 29일 광주 키움전에서 연장 11회 끝에 3-3으로 비겼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선발 등판해 3-2로 앞서던 경기를 7회초 불펜에서 1실점, 동점으로 연장전에 들어갔으나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KIA는 26승26패에 올시즌 첫 무승부를 더하면서 승률 5할에 그대로 머물렀다.
KIA는 이날 키움(11안타)보다 적은 7안타를 쳤다. 1점만 내면 이길 수 있었던 마지막 5이닝 동안에는 볼넷 2개만 얻는 데 그쳤다.
개막 후 두 달, KIA의 부진은 리그 최대 반전이다. 부상자가 쉬지 않고 나온 충격에 그 공백이 지난해와는 달리 고스란히 경기력으로 이어져 충격이 더 크다. 선발 투수들의 선전에도 핵심 계투진의 부진에 불펜이 무너진 영향도 크지만, KIA 타선 특유의 ‘결정력’을 보여주는 경기가 거의 없다.
KIA가 지난해 ‘압도적이었다’고 불린 이유는 타선이었다. 3번 타자 김도영의 폭발력에 4번 타자 최형우, 소크라테스, 나성범까지 타순을 어떻게 바꿔도 ‘해결사’가 늘 있었다. 김도영과 최형우가 나란히 109타점을 올려 100타점 타자가 2명이었고, 그 중 김도영은 득점왕(143개)까지 올랐다. 김도영, 최형우는 물론 소크라테스와 나성범까지, 홈런을 못 쳐도 2루타 이상을 쉽게 치는 타자들이 줄줄이 있다보니 주자를 불러들이기가 쉬웠다.
지금은 이 중 최형우만 남아있다. 1983년생 최형우가 타율 0.346으로 리그 2위, 출루율은 0.439로 리그 1위의 미친 활약을 하고 있는데 나머지가 황무지다. 29일까지 KIA 팀내 타점 1위는 최형우(37개)다. 2위가 패트릭 위즈덤과 김도영(이상 26개)이다. 득점 역시 최형우(30개)가 1위, 2위가 위즈덤(25개)이다. 득점을 밥 먹듯 해줘야 할 1번 타자 박찬호(22개)는 겨우 그 뒤에 있다.
위즈덤은 지난 11일 SSG전을 끝으로 뛰지 못하고 있다. 허리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지 3주가 다 돼가는데도 위즈덤이 35경기에서 쌓은 기록을 뛰어넘는 주전 타자가 없다. KIA는 이미 53경기를 치렀다.
부상 탓이 크기는 하다. 나성범이 돌아오지 못하는 가운데 김선빈과 김도영이 다시 다쳤다. 지난해에도 KIA는 부상이 꽤 있었다. 그러나 그 공백을 자연스럽게 메워가면서 경기력과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반면 올해는 시즌 내내 부상 타령만 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오선우가 꾸준히 활약하며 중심타선에 자리를 만들었고 윤도현, 황대인, 김석환 등 그동안 백업 경쟁에서도 밀려났던 타자들이 최근 등록돼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있다. 남아있던 기존 주전들보다 나은 활약을 한다.
승리하기 위해서는 타점을 올려 득점을 만들어야 한다. 위즈덤이 빠진 이후 KIA의 15경기에서 10타점 이상 올린 타자는 최형우(15개)와 김도영(13개)밖에 없다. 그 뒤엔 오선우가 6타점으로 가장 많다. 득점 역시 김도영(14개)과 최형우(12개)에 이어 오선우(11개)가 유일하게 10득점을 넘기고 있다. 이 기간 결승타 역시 김도영(3회), 최형우(3회) 외에는 오선우, 한준수, 최원준이 1번씩 기록했다.
KIA 타선을 강하다고 했던 이유는 선발라인업의 타자 9명 중 8명이 상대로서는 쉽게 승부할 수 없는 타자들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예상 외로 핵심 타자 몇 명이 쓰러지자 그 공백을 채우기는커녕 남은 타자들은 자기 경기력도 발휘하지 못했다. 타석에서는 물론 수비와 주루에서까지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종종 보이다 2군으로 대타로 뿔뿔이 흩어졌고 현재 KIA는 완전히 새 라인업으로 경기하고 있다.
주전 경험이 없는 타자들의 흔한 약점이 바로 승부처에서 나온다. 경험이 적다보니 절대 1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오히려 눈치 보고 주저하며 소극적으로 뛰는 경우가 많다. 접전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타격만 아니라 상대 투수 상태에 따라 볼넷을 골라나가는 것이 결정적인 승부가 되기도 한다. 수비와 주루로도 승부를 가를 수 있다. 절호의 ‘스윕’ 기회였던 29일 키움전을 무승부로 마친 KIA 새 라인업의 현주소다.
KIA는 최형우를 제외한 중심타자들이 전멸한 상황에서도 승률 5할선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나름 잘 버티고 있다. 분위기만 한 번 타면 올라설 수도 있으리라는 모습도 종종 보여준다. 다만 작년 우승 팀으로서 자존심은 지켜야 한다면 시즌 3분의 1 지점을 지난 이제는 여유도 없다. 순위가 전혀 의미없는 현재, KIA는 승률 5할 문턱을 넘어 승수를 ‘플러스’로 만들면서 회복해가는 것이 관건이다.
위즈덤이 곧 돌아올 준비를 하지만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이 돌아오려면 아직 멀었다. 기다리지 않고 승수부터 쌓아야 한다면, 기존 주전 타자들이 정신차리고 경기력을 회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젊은 선수들은 더 영리하게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김은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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