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국회 지켜본' 이정효 감독 돌직구, "우리사회도, KFA도 사고는 위에서 수습은 밑에서… 월드컵 우승하려면 다 뜯어 고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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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김천)
"이참에 다 뜯어 고치는 게 낫다."
지난 28일 오후 7시, 김천 종합 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32라운드 김천 상무(김천)-광주 FC(광주)전이 벌어졌다. 이정효 광주 감독은 김천전 시작에 앞서 경기 외적인 이슈와 관련해 가감 없는 견해를 밝혔다.
이정효 감독은 사전 인터뷰 도중 "요즘 보면 그렇다. 일 벌리는 거는 위에 분들이 하고, 수습은 밑에 있는 분들이 한다. 우리나라 사회가 그렇다. 대한축구협회에서도 사고는 위에서 치고 수습은 밑에서 했다. 그런 부분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작금 축구계 최대 이슈인 '국회 현안 질의'를 시청했냐는 미디어의 질문에 이정효 감독은 "봤다. 3시간 정도 잘라서 봤다. 한 번 보고 싶었다. 하고 싶은 말이 많다"라고 운을 뗐다. 그리고 이정효 감독은 생각하는 바를 소신 있게 드러냈다.
"내 개인적인 생각은, 월드컵을 나가고, 안 나가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이렇게 월드컵을 나가서 뭐하나? 쇄신을 하고 방향성을 명확하게 짚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야 일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 다음이 월드컵이다. 월드컵 이번만 나가고 다음에 안 나갈 거 아니잖나. 월드컵도 이렇게 생각한다. 나가는 게 목표가 아니라, 16강이 목표가 아니라, 우리나라도 우승을 목표로 한번 해봐야 한다. 우리나라가 우승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월드컵 우승하려면 이번에 쇄신을 정확하고 확실하게 해야 한다. 얼렁뚱땅 넘어가면, 시간이 흐르고 잊힌다. 잊히기 전에 잘못한 걸 확실하게 가리고, 어떻게 나갈지 방향을 정해야 한다."
월드컵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항상 축구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반드시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와 월드컵 보다 사전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립한다. 이정효 감독은 여기서도 품고 있는 생각을 전했다.
"(월드컵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다. 제 생각만 물어보시면 월드컵 나가는 게 문제는 아니다. 지금 일이 벌어졌다. 수습을 해야 한다. 매듭을 짓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대충 수습하고 넘어가면 이런 일이 또 벌어진다. 월드컵 끝나고 나서 다음 월드컵은 어떻게 한다, 항상 똑같다. 한국은 왜 우승을 하면 안 되나? 목표를 크게 잡아야 한다. 2026·2030·2034,·2038, 우승을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준비해야 한다. 이참에 다 뜯어 고치는 게 낫다. 칼을 댔으면 뭐라도 베야 된다."
끝으로 이정효 감독은 "나도 프로팀 감독이 꿈이었다. 그래서 꿈이 있는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생각한다. 피드백을 주는 이유다. 나로 인해서 좋은 지도자가 많이 나오면 좋겠다. 내 축구를 보고 많은 분들이 공부를 해도 좋다. 선수들에게 말한다. 너희들이 은퇴했을 때는 나보다 출발선이 앞에 있으면 좋겠다고. 나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은 선수들이 좋은 지도자가 됐으면 한다. 그런 지도자가 10명, 20명, 30명이 되다 보면 한국 축구도 발전할 거다"라고 올바른 방향으로 축구계의 시간이 흘러가길 바라는 진심을 표현했다.
광주전을 앞둔 정정용 김천 감독 또한 국회 현안 질의를 보고난 후 든 생각을 마냥 숨기진 않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잘됐으면 좋겠다. 축구뿐만 아니라 체육계 전반에서 한 번의 변화가 필요하다."
글=조남기 기자([email protected])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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