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라고 밝힌 이후 제 마음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전 세계 최초 '커밍아웃' 현역 선수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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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아인]
조쉬 카발로가 커밍아웃 이후 끔찍했던 삶을 되돌아봤다.
카발로는 호주 출신 미드필더다. 1999년생인 그는 호주 멜버른 시티에서 성장했고 웨스턴 유나이티드,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 등을 거치며 A리그에서 쭉 프로 커리어를 걸었다. 지난 2021년 애들레이드 시절 그는 전 세계 프로 남자 1부 리그 현역 선수 중 최초로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공개해 많은 이목을 끌었다.
당시 카발로는 '조쉬의 진실'이라는 영상을 통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곧바로 화제가 되면서 그를 향한 많은 응원 메시지도 전해졌다. 리버풀을 이끌던 위르겐 클롭 감독은 “그가 용기를 내줘서 고맙다. 덕분에 우리가 다시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의 제라르 피케 역시 “축구계는 너무 뒤처져 있다. 네가 우리를 한 발 더 나아가게 했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모두가 그의 행보를 지지한 것은 아니었다. 동시에 동성애에 대한 혐오적인 야유와 욕설의 대상이 됐다. 지난 2022년 1월에는 경기 도중 상대 팬들이 카발로에게 반反)게이 구호를 외치는 사건이 터졌다. 이로 인해 구단은 5,000 호주달러(약 45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카발로의 커밍아웃은 다른 성 소수자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2022년 5월에는 블랙풀에서 뛰던 17세 공격수 제이크 다니엘스가 공개적으로 커밍아웃을 선언하기도 했다. 현재 카발로는 잉글랜드 내셔널리그 노스(6부 리그)의 피터버러 스포츠에서 계속 축구 인생을 이어가고 있으며, 성 소수자들을 위한 목소리를 내는 일에도 열중하고 있다.
최근 커밍아웃 이후의 삶에 대해 고백했다. 카발로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2021년 이후 매일같이 SNS를 통해 살해 협박과 혐오 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너는 이 세상에 존재할 자격이 없어', '왜 여기 있는 거야?', '숨 쉬지 마' 등 처음 이런 메시지를 봤을 때 마음이 완전히 무너졌다. 누구도 그런 말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이어 “나는 그저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할 뿐인데, 정체성 때문에 공격받고 깎아내림을 당한다. 역겹고 비참하다. 게이라는 이유로 공격받는다. 축구계엔 여전히 산처럼 쌓인 문제가 있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누군가가 겪는 차별 사건을 듣는다. 그저 축구를 하고, 다른 선수들과 동등하게 대우받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다가오는 2034 사우디아라비아 월드컵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을 내놨다. 사우디는 동성애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22 대회가 열린 카타르도 마찬가지였다. 카발로는 “그런 나라에서 나 같은 사람이 단지 ‘존재한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힐 수도 있다는 게 너무 무섭다. 사람들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때문에 감옥에 가는 세상이라니, 정말 가슴 아프다”고 이야기했다.
김아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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