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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 일시불로 계약금 청산, 알고 보니 가을 무적… 22⅓이닝 ERA 0이라고? 다저스는 어디까지 내다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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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 일시불로 계약금 청산, 알고 보니 가을 무적… 22⅓이닝 ERA 0이라고? 다저스는 어디까지 내다본 것인가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둔 메이저리그 이적시장의 최고 이슈는 단연 사사키 로키(24·LA 다저스)였다. 후안 소토(뉴욕 메츠)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계약 신기록(7억6500만 달러)을 썼으나 오히려 사사키에 밀리는 감이 있었다. 소토는 일부 돈 많은 구단들의 경쟁이었지만, 국제 아마추어 계약 신분은 사사키는 이론적으로 마음만 사로잡는다면 30개 구단 모두가 달려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들이 손수 프리젠테이션까지 열어 사사키 모시기에 들어갔던 이 화려했던 영입전은, 이미 두 명의 일본인 최고 스타(오타니 쇼헤이·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보유 중이었던 LA 다저스의 승리로 끝났다. 다저스는 단돈(?) 650만 달러에 사사키를 품에 안아 6년간 쓸 수 있는 보유권을 얻었다. 다저스 오프시즌 최고의 영입이자, 많은 전문가들이 다저스를 오프시즌의 최고 승자라고 평가한 이유 중 하나였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던 시절부터 시속 160㎞를 우습게 넘기는 패스트볼과 역대 최고라는 스플리터를 앞세워 메이저리그의 큰 관심을 모으던 사사키였다.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 당당히 합류해 올 시즌 활약이 기대됐다. 하지만 그 기대가 사라지는 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시즌 초반 부진에 이어 어깨 부상까지 오며 그대로 팬들의 눈앞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사사키는 시즌 8경기에 선발로 나갔으나 평균자책점 4.72라는 저조한 성적 속에 부상자 명단에 갔다. 이닝당출루허용수(WHIP)가 1.49에 이를 정도로 좋지 않았다. 구속이 150㎞대 초·중반으로 뚝 떨어진 가운데 제구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결국 어깨 부상이 이 구속 저하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줬음이 드러났고, 사사키는 시즌 막판까지 재활 명단에 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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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다저스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하나의 큰 결단을 내린다. 사사키를 불펜에서 쓰기로 한 것이다. 포스트시즌은 5명의 선발 투수가 필요하지 않다. 디비전시리즈는 세 명으로만 끝내는 경우도 있다. 일단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나우라는 네 명의 선발을 확보한 다저스는 사사키와 클레이튼 커쇼, 에밋 쉬핸을 불펜으로 돌리기로 한다.

재활 등판 막바지부터 불펜에서 뛴 사사키는 100마일의 구속을 되찾았고, 시즌 막판 예열을 거쳐 포스트시즌에서 대활약을 이어 가고 있다. 다저스가 사사키를 불펜으로 돌리기로 마음 먹은 것은 아무래도 팀 불펜진의 약세와도 연관이 있었다. 한 명이라도 더 불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는데 이는 돌이켜보면 위대한 선택이었다.

정규시즌 막판 다시 메이저리그로 올라와 불펜에서 2경기, 2이닝을 완벽하게 막은 사사키는 포스트시즌에서는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다저스의 수호신으로 거듭났다. 블레이크 트라이넨, 태너 스캇이라는 기존 필승조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다저스에서 사사키의 등장은 마치 영웅의 서사시와 같은 느낌을 준다. 100마일의 강속구과 스플리터 두 가지 구종만 던져도 충분히 통하고 있다. 불펜이 더 맞는 옷 같은 느낌을 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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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는 신시내티와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화려한 포스트시즌 데뷔를 했다. 이어 필라델피아와 디비전시리즈 1·2차전에 나서 모두 세이브를 거뒀다. 1차전에서는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2차전에서는 팀이 동점 내지 역전의 위기에 몰린 9회 2사 후 상황에서 등판해 트레이 터너를 2루 땅볼로 잡아내고 또 세이브를 기록했다.

백미는 4차전이었다. 3차전을 내준 다저스는 4차전에서도 상대 선발 크리스토퍼 산체스를 공략하지 못하고 타선이 고전했다. 탈락 위기에 몰린 필라델피아도 필사적이었다. 1차전 선발이었던 산체스, 그리고 2차전 선발이었던 헤수스 러사르도를 불펜으로 투입해 버텼다. 여기서 사사키가 다시 위대한 투구를 했고, 이는 팀이 버티면서 결국 끝내기 승리로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이 됐다.

다저스는 선발 타일러 글래스나우가 6이닝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것에 이어 7회 에밋 쉬핸을 두 번째 투수로 올렸다. 그러나 쉬핸이 1실점을 하며 동점을 내줬고, 다저스는 8회 곧바로 사사키를 붙여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사사키의 투구 내용은 완벽했다. 사사키는 이날 3이닝 동안 무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대역투로 필라델피아의 발목을 잡는 것도 모자라 부러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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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100마일의 빠른 공을 던졌고, 모처럼의 3이닝 투구에도 불구하고 힘이 빠지는 느낌은 없었다. 그리고 최근 이어지는 활약에 대해 자신감도 붙은 듯 공격적으로 경기를 리드했다. 사사키가 불펜 세 명의 몫을 해낸 다저스는 연장 11회 2사 만루에서 앤디 파헤스의 투수 땅볼 때 상대 투수 오리온 커커링의 실책이 나오며 극적으로 경기를 마치고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다.

사사키는 일본 시절부터 이어진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 0’의 기록을 그대로 이어 갔다. 사사키는 지바 롯데 시절 세 차례 포스트시즌 경기에 등판한 바 있다. 2021년에는 6이닝 10탈삼진 무자책점, 2023년은 3이닝 무피안타 4탈삼진 무자책점, 그리고 2024년에는 8이닝 5피안타 9탈삼진 무자책점으로 선전한 바 있다. 그리고 올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도 역시 모두 무자책점이다. 물론 미일 기록이 섞여 있지만 포스트시즌 통산 22⅓이닝 동안 자책점이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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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이 끝난 뒤 “사사키는 (마무리의) 첫 번째 옵션”이라고 인정했던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적어도 내가 본 불펜 투수로서는 역대 최고의 투구였다. 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사사키가 (불펜에서) 3이닝을 던져준 것은 우리 팀에 큰 도움을 줬다. 우리는 사사키에게 특별한 것을 보기 시작했고 이것이 오프시즌에 그를 간절하게 영입하려고 했던 이유다. 하지만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당초 다저스와 로버츠 감독은 불펜 루틴이 익숙하지 않은 사사키에게 연투를 시키지는 않으려고 했다. 멀티이닝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사사키는 2차전이 끝난 뒤 “연투도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은 8회와 9회까지 던지기로 되어 있었지만 “3이닝도 문제가 없었다”고 큰소리를 쳤다. 사사키는 “경기력이 돌아올 때까지 함께 해준 스태프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주위에 공을 돌렸다. 이제 사사키가 더 큰 무대로 간다. 계약금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을 통해 일시불로 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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