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큼 안 나왔다" 155km 던지고 아쉽다니…한화에 또 등장한 파이어볼러, 9R 기적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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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최고의 강속구 군단인 한화 이글스에 또 파이어볼러가 등장했다. 2년차 우완 투수 원종혁(20)이 1군 데뷔전에서 최고 시속 155km를 던졌다. 이렇게 빠른 공을 던졌는데도 생각보다 구속이 안 나왔다며 아쉬워했다.
원종혁은 지난 1일 창원 NC전에서 5-10으로 뒤진 7회 1사 2루에서 구원 등판했다. 승부가 NC 쪽으로 넘어가자 김경문 한화 감독은 지난달 27일 정식선수로 전환돼 1군 엔트리에 올린 원종혁에게 데뷔전 기회를 줬다.
첫 타자 천재환을 상대로 초구 시속 154km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원종혁은 그러나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사구로 손목이 좋지 않아 타격이 어려운 상태였던 NC 포수 안중열이 쓰리번트 아웃으로 물러났지만 한석현에게 인사이드 파크 더 홈런을 허용하며 실점을 내줬다.
한석현에게 초구 슬라이더가 볼이 되자 8구 연속 직구로 승부했다. 한석현은 풀카운트에서 3구 연속 파울로 커트한 뒤 9구째 시속 153km 바깥쪽 직구를 공략했다. 한화 중견수 에스테반 플로리얼에게 향하는 라인드라이브였는데 타구 판단 미스가 나왔다. 첫발을 앞으로 뗀 플로리얼이 예상보다 살아 나가는 타구에 점프 캐치를 시도했지만 글러브를 맞고 튀어올라 뒤로 빠졌고, 그라운드 홈런으로 이어졌다.
1군 데뷔전에서 그라운드 홈런으로 첫 실점한 원종혁은 다음 타자 박민우를 초구 몸쪽 직구로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⅔이닝 1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2실점. 플로리얼의 실책성 수비였지만 그라운드 홈런으로 인정돼 원종혁이 기록상 손해를 본 데뷔전이었다.
총 투구수는 19개로 직구만 17개. 나머지 2개는 슬라이더였다. 직구 구속은 최고 시속 157km, 평균 153km로 측정됐지만 원종혁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경기 후 원종혁은 구단을 통해 “1군 첫 등판이었는데 생각보다 긴장이 되거나 떨리는 느낌은 없었다. 첫 타자 상대에서 영점이 잡히지 않아 약간 마음먹은 대로 투구가 되지 않은 느낌이지만 어쨌든 이닝을 마무리짓고 나온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며 “직구 위주 피칭이었는데 구속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는 데뷔전 소감을 전했다.
최고 시속 155km를 던지고도 구속을 아쉬워한 이유가 있다. 원종혁은 지난달 6일 서산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SSG전에서 최고 시속 158km를 던졌다. 퓨처스리그에서 150km대 중후반 강속구를 지속적으로 뿌렸고, 1군에 올라오면 긴장감 있는 분위기 속에 더 빠른 공을 던질 것으로 기대됐다. 1군 데뷔전의 긴장감이 조금 더 컸는지 퓨처스에 있을 때보다는 구속이 안 나왔지만 가능성은 확실히 보였다.
한화는 문동주, 김서현, 정우주 등 젊은 파이어볼러가 넘치는 팀이다. 이들은 모두 전국 1차 지명이나 전면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로 타고난 떡잎부터 남달랐지만 원종혁은 9라운드 하위 순번에서 건진 선수라 한화 스카우트와 육성 시스템의 역작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리인창고 출신 우완 투수 원종혁은 지난해 9라운드 전체 81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최고 150km 강속구를 던졌지만 고교 진학 후 본격적으로 투수를 시작해 다듬어지지 원석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프로 입단 후 체계적 트레이닝 속에 힘이 더 붙었고, 올해 퓨처스 마무리로 활약하며 158km까지 구속을 늘렸다.
퓨처스 이대진 감독부터 박정진 투수코치, 정우람 불펜코치 등 투수 출신 지도자들의 집중 케어 속에 불안했던 제구도 어느 정도 잡히면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당초 지난달 23~25일 대전 롯데전에서 3일간 1군에 동행하고 2군에 다시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두 번의 불펜 피칭 후 계획이 바뀌었다.
김경문 감독은 2군에서 재조정한 엄상백의 1군 복귀에 맞춰 문동주에게 휴식을 주며 엔트리에서 제외했고, 그 자리에 원종혁이 올라왔다. 소중한 기회를 잡은 원종혁은 “다음 기회를 얻게 되면 변화구도 조금 더 던져보고 자신감 있게 내 피칭을 하고 싶다”며 “첫 등판에 의미를 두고, 앞으로 더욱 발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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