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 감독, '17년 동행' 키움 팬들을 향한 마지막 인사 "부족한 저 응원해주셔서 감사해"

[STN뉴스] 이형주 기자┃홍원기(52) 감독이 17년을 함께한 팀을 떠나며 마지막 인사를 건냈다.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는 14일 "홍원기 감독,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에 보직 해임을 통보했다"라고 알렸다.

이어 "위재민 대표이사는 홍원기 감독과 고형욱 단장에게 그간의 노고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구단의 결정 사항을 전달했다"라고 알렸다.

오는 17일(목)부터 시작되는 삼성라이온즈와의 후반기 첫 경기부터는 설종진 퓨처스팀 감독이 1군 감독 대행을 맡게 된다. 1군 수석코치 자리는 당분간 공석으로 유지된다.

홍원기 감독은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키움 팬들에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홍원기 감독은 "글로 나마 팬 분들께 인사를 드리게 됐다. 감독실을 정리하다보니 많은 장면이 스쳐갔다. 2022년 가을 무대에 다시 올랐던 순간엔 눈물이 나기도 했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17년을 이 팀과 함께했다. 코치 시절 입단했던 송성문이 주장을 역임하는 것을 보니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다. 최근 팬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신 300여개가 넘는 메시지들 모두 읽었다. 더불어 보내주신 마음 하나, 하나 모두 간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홍원기 감독은 마지막으로 "다시 마주친다면 한 명의 키움 팬으로 응원을 보낼 것이다. 팬 분들, 선수 분들, 구단 직원 분들 부족한 저에게 늘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다. 선수들에게 계속 응원을 전해주셨으면 좋겠다.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홍원기 감독의 편지 전문

안녕하세요, 홍원기입니다.

키움히어로즈에서의 제 지도자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습니다.

직접 팬 여러분께 인사드릴 기회가 없어, 이렇게 SNS를 통해 글로나마 마음을 전합니다.

감독실을 정리하다 보니 많은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더군요.

2022년, 그 가을 무대에 다시 올랐던 순간엔

정말 전율이 돌고,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감독으로서 처음 승리를 거뒀던 날의 긴장과 기쁨,

감독 취임을 공식 발표했던 날의 설렘도 아직 선명합니다.

그리고 부산에서 거둔 100번째 승리.

숫자 '100'이 주는 무게와 책임감이 그날 따라 유난히 크게 다가왔던 기억도 납니다.

돌이켜보면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2009년 코치로 시작해 어느덧 17년이라는 시간을 이 팀과 함께했습니다.

코치 시절 입단했던 송성문 선수가

이제는 주장으로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보니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최근 팬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신 300여개가 넘는 메시지들,

하나하나 직접 답변드리진 못했지만 모두 읽었습니다.

그 안에 담긴 진심 어린 응원과 따뜻한 말들,

정말 큰 힘이 되었고, 깊이 감사드립니다.

긴 시간 동안 성적과 관계없이

늘 퇴근길을 뚫고 응원하러 와주시던 팬분들,

뛰어와 선물을 건네주시던 분들,

그리고 손편지로 마음을 전해주시던 분들까지…

그 마음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 팬분이 직접 만들어 관중석에서 들고 계셨던 '원기 매직'이라는 플랜카드,

저를 닮았다고 정성껏 만들어주신 캐릭터 키링, 어린 학생팬들이 감사하다며 건네던 편지들과 선물

그 외에도 수많은 응원과 따뜻한 마음들이

지금도 하나하나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그런 팬분들 덕분에 끝까지 힘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야구장 밖에서, 조금 멀리서 이 팀을 지켜보려 합니다.

그래도 마음만은 여전히 그라운드를 향해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마주치게 된다면,

저도 그날은 한 명의 팬으로서 누구보다 큰 박수를 보낼 겁니다.

우리 선수들, 남은 시즌 다치지 말고

끝까지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팬 여러분도 선수들을 믿고, 마지막까지 뜨거운 응원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애써주신 구단 현장 직원 여러들분께도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 꼭 전하고 싶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늘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STN뉴스=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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