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정기선 회장님! 소통 경영은 무슨...선수 인권부터 챙기세요" [손현석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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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게이트]
이른바 '소통 경영'을 중시하는 HD현대 그룹의 프로축구단 울산HD에서 선수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졌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지난 1월 5일 신년 시무식에서 "조직에 위험 신호가 감지될 때 자유롭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건강한 업무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나, 정작 구단 현장에서 선수의 출산·돌봄 관련 요청을 둘러싼 부적절한 메시지 의혹이 제기되면서 모기업이 내세운 메시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프로스포츠 구단은 성적 못지않게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모기업의 대내외적인 이미지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 이번 논란은 울산HD 내부 갈등을 넘어, HD현대가 공표해 왔던 '소통 및 상호존중' 기조가 실제 현장 관리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을 낳고 있다.

스포츠동아는 1월 20일 울산HD의 중원 핵심인 고승범 선수가 구단 관계자로부터 출산·돌봄 휴가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실을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사건은 지난해 9월 속초 전지훈련 기간 중 발생했다. 당시 둘째 출산을 앞둔 배우자 돌봄을 위해 휴가를 요청했던 고 선수는 구단 고위 관계자로부터 부적절한 문자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격적인 사실은 구단 관계자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장모가 딸 가진 죄로 (돌봄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는 점이다. 이뿐 아니라 "하루 100만 원씩 계산하면 효자 소리를 들을 것", "제왕절개는 하루이틀이면 낫고 걸을 수 있다" 등과 같은 취지의 발언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게 사실이라면 제아무리 프로의 세계라 할지라도, 가족의 가치와 인격을 훼손한 관리 방식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논란은 정 회장이 강조해온 기조와 대비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5일 판교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임직원 300여 명과 직접 소통하며 "소통 문화는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만사소통(萬事疏通)'의 리더십을 보이며 조직문화 개선을 주문했으나, 정작 구단 현장에서는 소통이 폭언으로 변질된 셈이다.
울산HD는 최근 내부 갈등 및 하극상 논란 등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데 이어 성적 부진이라는 성과 리스크까지 겹친 상태다. 연이은 잡음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구단 프런트 전반의 '인권 감수성 결여'와 '현장 관리의 허점'을 시사한다. 명문 구단의 위상은 우승 트로피의 개수가 아닌, 선수가 신뢰하고 뛸 수 있는 조직 문화에서 나온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번 사안은 울산HD를 넘어 '정기선 리더십'의 본류를 묻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총수의 경영 철학이 말단 현장 조직까지 투영되지 못하는 괴리 현상은 모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 선수의 전력 이탈 가능성보다 더 무서운 것은 "울산HD는 선수를 소모품으로 대한다"는 팬들과 시장의 낙인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기선 회장이 강조하는 소통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구단 현장에서 벌어지는 인권 침해에 대해 일벌백계하고 시스템을 전면 쇄신하는 단호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명문'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현장의 불합리한 관행을 정 회장이 어떻게 도려낼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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