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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푸’에 당한 韓 축구… ‘혼혈 스타’ 또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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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푸’에 당한 韓 축구… ‘혼혈 스타’ 또 탄생




16일 끝난 2025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은 일본 남자 대표팀 저메인 료(30·히로시마)의 ‘독무대’였다. 182㎝의 큰 키로 상대 수비진을 휘저으며 한일전 결승골을 포함해 5골을 터뜨렸고, MVP(최우수 선수)까지 수상했다. 료는 피부가 거뭇하고 머리는 곱슬거린다. 해외 귀화 선수처럼 보이지만,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란 ‘토종 일본인’이다.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하푸(half·일본 국적 혼혈인)’다. 이번 동아시안컵 일본 대표팀엔 료를 비롯해 골키퍼 피사노 알렉상드르(19·나고야)와 측면 수비수 모치즈키 헨리 히로키(24·마치다) 등 혼혈 선수 세 명이 포함됐다. 캐나다계인 알렉상드르(197㎝)와 아프리카계 히로키(192㎝) 모두 상대적으로 체격이 왜소한 일본 선수들 사이에서 돋보이는 존재였다.

◇MLB 다르빗슈도 ‘하푸’

혼혈 선수의 활약은 일본 스포츠계에서 생소하지 않다. 미국 프로야구(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투수 다르빗슈 유(39)는 이란인 아버지로부터 받은 건장한 체격(196㎝)에서 뿜어내는 강속구로 고교 때부터 주목받았고, 일본 무대를 평정한 뒤 메이저리그에서도 다섯 차례 올스타에 뽑힌 수퍼스타다. 아시아인 최초로 테니스 호주오픈과 US오픈 등 메이저 대회에서 4번 우승컵을 든 오사카 나오미(28)도 아이티 출신 아버지를 둔 혼혈이다. 최근 일본의 테니스 꿈나무들 대부분이 오사카를 롤모델로 삼을 만큼 일본에 테니스 열풍을 불러일으킨 주역으로 평가된다. 미 프로농구(NBA) 명문 LA 레이커스의 포워드 하치무라 루이(27) 등 2010년대 후반부터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 중엔 혼혈 선수가 유독 많다.



‘하푸’에 당한 韓 축구… ‘혼혈 스타’ 또 탄생




◇치열한 혼혈 선수 영입전

일본에서 혼혈 스포츠 선수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뭘까. 일단 혼혈 인구가 많다. 후생노동성의 최신 집계에 따르면, 일본 전체 인구(약 1억2500만명) 중 2%가 혼혈이다. 일본이 경제 호황을 누리던 1980년대 전후로 경제·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와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이주자 유입이 본격화한 영향이다.

여기에 유년기부터 체계적으로 스포츠 선수를 육성하는 일본 특유의 ‘부카쓰(部活)’ 문화가 혼혈들의 활약할 무대를 넓혀줬다는 분석이다. 부카쓰란 학생들이 학업과 별개로 스포츠 동아리에 참여하는 것인데, 해마다 입학 시즌이면 스포츠 종목별로 건장한 체격의 신입생을 노리는 영입전이 펼쳐진다. 또래보다 키가 크고 운동신경까지 갖춘 하푸들은 ‘영입 1순위’로 꼽힌다.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활약한 혼혈 삼인방도 모두 초등학생 때 부카쓰로 축구를 시작했다.

부모의 국적을 모두 가진 상태로 아직 소속 국가대표팀을 고르지 않은 혼혈 유망주에 대해선 정부나 협회 차원에서 전방위적 영입전을 펼치기도 한다. 일본축구협회(JFA)는 지난해 스페인 축구 명문 FC바르셀로나에서 뛰던 아르헨티나계 수비수 다카하시 니코(20)를 일본 대표팀으로 끌어들이려고 스페인을 오가며 설득했다. 럭비 등 비인기 종목 협회들은 일본계가 많은 브라질 등에 대표팀 영입용 스카우트를 파견하는 경우도 있다.

◇“뿌리 아닌 실력을 따진다”

서구보다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민족성을 띠는 일본에서 혼혈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건 스포츠만큼은 ‘실력주의’를 우선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본인 사회학자 요시타카 시모지는 영국 가디언에 “스포츠는 혼혈인이 일본 사회에 섞일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 대표팀 감독은 혼혈 선수 발탁에 대해 “선수들의 뿌리가 어디인진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국내에도 실력을 입증한 혼혈 선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계 여자 축구 케이시 유진 페어(18)는 2023년 태극마크를 달았고, 나이지리아계 나마디 조엘 진(19)은 지난해 육상 100m에서 압도적인 격차로 고교생 신기록(10초3)을 세우며 한국 육상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NBA 아시아·태평양 유망주 대회에서 용산고의 우승을 견인한 영국계 에디 다니엘(18)은 대학 무대를 건너뛰고 프로농구 서울 SK 입단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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